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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웨어, 자사몰을 키워라

  •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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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웨어 브랜드들이 오픈마켓, 대형 온라인 플랫폼이 아닌 자사몰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브랜드만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고객과 직접 소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사진설명

골프웨어업계가 자사몰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온라인 골프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다.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온라인 쇼핑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8명이 브랜드 자사몰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브랜드 자사몰을 통한 D2C(Direct-to-Consumer)는 골프웨어뿐 아니라 패션, 뷰티업계에서도 선호되는 추세다. D2C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 오픈마켓이나 플랫폼 등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아 유통 비용 절감과 충성고객 확보에 유리하다.

품 스타일링 콘텐츠를 제공하는 PXG 공식 온라인 스토어.
품 스타일링 콘텐츠를 제공하는 PXG 공식 온라인 스토어.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자사몰, 플랫폼·오픈마켓 의존도 낮춰

골프웨어들이 자사몰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단순히 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와 골프 전문성을 강조함으로써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둘째, 플랫폼 수수료나 유통 비용이 절감돼 수익성이 개선된다. 절감한 비용으로 원가를 낮춘다면 가격 경쟁력도 갖춰진다. 셋째, 자사몰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할 수 있다. 자사몰에서는 고객의 구매 패턴과 선호도 파악이 용이해 이를 상품 기획에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마케팅, 차별화된 쇼핑 경험 제공 또한 가능하다.

자사몰을 활성화시키면 대형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도 낮아진다. 한 골프웨어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이나 오픈마켓에선 가격 위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라며 “플랫폼에서 쿠폰 및 적립금 할인과 마케팅 비용을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판매 수수료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침체에 따라 오프라인 시장의 한계를 온라인으로 타개하려는 이유도 있다. 매장의 임대료 상승과 매출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중심의 판매 채널 다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한 골프웨어 스타트업 CEO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자사몰을 활성화하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골프 호황기에 확대됐던 백화점 골프 조닝이 축소됐고, 허리띠를 졸라매기 위해 매장 수를 줄이는 골프웨어들이 늘어났다. 높은 비용 때문에 매장을 낼 엄두조차 못 내는 브랜드도 많다. 신규 및 소규모 브랜드들은 일단 플랫폼에 입점해 브랜드 네임을 알리고 고객을 자사몰로 유입시키는 전략을 취한다. 유명 플랫폼은 평균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서 차츰 자사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플랫폼 마켓의 파워를 무시할 순 없지만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선 자사몰이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자사몰로 프리미엄 이미지, 고객 충성도 강화하는 골프웨어

인지도와 고객 충성도가 높은 프리미엄 골프웨어들은 자사몰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PXG는 2019년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했다. 고객 접근성을 확장하고 브랜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6년간 지속적인 UI/UX 개편과 기능 개선을 시도한 결과, 온라인 매출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는데 엔데믹 이후에도 신장률 두 자릿수를 유지 중이다. PXG의 온라인 매출은 전체 매출의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PXG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자사몰과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 또한 계속 증가하고 있다”라며 “이는 신규 고객의 유입뿐 아니라 기존 고객의 높은 재방문율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PXG는 멤버십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 회원들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앱 다운로드 시 전용 할인 쿠폰을 지급하며 앱 전용 상품 기획, 단독 할인 등도 계획하고 있다. 또 신상품 구매 혜택과 앱 전용 이벤트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용객 체류 시간 증가와 사이트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모션도 제공한다. 필드 룩을 룩북처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스타일링 콘텐츠, 신상품 단독 출시 기념 이벤트와 시즌별 프로모션을 진행해 고객들의 참여와 관심을 유도한다.

PXG 관계자는 “개인화 서비스를 위해 고객의 구매 이력과 관심 상품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알림을 보내는 등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스토어에 제품 착용 동영상과  관련 상품을 노출하는 챌린저.
온라인 스토어에 제품 착용 동영상과 관련 상품을 노출하는 챌린저.
챌린저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팀 챌린저의 레슨과  스타일링 영상을 볼 수 있다.
챌린저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팀 챌린저의 레슨과 스타일링 영상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콘텐츠로 차별화, 자사몰 성장을 발판 삼아 실적 개선

자사몰을 키워 성장 동력으로 삼는 브랜드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챌린저다. 챌린저는 온라인 스토어 매출 상승에 힘입어 상반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뛰었다. 자사몰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챌린저의 온라인 회원 수는 189%, 재방문 고객 수는 30% 늘었다. 자사몰의 전년 동기 대비 상반기 매출은 29% 증가했다.

챌린저 마케팅팀 김민제 팀장은 “자사몰은 챌린저와 고객을 잇는 브리지”라고 설명한다.

“자사몰은 판매 창구이기도 하지만 고객에게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메인 화면을 보면 시즌 화보를 비롯해 팀 챌린저, 챌린저 앰배서더인 한다감, 유희관 스토리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매거진처럼 펼쳐진다. 팀 챌린저 소속 프로들의 레슨과 스타일링 영상도 볼 수 있다.

덕분에 이용자 체류 시간이 늘어났고 페이지뷰 수도 전년 대비 49%나 증가했다.”

실제 핏을 가늠할 수 있도록 상세 페이지에서 모델 착용 동영상을 제공하는 점 또한 포인트다. 여기에 스튜디오 컷과 야외 필드 컷, 프로 착용 컷 등을 제공해 고객이 해당 제품의 컬러나 스타일을 다각도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직접 입어보고 구입할 수 없는 온라인의 한계를 적극 보완해 구매 전환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페어라이어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채팅창을 통해  질의 내용에 대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페어라이어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채팅창을 통해 질의 내용에 대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자사몰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와 팬덤 확장 꾀해

AI를 활용해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는 골프웨어도 있다. 페어라이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고객 경험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온라인 스토어 강화를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과 팬덤 형성을 동시에 노린다는 전략이다.

페어라이어는 글로벌 CRM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 데이터를 통합·분석하고, AI 시스템을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가별로 분산된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합해 고객과 실시간으로 연결이 가능한 초개인화 D2C 플랫폼도 구축했다.

페어라이어 마케팅팀 이지혜 부장은 “글로벌 CRM 기반 데이터 통합과 AI 맞춤형 서비스는 아직 도입 단계로 향후 본격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페어라이어 자사몰은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 엔진 최적화) 강화와 인플루언서 콘텐츠 협업을 통해 신규 고객 유입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기존 고객을 위한 전용 혜택과 자사몰 한정 스페셜 기프트를 운영하며 충성고객과의 관계도 공고하게 가져간다. 이를 기반으로 자사몰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성장세에 있고 일부 고객층의 재방문율 또한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플랫폼으로의 진화다. 데이터 기반 분석을 통해 고객 니즈를 더욱 정밀하게 파악하고 이를 서비스와 상품 기획에 반영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골프웨어 시장의 어려움 속에서도 고유의 정체성과 전략을 명확히 세운 브랜드들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골프웨어업계 관계자들은 골프웨어 브랜드들의 자사몰 강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성공적인 D2C 전환을 위해서는 과제도 있다. 활발한 신상품 출시,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과 골퍼의 니즈에 맞는 콘텐츠 등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대형 플랫폼이나 오픈마켓 대비 트래픽 확보가 어려운 만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활용, 인플루언서 협업 등 디지털 마케팅 전략은 필수다.

자사몰 강화는 단순한 유통 채널의 변화가 아니다. 브랜드 중심의 새로운 골프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브랜드들의 노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은정 매경GOLF 기자 (lee.eunjung@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