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코리안 욘 람’ 정찬민
2023.06.05
‘한국의 마스터스’라 불리는 GS칼텍스 매경오픈의 우승자는 작년 데뷔 첫해에 장타왕에 오른 정찬민이다. ‘코리안 헐크’ ‘몬스터’라는 별명이 붙은 그는 세계 랭킹 1위 욘 람을 따라 ‘코리안 욘 람’으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키 188cm, 몸무게 120kg의 듬직한 체구에 덥수룩한 수염. 무협지에 나오는 장수 같은 이미지의 그는 음주와 가무를 그다지 즐기지 않고, 부산의 거친 바다 앞에서 훈련을 하지만 깍쟁이 같은 표준어를 사용하는 서울 남자다. <골프포위민> 카메라 앞에 선 그는 “MBTI 성격유형검사에서 ENFP(재기발랄한 활동가)가 나온다. 혼자만의 싸움을 해야 하는 골퍼가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사교성도 뛰어나니 다들 의아해한다. 또 생긴 것과 다르게 술을 잘 마시지 않고, 바른생활을 하는 서울 남자”라며 소탈하게 웃어 보였다.
정찬민은 아시안프로골프투어를 겸해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16언더파 197타로 우승했다. 코리안투어에서 평균 330야드(약 302m)를 기록 중인 그의 주무기는 장타인 드라이버샷으로 골프팬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올시즌 PGA투어에서 같은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로리 매킬로이(328야드)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클럽 헤드 스피드는 123마일(시속 약 198km), 볼 스피드는 185마일(시속 약 298km)로 PGA투어 최상위권에 속한다.
다소 거친 외모를 보유한 데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장타력 만큼은 따라올 선수가 없는 그의 별명은 코리안 헐크, 코리안 몬스터다. 정찬민은 “이번 GS칼텍스 매경오픈 이후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져 프로 첫 승을 실감하고 있다. 수염을 자를 생각도 했는데 수염 때문에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많아 이제는 못 자른다”며 별명이 꽤 마음에 든다고 했다. 수염이 없을 땐 세계적인 장타자 중 한 명인 브라이슨 디섐보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이제는 수염이 있으니 세계 랭킹 1위 욘 람을 따라 ‘코리안 욘 람’으로 불리고 싶다고 첨언했다.
올해 다승하면 코리안투어 대상 노려, 올가을엔 PGA투어 진출 꿈꾼다. 골프계에서는 그의 장타력이 PGA투어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찬민은 일찍이 PGA 2부인 콘페리투어 Q스쿨에 도전해 기량을 테스트 해 봤다. 지난해 도전의 결과는 공동 59위. 그리고 지난 4월 열린 콘페리투어 아스타라 칠레 클래식에서 컷 탈락해 추가 출전 기회는 잃었지만 정찬민은 올가을 Q스쿨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하지만 매경오픈 우승으로 코리안투어 5년, 아시안투어 2년 시드권을 확보해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정찬민은 “시드를 확보하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 코리안투어에서 다승이 나오면 대상까지 노려보고 싶다. 그리고 올가을 다시 콘페리투어 Q스쿨에 도전할 계획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장타자로 해외 무대에서 얼굴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마스터스인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기운을 받아 한국 최초의 마스터스 챔피언이 되는 게 꿈이라고. 지난 5월 우승 직후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그와의 일문일답을 공개한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이후 얻은 것 하나를 고르자면? ‘쇼트 게임을 못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다. 프로 데뷔 이후 방송에 쇼트 게임 실수하는 장면이 유독 많이 잡혔다. 카메라가 없을 때는 잘하는데 좀 억울했다(웃음). 이번 우승으로 장타자인데 쇼트 게임도 잘 풀어나가는 이미지가 생긴 것 같다. 중계를 하는 스포츠 캐스터도 쇼트 게임 실수를 두고 ‘못한다’가 아닌 ‘잘 안 됐다’는 말을 써주셨다. 우승은 롱 게임과 쇼트 게임 모두 잘돼야 얻을 수 있다. 쇼트 게임을 못한다는 오명이 벗겨져 마음이 편해졌다.
과거 ‘거리가 나는데 왜 우승을 못하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그 말이 더 자극이 됐다. 상처받지 않았다. 장타자임에도 견고한 플레이를 할 수 있고, 그래서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말로 공격이 들어오면 더 단단해졌고, 듣기 싫어 훈련을 더 열심히 한 것 같다.
이번 우승의 원동력으로 퍼터 교체를 언급했다. 지난 겨울 동안 우승을 위해 남들과 똑같이 100m 이내 쇼트 게임 훈련에 집중했다. 그런데 퍼터에 대한 고민은 계속 남아 있었다. 시즌 중 테일러메이드와 퍼터를 테스트하며 데이터를 뽑고 원하는 스피드, 타구감을 찾게 됐는데 그게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우승 직전까지는 스카티 카메론의 블레이드 타입 퍼터를 썼고, 이번에는 말렛 타입의 테일러메이드 스파이더 GT 맥스를 사용 했다. 정말 좋은 무기를 얻어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멘털이 흔들릴 때도 많았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경기력이 좋지 않은 것을 굳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코스에서 샷이 잘못 나왔을 때는 ‘못칠 수 있지’ ‘실수할 수 있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다. 아직 전문적으로 멘털 코치와 협업해 코칭을 받고 있지는 않다. 지금 스윙 코치에게 가장 의지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다. 국가대표 생활까지 포함하면 6년 동안 합작하고 있는데 둘도 없는 친구이자 멘토, 스승이다. 멘털과 관련해 부족한 부분은 스윙 코치와 고민을 나누고 있다.
주변에서 장타 비결을 많이 물어볼 것 같다. 샷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피지컬 트레이닝이 더 중요한지 등의 질문을 많이 받는다. 샷과 피지컬 모두 중요하다. 비결을 설명해도 설득이 안 되면 ‘제 피지컬을 한번 보시라’라고 한다(웃음). 어릴 때 태권도와 축구, 골프 등 3가지 운동을 동시에 하다 골프에 정착하게 됐다. 그때 최적으로 근육이 발달됐고, 골프시즌 직전엔 주 3회 정도 하체와 코어 근육을 단련한다. 남들과 다른 피지컬이 생기고 거리가 날 수밖에 없다.
항상 긍정에너지를 발산하는데….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나. 맛집 탐방이다. 경기 후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맛집을 찾아다닌다. 성적이 좋더라도 맛집에 간다(웃음). 양식, 일식, 중식 전혀 가리지 않는다. 다만 해외에서는 일식을 피한다. 잘못 먹으면 탈이 나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으니…. 국내산이 아니면 회나 조개 등 날것은 먹지 않는다. 회는 부산 회를 따라올 수 없다. 싱싱하고 좋다.
SNS를 열심히 하고 있다. 골프팬들과 소통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 MBTI 성격 유형이 ENFP다. 강한 E(외향형) 유형이다 보니 사교성이 워낙 뛰어나 팬들과 더 많이 교류하고 싶은 마음이다. 대회장에서 만나면 더 많이 웃고 얘기도 건네려고 한다. 팬들이 대회장을 찾는 데 더 재미를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팬클럽이 생긴다면 만남을 추진하고 싶고 이벤트도 해 보고 싶다. 또 미디어에서 관심받는 것을 좋아한다. 골프 칠 때도 소위 ‘관종(관심종자)’ 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골프팬과의 접점을 만드는 데는 좋은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PGA투어를 꿈꾸고 있는데…. 임성재 선수에게 PGA투어에 대해 물었더니 모든 플레이를 다 잘하는 괴물들만 있다고 표현했다. 올가을에 콘페리투어 Q스쿨에 다시 도전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장타자로 해외 무대에서 얼굴을 알리고 싶다. 이번 우승으로 코리안투어에서 5년이라는 시드를 얻은 것은 정말 행복하다. 당분간은 걱정 없이 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도, 해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미국 무대에 가면 장타로 자신 있나? PGA투어에서도 꿀리지 않는 장타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 한다. 더 멀리 치면 칠 수 있다. 거리를 줄일 생각은 없다.
노현주 기자 사진 김현동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46호
[2023년 6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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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민은 아시안프로골프투어를 겸해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16언더파 197타로 우승했다. 코리안투어에서 평균 330야드(약 302m)를 기록 중인 그의 주무기는 장타인 드라이버샷으로 골프팬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올시즌 PGA투어에서 같은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로리 매킬로이(328야드)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클럽 헤드 스피드는 123마일(시속 약 198km), 볼 스피드는 185마일(시속 약 298km)로 PGA투어 최상위권에 속한다.
다소 거친 외모를 보유한 데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장타력 만큼은 따라올 선수가 없는 그의 별명은 코리안 헐크, 코리안 몬스터다. 정찬민은 “이번 GS칼텍스 매경오픈 이후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져 프로 첫 승을 실감하고 있다. 수염을 자를 생각도 했는데 수염 때문에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많아 이제는 못 자른다”며 별명이 꽤 마음에 든다고 했다. 수염이 없을 땐 세계적인 장타자 중 한 명인 브라이슨 디섐보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이제는 수염이 있으니 세계 랭킹 1위 욘 람을 따라 ‘코리안 욘 람’으로 불리고 싶다고 첨언했다.
올해 다승하면 코리안투어 대상 노려, 올가을엔 PGA투어 진출 꿈꾼다. 골프계에서는 그의 장타력이 PGA투어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찬민은 일찍이 PGA 2부인 콘페리투어 Q스쿨에 도전해 기량을 테스트 해 봤다. 지난해 도전의 결과는 공동 59위. 그리고 지난 4월 열린 콘페리투어 아스타라 칠레 클래식에서 컷 탈락해 추가 출전 기회는 잃었지만 정찬민은 올가을 Q스쿨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하지만 매경오픈 우승으로 코리안투어 5년, 아시안투어 2년 시드권을 확보해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정찬민은 “시드를 확보하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 코리안투어에서 다승이 나오면 대상까지 노려보고 싶다. 그리고 올가을 다시 콘페리투어 Q스쿨에 도전할 계획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장타자로 해외 무대에서 얼굴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마스터스인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기운을 받아 한국 최초의 마스터스 챔피언이 되는 게 꿈이라고. 지난 5월 우승 직후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그와의 일문일답을 공개한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이후 얻은 것 하나를 고르자면? ‘쇼트 게임을 못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다. 프로 데뷔 이후 방송에 쇼트 게임 실수하는 장면이 유독 많이 잡혔다. 카메라가 없을 때는 잘하는데 좀 억울했다(웃음). 이번 우승으로 장타자인데 쇼트 게임도 잘 풀어나가는 이미지가 생긴 것 같다. 중계를 하는 스포츠 캐스터도 쇼트 게임 실수를 두고 ‘못한다’가 아닌 ‘잘 안 됐다’는 말을 써주셨다. 우승은 롱 게임과 쇼트 게임 모두 잘돼야 얻을 수 있다. 쇼트 게임을 못한다는 오명이 벗겨져 마음이 편해졌다.
과거 ‘거리가 나는데 왜 우승을 못하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그 말이 더 자극이 됐다. 상처받지 않았다. 장타자임에도 견고한 플레이를 할 수 있고, 그래서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말로 공격이 들어오면 더 단단해졌고, 듣기 싫어 훈련을 더 열심히 한 것 같다.
이번 우승의 원동력으로 퍼터 교체를 언급했다. 지난 겨울 동안 우승을 위해 남들과 똑같이 100m 이내 쇼트 게임 훈련에 집중했다. 그런데 퍼터에 대한 고민은 계속 남아 있었다. 시즌 중 테일러메이드와 퍼터를 테스트하며 데이터를 뽑고 원하는 스피드, 타구감을 찾게 됐는데 그게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우승 직전까지는 스카티 카메론의 블레이드 타입 퍼터를 썼고, 이번에는 말렛 타입의 테일러메이드 스파이더 GT 맥스를 사용 했다. 정말 좋은 무기를 얻어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멘털이 흔들릴 때도 많았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경기력이 좋지 않은 것을 굳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코스에서 샷이 잘못 나왔을 때는 ‘못칠 수 있지’ ‘실수할 수 있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다. 아직 전문적으로 멘털 코치와 협업해 코칭을 받고 있지는 않다. 지금 스윙 코치에게 가장 의지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다. 국가대표 생활까지 포함하면 6년 동안 합작하고 있는데 둘도 없는 친구이자 멘토, 스승이다. 멘털과 관련해 부족한 부분은 스윙 코치와 고민을 나누고 있다.
주변에서 장타 비결을 많이 물어볼 것 같다. 샷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피지컬 트레이닝이 더 중요한지 등의 질문을 많이 받는다. 샷과 피지컬 모두 중요하다. 비결을 설명해도 설득이 안 되면 ‘제 피지컬을 한번 보시라’라고 한다(웃음). 어릴 때 태권도와 축구, 골프 등 3가지 운동을 동시에 하다 골프에 정착하게 됐다. 그때 최적으로 근육이 발달됐고, 골프시즌 직전엔 주 3회 정도 하체와 코어 근육을 단련한다. 남들과 다른 피지컬이 생기고 거리가 날 수밖에 없다.
항상 긍정에너지를 발산하는데….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나. 맛집 탐방이다. 경기 후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맛집을 찾아다닌다. 성적이 좋더라도 맛집에 간다(웃음). 양식, 일식, 중식 전혀 가리지 않는다. 다만 해외에서는 일식을 피한다. 잘못 먹으면 탈이 나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으니…. 국내산이 아니면 회나 조개 등 날것은 먹지 않는다. 회는 부산 회를 따라올 수 없다. 싱싱하고 좋다.
SNS를 열심히 하고 있다. 골프팬들과 소통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 MBTI 성격 유형이 ENFP다. 강한 E(외향형) 유형이다 보니 사교성이 워낙 뛰어나 팬들과 더 많이 교류하고 싶은 마음이다. 대회장에서 만나면 더 많이 웃고 얘기도 건네려고 한다. 팬들이 대회장을 찾는 데 더 재미를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팬클럽이 생긴다면 만남을 추진하고 싶고 이벤트도 해 보고 싶다. 또 미디어에서 관심받는 것을 좋아한다. 골프 칠 때도 소위 ‘관종(관심종자)’ 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골프팬과의 접점을 만드는 데는 좋은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PGA투어를 꿈꾸고 있는데…. 임성재 선수에게 PGA투어에 대해 물었더니 모든 플레이를 다 잘하는 괴물들만 있다고 표현했다. 올가을에 콘페리투어 Q스쿨에 다시 도전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장타자로 해외 무대에서 얼굴을 알리고 싶다. 이번 우승으로 코리안투어에서 5년이라는 시드를 얻은 것은 정말 행복하다. 당분간은 걱정 없이 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도, 해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미국 무대에 가면 장타로 자신 있나? PGA투어에서도 꿀리지 않는 장타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 한다. 더 멀리 치면 칠 수 있다. 거리를 줄일 생각은 없다.
노현주 기자 사진 김현동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46호
[2023년 6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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