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통산 6승, 돌아온 ‘가을 여왕’ 김수지 200개 넘는 대회출전하며 한층 노련해졌다
2024.11.08
가을만 되면 유독 샷감이 뜨거워지면서 우승을 차지해 ‘가을의 여왕’이라 불리는 김수지. 올해도 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가을 여왕의 면모를 보인 김수지를 만났다.
“태몽은 바다가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한 건 기억이 안 나지만 부모님께서 꿈에 넓고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고 하셨어요.”
넓은 바다가 나오는 꿈은 풍요로움과 기회를 상징한다. 풍요를 상징하는 가을의 여왕 김수지는 그렇게 태어났다. 그는 2015년 프로에 입회해 2017년부터 정규투어에서 활동하며 KLPGA 메이저 3승을 포함해 통산 6승을 달성했다. 올해 시즌에는 우승이 없었지만 점차 기량을 올리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그 후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에서도 2위를 차지해 가을에 유독 강한 프로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그러나 그에게 운과 기회가 늘 따랐던 것은 아니다.
“저는 노력형 골퍼였던 것 같아요.” 한국 나이로 29살인 김수지의 한마디. 20대를 되돌아보며 기억에 남는 순간은 수도 없이 많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시드전에 다녀왔을 때라고. 노력과 겸손 없이는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그때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참여한 대회 통산 199회째의 대회는 바로 3년 만에 우승을 탈환한 이번 하이트진로 대회였다. 김수지가 우승컵에 담아 마신 맥주만큼이나 짜릿한 우승의 순간과 그간의 이야기를 인터뷰에 담아보았다.
홀로 언더파 우승을 차지한 소감이 궁금하다. 굉장히 뜻깊고 뿌듯합니다. 좋은 스코어를 치는 것도 중요하고 기쁜 일이지만 저만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했다는게 굉장히 의미가 있어 기억에 남는 대회가 될 것 같아요. 최근 들어 제가 경험해 본 코스 중 가장 어려운 코스 세팅이었는데 코스 공략이 잘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경기도 생각보다 잘 풀어 나간 것 같아 끝나고 나서 평소보다 기분이 더 후련했어요.
코스 세팅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어려운 세팅이었고 변별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페어웨이를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에 따라서 한 타 두 타 그 이상이 차이가 났던 것 같아요. 코스 레이아웃 자체도 굉장히 까다로운 홀이라 저도 하루 빼고는 3일 다 러프에 공이 들어갔어요. 문제집으로 따지면 꽤 어려운 문제집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모두 똑같은 조건이어서 이겨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 난도 높은 코스 VS 누구나 쉽다고 느끼는 코스 중 어떤 코스를 선호하는지. 난도 높은 코스를 선호합니다. 좀 더 다양하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코스에서 좋은 결과를 낼 때 뿌듯하고 짜릿한 기분이 있잖아요. 코스를 공략하고 제 공략이 정확히 맞아떨어졌을 때의 기분이 좋아서 어려운 코스가 저에게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 전에는 우승이 없어 조바심이 나지는 않았는지. 제가 크게 느끼지는 못했지만 아마 조바심이 났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전에 사실 계속 챔피언 조에 들었거든요. 그런데 실수를 하고 아쉬운 경기를 하면서 좀 아쉬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어요. 그래도 그런 게 밑거름이 돼서 이렇게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아요.
이시우 사단에 속해 있다. 이시우 코치가 대회 전 가장 강조한 부분은. 이시우 코치님은 항상 기본적인 것들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신경 쓰려고 하는 편이세요. 이번에는 스윙의 큰 틀을 지키기 위해 가장 많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클럽 패스를 좀 더 신경 썼는데요. 볼을 치는 순간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정확도에 굉장히 집중해서 훈련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클럽은 어떤 클럽인지. 아이언입니다. 아이언 연습을 할 때 원하는 구질이 나오면 그 기분이 참 짜릿해요. 그리고 연습량에 비례하는 결과가 가장 많이 나오는 클럽인 것 같습니다. 사실 결과는 무조건 연습량에 비례해요. 그래서 일관된 스윙을 구사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나 데이터상에 좋은 수치를 이끌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생일도 10월인데, 태몽을 들은 게 있나? 원래 어렸을 때부터 가을을 좋아했는지. 맞아요. 태몽은 바다가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한 건 기억이 안 나지만 부모님께서 꿈에 넓고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고 하셨어요. 생일이 가을이고 원래 좋아하던 계절이 가을이기도 합니다. 짧은 계절이지만 언제나 좋은 기억이 가득하기에 더욱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한국 나이로 29살인데, 20대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본다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수도 없이 많아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맥주를 마실 때의 추억, 마지막 파 퍼트를 넣고 뿌듯했던 기분, 대상을 받았을 때의 감동 등 너무 많은데요. 그중 하나를 꼽기는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모든 순간이 저에게 행복한 기억이고, 추억입니다. 아무리 힘든 일이었어도 지금의 밑거름이 되었으니 행복한 기억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가장 기억나는 건 시드전입니다(2020년 김수지는 상금 랭킹 84위로 시드전을 치러야 했다).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다행히 시드전에서 6위를 기록해서 계속 투어를 뛸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그때 노력과 겸손의 중요함에 대해 배울 수 있었어요. 그리고 사이가 좋은 친동생이 있는데 당시 저의 고민을 들어줘서 힘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참여한 대회의 개수가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을 기점으로 200개가 넘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신기하네요. 뒤돌아보면 많은 추억이 있어 뜻 깊고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20대의 김수지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까. 노력형 골퍼로 표현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골프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생각을 오랫동안 잃지 않아서 지금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쉴 때도 새로운 시도를 하며 기분이나 생각을 환기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운동선수이다 보니 단조로운 루틴이 오랫동안 반복되는데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환기를 시키면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과정에서 좋아하는 것들도 찾고 있고요.
30대가 가까워지며 두려운 부분은 없는지. 아직은 30대가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어요. 사실 두렵기보다 이전보다 더 노련함이 생겨서 오히려 예전에 비해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김수지에게 한마디를 건넨다면. 지금과 변함없이 꾸준하게 성장하자.
김지수 기자 사진 KLPGA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매경GOLF 263호
[2024년 11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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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김수지(KIM SU JI) 1996년 10월 16일생 소속 동부건설 골프단 2024 제24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 2023 한화 클래식 우승 2022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우승 2022 OK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우승 2021 제21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 2021 제10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우승
“태몽은 바다가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한 건 기억이 안 나지만 부모님께서 꿈에 넓고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고 하셨어요.”
넓은 바다가 나오는 꿈은 풍요로움과 기회를 상징한다. 풍요를 상징하는 가을의 여왕 김수지는 그렇게 태어났다. 그는 2015년 프로에 입회해 2017년부터 정규투어에서 활동하며 KLPGA 메이저 3승을 포함해 통산 6승을 달성했다. 올해 시즌에는 우승이 없었지만 점차 기량을 올리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그 후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에서도 2위를 차지해 가을에 유독 강한 프로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그러나 그에게 운과 기회가 늘 따랐던 것은 아니다.
“저는 노력형 골퍼였던 것 같아요.” 한국 나이로 29살인 김수지의 한마디. 20대를 되돌아보며 기억에 남는 순간은 수도 없이 많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시드전에 다녀왔을 때라고. 노력과 겸손 없이는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그때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참여한 대회 통산 199회째의 대회는 바로 3년 만에 우승을 탈환한 이번 하이트진로 대회였다. 김수지가 우승컵에 담아 마신 맥주만큼이나 짜릿한 우승의 순간과 그간의 이야기를 인터뷰에 담아보았다.
홀로 언더파 우승을 차지한 소감이 궁금하다. 굉장히 뜻깊고 뿌듯합니다. 좋은 스코어를 치는 것도 중요하고 기쁜 일이지만 저만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했다는게 굉장히 의미가 있어 기억에 남는 대회가 될 것 같아요. 최근 들어 제가 경험해 본 코스 중 가장 어려운 코스 세팅이었는데 코스 공략이 잘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경기도 생각보다 잘 풀어 나간 것 같아 끝나고 나서 평소보다 기분이 더 후련했어요.
코스 세팅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어려운 세팅이었고 변별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페어웨이를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에 따라서 한 타 두 타 그 이상이 차이가 났던 것 같아요. 코스 레이아웃 자체도 굉장히 까다로운 홀이라 저도 하루 빼고는 3일 다 러프에 공이 들어갔어요. 문제집으로 따지면 꽤 어려운 문제집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모두 똑같은 조건이어서 이겨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 난도 높은 코스 VS 누구나 쉽다고 느끼는 코스 중 어떤 코스를 선호하는지. 난도 높은 코스를 선호합니다. 좀 더 다양하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코스에서 좋은 결과를 낼 때 뿌듯하고 짜릿한 기분이 있잖아요. 코스를 공략하고 제 공략이 정확히 맞아떨어졌을 때의 기분이 좋아서 어려운 코스가 저에게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 전에는 우승이 없어 조바심이 나지는 않았는지. 제가 크게 느끼지는 못했지만 아마 조바심이 났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전에 사실 계속 챔피언 조에 들었거든요. 그런데 실수를 하고 아쉬운 경기를 하면서 좀 아쉬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어요. 그래도 그런 게 밑거름이 돼서 이렇게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아요.
이시우 사단에 속해 있다. 이시우 코치가 대회 전 가장 강조한 부분은. 이시우 코치님은 항상 기본적인 것들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신경 쓰려고 하는 편이세요. 이번에는 스윙의 큰 틀을 지키기 위해 가장 많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클럽 패스를 좀 더 신경 썼는데요. 볼을 치는 순간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정확도에 굉장히 집중해서 훈련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클럽은 어떤 클럽인지. 아이언입니다. 아이언 연습을 할 때 원하는 구질이 나오면 그 기분이 참 짜릿해요. 그리고 연습량에 비례하는 결과가 가장 많이 나오는 클럽인 것 같습니다. 사실 결과는 무조건 연습량에 비례해요. 그래서 일관된 스윙을 구사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나 데이터상에 좋은 수치를 이끌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생일도 10월인데, 태몽을 들은 게 있나? 원래 어렸을 때부터 가을을 좋아했는지. 맞아요. 태몽은 바다가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한 건 기억이 안 나지만 부모님께서 꿈에 넓고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고 하셨어요. 생일이 가을이고 원래 좋아하던 계절이 가을이기도 합니다. 짧은 계절이지만 언제나 좋은 기억이 가득하기에 더욱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한국 나이로 29살인데, 20대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본다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수도 없이 많아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맥주를 마실 때의 추억, 마지막 파 퍼트를 넣고 뿌듯했던 기분, 대상을 받았을 때의 감동 등 너무 많은데요. 그중 하나를 꼽기는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모든 순간이 저에게 행복한 기억이고, 추억입니다. 아무리 힘든 일이었어도 지금의 밑거름이 되었으니 행복한 기억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가장 기억나는 건 시드전입니다(2020년 김수지는 상금 랭킹 84위로 시드전을 치러야 했다).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다행히 시드전에서 6위를 기록해서 계속 투어를 뛸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그때 노력과 겸손의 중요함에 대해 배울 수 있었어요. 그리고 사이가 좋은 친동생이 있는데 당시 저의 고민을 들어줘서 힘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참여한 대회의 개수가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을 기점으로 200개가 넘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신기하네요. 뒤돌아보면 많은 추억이 있어 뜻 깊고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20대의 김수지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까. 노력형 골퍼로 표현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골프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생각을 오랫동안 잃지 않아서 지금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쉴 때도 새로운 시도를 하며 기분이나 생각을 환기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운동선수이다 보니 단조로운 루틴이 오랫동안 반복되는데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환기를 시키면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과정에서 좋아하는 것들도 찾고 있고요.
30대가 가까워지며 두려운 부분은 없는지. 아직은 30대가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어요. 사실 두렵기보다 이전보다 더 노련함이 생겨서 오히려 예전에 비해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김수지에게 한마디를 건넨다면. 지금과 변함없이 꾸준하게 성장하자.
김지수 기자 사진 KLPGA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매경GOLF 2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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