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기록적인 폭우, 폭염… 이상기후가 가져온 잔디밭의 잔상
2024.11.12
올여름 폭염과 가뭄에 이은 폭우로 골프장의 잔디가 심하게 훼손됐다. 때론 시련과 고통이 더 나은 미래로의 변화, 개선으로 이어진다. 이상기후 현상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 속에서 우리나라 잔디 관리 수준 역시 한 단계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땅 위를 뒤덮고 있는 잔디를 걷노라면 왠지 행복하다. 평온함, 따뜻함, 여유로움, 포근함 등으로 표현되는 행복한 느낌이다. 이렇게 잔디는 우리 모두에게 단순한 식물을 넘어 자연 속에서의 여유, 공동체의 소통 공간 그리고 마음의 안정을 주는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잔디에 대한 한국인들의 애착은 남다르다. 국토의 70%가 산악 지역인 우리나라는 환경적 특성상 대평원을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옛날부터 잔디는 금덩어리처럼 귀한 존재이며, 동경의 대상이었다. 과거 어려웠던 시절 맨땅의 넓은 학교 운동장, 민둥산, 부족한 공원, 열악한 주거 환경 등에서 잔디와 함께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선진국으로 도약해 삶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누리게 되었고, 주위 환경을 개선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면서 잔디 역시 자연스럽게 친숙하게 되었다. 따라서 레저, 운동경기 등과 같은 문화 속에 잔디라는 매개체를 통해 스포츠가 더욱 발전했고 일상적으로 잔디와 아름다운 동행을 하게 된 것이다.
잔디는 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땅에 흙먼지가 생기는 것을 막아주고, 먼지가 나는 것을 방지하며 비가 내릴 때 산지와 경사지의 토양 유실을 막아준다. 또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를 방출하고 대기질을 개선하며 주변의 온도를 낮춰준다.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역할도 크다. 녹색 공간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휴식과 힐링을 준다. 이러한 역할 때문에 공원이나 정원, 골프장 등에 잔디가 깔린다. 잔디는 빛과 물, 그리고 공기가 필수적인 요소이며 이것은 광합성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생성하고 성장한다. 너무 과하거나 부족해도 잔디 생장에 큰 장애를 준다.
이상기후는 잔디 관리 기술의 발전을 가져오기도 잔디는 크게 한지형 잔디(양잔디)와 난지형 잔디(한국 또는 조선 잔디)로 구분된다. 한지형 잔디는 양탄자처럼 푹신하고 비단결같이 매끄러우며, 잎이 가늘고 밀도가 높아 서늘하거나 추운 날씨에 강하다. 반면 난지형인 조선 잔디는 따뜻하거나 더운 날씨에서 잘 자라고 잎이 넓고 뻣뻣한 편이며, 내구성이 뛰어나 상대적으로 관리가 용이하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한지형 잔디는 축구 경기장, 프리미엄 골프장에 많이 이용되는데, 올여름에는 폭염과 가뭄에 이은 폭우로 잔디가 심하게 훼손됐다고 한다. 심지어 월드컵 예선전을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용인 미르스타디움으로 변경해 치르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난지형으로 식재된 전국 대부분의 골프장도 엄청난 몸살을 앓았다. 그래서 잔디 상태가 안 좋은 골프장들이 많았고, 특히 일부 상태가 심각한 골프장들에 대한 골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예년에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올해 난지형 잔디의 훼손으로 골프장 경영자와 관계자들 또한 엄청난 스트레스와 혼란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상기후 현상은 이제 일상화된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다. 그러나 골프장뿐 아니라 운동경기장 등에 가져다준 시련과 고통은 더 나은 미래로의 변화,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똑같은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지켜보시라, 내년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내년뿐 아니라 향후 우리나라의 잔디 관리 수준은 발전적인 진화를 해나갈 것이다. 잔디를 이용해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노력은 많은 골퍼들에게 더 나은 행복의 길로 안내할 거라 기대해본다.
writer 김훈환(한국골프장경영협회 부회장)
유희경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매경GOLF 263호
[2024년 11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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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위를 뒤덮고 있는 잔디를 걷노라면 왠지 행복하다. 평온함, 따뜻함, 여유로움, 포근함 등으로 표현되는 행복한 느낌이다. 이렇게 잔디는 우리 모두에게 단순한 식물을 넘어 자연 속에서의 여유, 공동체의 소통 공간 그리고 마음의 안정을 주는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잔디에 대한 한국인들의 애착은 남다르다. 국토의 70%가 산악 지역인 우리나라는 환경적 특성상 대평원을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옛날부터 잔디는 금덩어리처럼 귀한 존재이며, 동경의 대상이었다. 과거 어려웠던 시절 맨땅의 넓은 학교 운동장, 민둥산, 부족한 공원, 열악한 주거 환경 등에서 잔디와 함께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선진국으로 도약해 삶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누리게 되었고, 주위 환경을 개선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면서 잔디 역시 자연스럽게 친숙하게 되었다. 따라서 레저, 운동경기 등과 같은 문화 속에 잔디라는 매개체를 통해 스포츠가 더욱 발전했고 일상적으로 잔디와 아름다운 동행을 하게 된 것이다.
잔디는 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땅에 흙먼지가 생기는 것을 막아주고, 먼지가 나는 것을 방지하며 비가 내릴 때 산지와 경사지의 토양 유실을 막아준다. 또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를 방출하고 대기질을 개선하며 주변의 온도를 낮춰준다.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역할도 크다. 녹색 공간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휴식과 힐링을 준다. 이러한 역할 때문에 공원이나 정원, 골프장 등에 잔디가 깔린다. 잔디는 빛과 물, 그리고 공기가 필수적인 요소이며 이것은 광합성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생성하고 성장한다. 너무 과하거나 부족해도 잔디 생장에 큰 장애를 준다.
이상기후는 잔디 관리 기술의 발전을 가져오기도 잔디는 크게 한지형 잔디(양잔디)와 난지형 잔디(한국 또는 조선 잔디)로 구분된다. 한지형 잔디는 양탄자처럼 푹신하고 비단결같이 매끄러우며, 잎이 가늘고 밀도가 높아 서늘하거나 추운 날씨에 강하다. 반면 난지형인 조선 잔디는 따뜻하거나 더운 날씨에서 잘 자라고 잎이 넓고 뻣뻣한 편이며, 내구성이 뛰어나 상대적으로 관리가 용이하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한지형 잔디는 축구 경기장, 프리미엄 골프장에 많이 이용되는데, 올여름에는 폭염과 가뭄에 이은 폭우로 잔디가 심하게 훼손됐다고 한다. 심지어 월드컵 예선전을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용인 미르스타디움으로 변경해 치르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난지형으로 식재된 전국 대부분의 골프장도 엄청난 몸살을 앓았다. 그래서 잔디 상태가 안 좋은 골프장들이 많았고, 특히 일부 상태가 심각한 골프장들에 대한 골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예년에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올해 난지형 잔디의 훼손으로 골프장 경영자와 관계자들 또한 엄청난 스트레스와 혼란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상기후 현상은 이제 일상화된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다. 그러나 골프장뿐 아니라 운동경기장 등에 가져다준 시련과 고통은 더 나은 미래로의 변화,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똑같은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지켜보시라, 내년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내년뿐 아니라 향후 우리나라의 잔디 관리 수준은 발전적인 진화를 해나갈 것이다. 잔디를 이용해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노력은 많은 골퍼들에게 더 나은 행복의 길로 안내할 거라 기대해본다.
writer 김훈환(한국골프장경영협회 부회장)
유희경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매경GOLF 263호
[2024년 11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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