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작은 공프공에 담긴 큰 과학과 큰 위험성
2024.09.02
작은 골프공 하나에 과학과 기술, 역사와 혁신이 담겼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큰 부상을 초래할 수 있고 심지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타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골퍼 각자가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프는 단순한 스포츠 그 이상이다. 한 번의 스윙으로 공을 목표 지점으로 보내는 이 스포츠는 물리학, 기계공학, 그리고 심리학이 결합된 정교한 예술이다. 인간이 어떤 도구를 이용해 가장 멀리 보낼 수 있는 것도 골프다. 야구의 홈런도 120m에서 200m 미만이다. 조금이라도 더 멀리 보내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에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읽을 수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골프공이 있다. 골프공은 구기 종목 중 가장 작으면서도 가장 멀리 날아가며, 가장 민감하면서도 가장 단단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초기 골프공은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17세기 중반부터 깃털을 가죽으로 감싸서 만든 ‘페더(Feather)’ 골프공이 등장했다. 그러나 제작비용이 높고 내구성이 낮아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19세기 후반에 등장한 ‘구타페르카(Gutta-Percha)’ 공은 말레이시아의 고무나무에서 추출한 고무로 제작해 내구성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대중화되었다.
현대 골프공은 2피스, 3피스, 4피스 등 여러 겹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2피스는 단단한 외피와 코어로 구성되어 초보자에게 긴 비거리를 제공하며, 3피스 이상 골프공은 부드러운 외피와 복잡한 코어 구조로 더 많은 스핀과 정밀한 컨트롤을 가능케 한다.
또한 골프공의 표면에는 300~500개의 딤플이 있는데, 이는 공 주변의 공기 흐름을 제어하여 공기저항을 줄이고 양력을 증가시켜 공이 더 멀리, 더 안정적으로 날아가도록 해준다. 딤플의 크기, 깊이, 패턴은 공의 비행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깊고도 넓은 딤플은 낮은 스핀과 긴 비거리를 제공하는 반면 작고 얕은 딤플은 높은 스핀과 더 정밀한 컨트롤을 제공한다.
골프공에 의한 타구 사고, 골퍼 스스로 주의해야
최근에는 골프공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나노기술을 활용한 고성능 소재, 3D 프린팅 기술을 통한 정밀한 디자인, 데이터 분석을 통한 최적화된 공기역학 설계 등 다양한 혁신 기술이 적용됐다. 이러한 혁신 기술은 골프공의 비거리, 스핀, 컨트롤을 최적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처럼 골프공은 단순히 작은 공이 아니다. 과학과 기술, 역사와 혁신이 담긴 골프공은 빠른 속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큰 부상을 초래할 수 있고 심지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실제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타구 사고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필자 주변에서 일어난 사고를 보면 2013년 모 골프장 대표이사는 직원들과 코스 점검 라운드를 하다 직원이 친 볼에 머리를 맞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물인간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 또 다른 지인 한 분도 뒤팀에서 친 볼에 얼굴을 맞아 2개월 동안 입원했던 사건을 기회가 될 때마다 생생하게 들려준다. 젊은 여성이 카트를 타고 있다가 남성 동반자가 잘못 친 볼에 맞아 실명을 한 사고로 동반 캐디가 최초로 구속되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으며, 최근에는 동반 여성이 뒤에 치는 볼을 인지하지 못하고 앞으로 나가 머리를 맞고 목숨을 잃은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골프는 남녀노소, 고수와 하수, 그리고 각기 다른 지형에서 심판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골퍼 각자가 안전 수칙을 지키며 라운드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도 골프공은 골프의 재미와 도전을 더욱 높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타구 사고를 방지하는 볼 개발은 요원하며, 결국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첫째, 타구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자신이 친 볼이 어디로 날아갈지 예측하고 주변에 위험 요소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1차 책임은 타구자에게 있다.
둘째, 절대로 앞으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 간혹 자신의 볼을 치는 데만 집중해 동반자에게는 신경 쓰지 않고 습관적으로 앞서 가는 사람들이 있다. 동반자들이 샷을 할 때는 안전한 위치에서 대기해야 한다.
셋째, 동반자 가운데 누군가 위험이 우려된다면 위험을 알리는 프렌드십을 발휘하자.
넷째, 캐디가 있다면 안전요원이기도 한 캐디의 말을 잘 따라야 한다.
글쓴이 김훈환(한국골프장경영협회 부회장)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매경GOLF 261호
[2024년 9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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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단순한 스포츠 그 이상이다. 한 번의 스윙으로 공을 목표 지점으로 보내는 이 스포츠는 물리학, 기계공학, 그리고 심리학이 결합된 정교한 예술이다. 인간이 어떤 도구를 이용해 가장 멀리 보낼 수 있는 것도 골프다. 야구의 홈런도 120m에서 200m 미만이다. 조금이라도 더 멀리 보내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에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읽을 수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골프공이 있다. 골프공은 구기 종목 중 가장 작으면서도 가장 멀리 날아가며, 가장 민감하면서도 가장 단단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초기 골프공은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17세기 중반부터 깃털을 가죽으로 감싸서 만든 ‘페더(Feather)’ 골프공이 등장했다. 그러나 제작비용이 높고 내구성이 낮아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19세기 후반에 등장한 ‘구타페르카(Gutta-Percha)’ 공은 말레이시아의 고무나무에서 추출한 고무로 제작해 내구성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대중화되었다.
현대 골프공은 2피스, 3피스, 4피스 등 여러 겹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2피스는 단단한 외피와 코어로 구성되어 초보자에게 긴 비거리를 제공하며, 3피스 이상 골프공은 부드러운 외피와 복잡한 코어 구조로 더 많은 스핀과 정밀한 컨트롤을 가능케 한다.
또한 골프공의 표면에는 300~500개의 딤플이 있는데, 이는 공 주변의 공기 흐름을 제어하여 공기저항을 줄이고 양력을 증가시켜 공이 더 멀리, 더 안정적으로 날아가도록 해준다. 딤플의 크기, 깊이, 패턴은 공의 비행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깊고도 넓은 딤플은 낮은 스핀과 긴 비거리를 제공하는 반면 작고 얕은 딤플은 높은 스핀과 더 정밀한 컨트롤을 제공한다.
골프공에 의한 타구 사고, 골퍼 스스로 주의해야
최근에는 골프공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나노기술을 활용한 고성능 소재, 3D 프린팅 기술을 통한 정밀한 디자인, 데이터 분석을 통한 최적화된 공기역학 설계 등 다양한 혁신 기술이 적용됐다. 이러한 혁신 기술은 골프공의 비거리, 스핀, 컨트롤을 최적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처럼 골프공은 단순히 작은 공이 아니다. 과학과 기술, 역사와 혁신이 담긴 골프공은 빠른 속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큰 부상을 초래할 수 있고 심지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실제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타구 사고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필자 주변에서 일어난 사고를 보면 2013년 모 골프장 대표이사는 직원들과 코스 점검 라운드를 하다 직원이 친 볼에 머리를 맞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물인간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 또 다른 지인 한 분도 뒤팀에서 친 볼에 얼굴을 맞아 2개월 동안 입원했던 사건을 기회가 될 때마다 생생하게 들려준다. 젊은 여성이 카트를 타고 있다가 남성 동반자가 잘못 친 볼에 맞아 실명을 한 사고로 동반 캐디가 최초로 구속되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으며, 최근에는 동반 여성이 뒤에 치는 볼을 인지하지 못하고 앞으로 나가 머리를 맞고 목숨을 잃은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골프는 남녀노소, 고수와 하수, 그리고 각기 다른 지형에서 심판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골퍼 각자가 안전 수칙을 지키며 라운드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도 골프공은 골프의 재미와 도전을 더욱 높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타구 사고를 방지하는 볼 개발은 요원하며, 결국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첫째, 타구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자신이 친 볼이 어디로 날아갈지 예측하고 주변에 위험 요소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1차 책임은 타구자에게 있다.
둘째, 절대로 앞으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 간혹 자신의 볼을 치는 데만 집중해 동반자에게는 신경 쓰지 않고 습관적으로 앞서 가는 사람들이 있다. 동반자들이 샷을 할 때는 안전한 위치에서 대기해야 한다.
셋째, 동반자 가운데 누군가 위험이 우려된다면 위험을 알리는 프렌드십을 발휘하자.
넷째, 캐디가 있다면 안전요원이기도 한 캐디의 말을 잘 따라야 한다.
글쓴이 김훈환(한국골프장경영협회 부회장)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매경GOLF 261호
[2024년 9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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