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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가 전화로 예약하나요? 골프 예약 앱은 빠르게 성장 중
2024.09.19
이제 클릭 몇 번으로 골프 라이프가 좀 더 빠르고 간편해졌다. 골프장 부킹뿐 아니라 체크인 서비스, 연습장과 레슨 예약까지 이제 모두 모바일 앱으로 통하는 시대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기업 비서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골프장 부킹이었다. 회장님과 임원들의 골프 약속에 맞춰 골프장에 직접 전화로 예약해야 했고, 당시 골프장의 수도 적어 수도권 인기 있는 회원제 골프장들의 주말 부킹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었기 때문이다. 부킹을 위해 전화기 두세 대는 돌려야 했다는 웃픈 얘기까지 있다.
지금은 앱에서 클릭 몇 번으로 부킹하는 MZ세대 골린이들에게 전화 부킹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얘기일 것이다. 아직 고가의 회원제 골프장들은 전화 부킹이 기본이지만, 전화 부킹의 번거롭고 귀찮은 과정은 앱이 대신해주고 있다.
골프장 예약을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은 XGOLF가 2003년 처음 오픈했다. 이후 카카오, 골프존 등 대기업까지 부킹 사업에 뛰어들면서 예약 플랫폼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었다. 현재는 스마트스코어, 골팡, 골프몬, 골프매니저, 탑골프, 김프로굿샷 등 20개 넘는 부킹 관련 앱이 존재한다.
코로나19로 부킹 플랫폼도 급격한 성장
예약 플랫폼은 전국 골프장들의 티타임과 그린피를 한데 모아서 볼 수 있다. 게다가 친절하게 마감이 임박해 파격 세일을 진행하는 골프장, 2·3인 플레이나 노캐디 골프장 등 다양한 정보까지 알려준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디지털 채널이 발전하고 골퍼의 연령이 낮아지면서 골프 플랫폼의 성장 역시 가파르게 올라갔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이 골퍼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 골프산업 기획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5%가 ‘예약 플랫폼을 이용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모바일 인덱스 분석 결과 지난 3년간 골프 앱 관련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골프예약, XGOLF 등 부킹 예약 앱의 설치 기기 수는 2020년 38만 건에서 2021년 162만 건, 2022년 293만 건으로 7.7배 증가한 것이다.
카카오골프예약의 경우 2020년 12월 80만 명이던 가입자 수가 올해 5월 기준 230만 명까지 늘었다. 약 4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중계 거래액도 지난해 국내 플랫폼 가운데 처음으로 900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크린골프 앱의 이용률 74.7%로 높아
필드 대비 저렴한 비용과 계절에 상관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스크린골프는 MZ세대까지 골프의 진입 장벽을 낮춰줬다. 엠브레인이 발표한 ‘스크린골프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여부’ 데이터 분석 결과, 국내 골프 인구 가운데 2023년 스크린골프 이용률은 74.7%로 전년 대비 27.9%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가장 많은 가입자 수를 보유한 건 골프존 앱이다. 2021년 330만 명에서 올해 7월 기준 514만 명으로 늘었다. 국내 골프 인구가 1176만 명(대한골프협회와 경희대학교 골프산업연구소가 함께 실시한 골프 관련 조사 결과)이라고 할 때 골프 인구 반 이상이 골프존 앱을 사용한다는 얘기다.
스크린골프 관련 김캐디는 코로나19 시기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빠르게 성장한 앱이다. 골프가 호황이던 2019년 골프장뿐 아니라 연습장까지 사람들로 붐벼 아침이고 밤이고 대기를 해야 했다. 김캐디는 스크린골프와 연습장 가격 비교부터 예약 현황, 프로의 레슨비와 예약 가능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해 직접 전화를 하거나 방문 대기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해주었다. 7월 기준 김캐디의 가입자 수는 150만 명이다.
토털 서비스 앱으로 진화, 오히려 강점 묻힐 수도
이제 골프 앱은 단순 예약 시스템에서 골프용품 판매뿐만 아니라 조인, 골프장 체크인, 스윙 분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털 앱으로 진화하고 있다. 골프존은 지난해 스크린골프뿐 아니라 쇼핑, 필드 부킹, 골프 예능과 방송 시청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카카오골프예약은 앱에서 셀프 체크인이 가능하다. 라운드 전 예약자가 동반자들에게 초대장을 보내면 앱으로 체크인을 하고 로커룸 번호까지 발급받는 시스템이다.
XGOLF는 최근 빅데이터 전문 그룹 TDI와 협력해 자사 앱에 ‘인앱뉴스’ 서비스를 도입했다. 인앱뉴스는 골프를 비롯해 정치, 경제, 증권, 사회, 연예,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원하는 관심사를 관심 키워드로 설정하면 알림을 통해 실시간 뉴스를 받아볼 수 있다.
김캐디는 지난해 AI 스윙 분석 기능을 추가하고, 최근 스코어 기록과 자신의 장비를 촬영해 저장할 수 있는 AI 골프백 기능을 추가했다. AI가 클럽을 인식하고 모델명까지 찾아서 저장해주는 기능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털 앱도 좋지만 그 앱만의 독창성과 차별성이 희석될 수도 있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골프 플랫폼 업체들은 신규 가입자를 끌어들이고 사용자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해 나간다. 하지만 너무 많은 기능을 담으려다 오히려 그 앱만의 강점까지 묻힐 수 있다. 앱은 직관적이고 편리한 UX(사용자 경험)를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골프의 코어 타깃층인 4050세대는 복잡하고 많은 서비스를 오히려 불편해하는 경향이 있다. 앱이 가진 원래 강점을 더 업그레이드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희경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매경GOLF 261호
[2024년 9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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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기업 비서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골프장 부킹이었다. 회장님과 임원들의 골프 약속에 맞춰 골프장에 직접 전화로 예약해야 했고, 당시 골프장의 수도 적어 수도권 인기 있는 회원제 골프장들의 주말 부킹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었기 때문이다. 부킹을 위해 전화기 두세 대는 돌려야 했다는 웃픈 얘기까지 있다.
지금은 앱에서 클릭 몇 번으로 부킹하는 MZ세대 골린이들에게 전화 부킹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얘기일 것이다. 아직 고가의 회원제 골프장들은 전화 부킹이 기본이지만, 전화 부킹의 번거롭고 귀찮은 과정은 앱이 대신해주고 있다.
골프장 예약을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은 XGOLF가 2003년 처음 오픈했다. 이후 카카오, 골프존 등 대기업까지 부킹 사업에 뛰어들면서 예약 플랫폼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었다. 현재는 스마트스코어, 골팡, 골프몬, 골프매니저, 탑골프, 김프로굿샷 등 20개 넘는 부킹 관련 앱이 존재한다.
코로나19로 부킹 플랫폼도 급격한 성장
예약 플랫폼은 전국 골프장들의 티타임과 그린피를 한데 모아서 볼 수 있다. 게다가 친절하게 마감이 임박해 파격 세일을 진행하는 골프장, 2·3인 플레이나 노캐디 골프장 등 다양한 정보까지 알려준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디지털 채널이 발전하고 골퍼의 연령이 낮아지면서 골프 플랫폼의 성장 역시 가파르게 올라갔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이 골퍼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 골프산업 기획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5%가 ‘예약 플랫폼을 이용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모바일 인덱스 분석 결과 지난 3년간 골프 앱 관련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골프예약, XGOLF 등 부킹 예약 앱의 설치 기기 수는 2020년 38만 건에서 2021년 162만 건, 2022년 293만 건으로 7.7배 증가한 것이다.
카카오골프예약의 경우 2020년 12월 80만 명이던 가입자 수가 올해 5월 기준 230만 명까지 늘었다. 약 4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중계 거래액도 지난해 국내 플랫폼 가운데 처음으로 900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크린골프 앱의 이용률 74.7%로 높아
필드 대비 저렴한 비용과 계절에 상관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스크린골프는 MZ세대까지 골프의 진입 장벽을 낮춰줬다. 엠브레인이 발표한 ‘스크린골프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여부’ 데이터 분석 결과, 국내 골프 인구 가운데 2023년 스크린골프 이용률은 74.7%로 전년 대비 27.9%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가장 많은 가입자 수를 보유한 건 골프존 앱이다. 2021년 330만 명에서 올해 7월 기준 514만 명으로 늘었다. 국내 골프 인구가 1176만 명(대한골프협회와 경희대학교 골프산업연구소가 함께 실시한 골프 관련 조사 결과)이라고 할 때 골프 인구 반 이상이 골프존 앱을 사용한다는 얘기다.
스크린골프 관련 김캐디는 코로나19 시기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빠르게 성장한 앱이다. 골프가 호황이던 2019년 골프장뿐 아니라 연습장까지 사람들로 붐벼 아침이고 밤이고 대기를 해야 했다. 김캐디는 스크린골프와 연습장 가격 비교부터 예약 현황, 프로의 레슨비와 예약 가능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해 직접 전화를 하거나 방문 대기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해주었다. 7월 기준 김캐디의 가입자 수는 150만 명이다.
토털 서비스 앱으로 진화, 오히려 강점 묻힐 수도
이제 골프 앱은 단순 예약 시스템에서 골프용품 판매뿐만 아니라 조인, 골프장 체크인, 스윙 분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털 앱으로 진화하고 있다. 골프존은 지난해 스크린골프뿐 아니라 쇼핑, 필드 부킹, 골프 예능과 방송 시청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카카오골프예약은 앱에서 셀프 체크인이 가능하다. 라운드 전 예약자가 동반자들에게 초대장을 보내면 앱으로 체크인을 하고 로커룸 번호까지 발급받는 시스템이다.
XGOLF는 최근 빅데이터 전문 그룹 TDI와 협력해 자사 앱에 ‘인앱뉴스’ 서비스를 도입했다. 인앱뉴스는 골프를 비롯해 정치, 경제, 증권, 사회, 연예,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원하는 관심사를 관심 키워드로 설정하면 알림을 통해 실시간 뉴스를 받아볼 수 있다.
김캐디는 지난해 AI 스윙 분석 기능을 추가하고, 최근 스코어 기록과 자신의 장비를 촬영해 저장할 수 있는 AI 골프백 기능을 추가했다. AI가 클럽을 인식하고 모델명까지 찾아서 저장해주는 기능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털 앱도 좋지만 그 앱만의 독창성과 차별성이 희석될 수도 있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골프 플랫폼 업체들은 신규 가입자를 끌어들이고 사용자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해 나간다. 하지만 너무 많은 기능을 담으려다 오히려 그 앱만의 강점까지 묻힐 수 있다. 앱은 직관적이고 편리한 UX(사용자 경험)를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골프의 코어 타깃층인 4050세대는 복잡하고 많은 서비스를 오히려 불편해하는 경향이 있다. 앱이 가진 원래 강점을 더 업그레이드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희경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매경GOLF 261호
[2024년 9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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