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유상건 교수의 골프스케이프] 골프장에서 필요한 최고의 기술은? 소통 능력!
2024.11.20
건강을 위해서든 비즈니스를 위해서든 골프를 치는 목적은 다양하다. 어떤 목적으로 골프를 치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골프장에서 무엇보다 ‘소통 능력’이 중요하다.
골프를 치는 이유는 다양하다. 누군가는 “건강을 위해서”라 말하고, 어떤 골퍼는 “비즈니스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친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여가 선용과 취미 활동 등 골퍼에 따라 목적은 다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골프 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통(Communication)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일상생활에서조차 만족스럽게 소통하는 일은 참 어렵다. 우리는 ‘나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고, 남의 언어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법’을 배워본 적이 별로 없다. 그래서 내 생각을 온전히 전달 하지도, 온전히 이해받지도 못한 채 살아간다.
미국에서 유학할 때 여러 전공자들이 듣는 수업 시간에 한 교수가 “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들과는 소통이 잘 안 된다”고 지적해 쓴웃음을 지은 적이 있다. 전공자조차 그러하니, 참으로 ‘말로써 말 많은데 말은 통하지 않노라’. 개인적으로 한국소통학회장을 할 때 당혹스러웠던 것이,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소통을 참 잘하시겠네요?”라는 말을 들을 때였다. 뜨끔했기 때문이다.
평생을 글쓰며 말하고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만족스럽게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는데, 특히 잘 안 되는 것이 소통하려는 상대방의 신호를 잘 눈치채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금은 돌아가신 장인이 어느 날 단둘이 마주 앉자, “김 교수가 그렇게 못된 놈이라면서?” 물어보신 적이 있다. 크악! 개인적으로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선배 김 모 교수가 있었고 집에서 몇 번 불평했던 것 같은데, 아마도 그 얘기를 들으셨던 것 같다. ‘직접 말씀드린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왜 불쾌한 내용을 물어보시나?’ 뜨악한 마음에 얼버무리며 입을 닫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당신이 정말 그 내용을 알고 싶으셨던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자연스럽게 소통할 만한 소재가 필요하셨던 것 같다. 당신께서는 ‘대화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셨던 것인데, 아둔한 사위는 그 내용에만 집착했다.
스코어 집착하지 않고, 상대 인정하는 것이 소통의 첫걸음
골프장에서 라운드 멤버들과 소통을 잘하는 법이 있을까? 왕도가 있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정리해보면 우선 스코어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스코어뿐 아니라 상대방의 스코어도 마찬가지다. 첫 홀부터 타수를 집요하게 따지면 상대방은 경직되기 마련이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스윙만 안 되는 것이 아니다. 타수는 결코 ‘골프의 모든 것’이 아니다.
두 번째로는 아마도, 상대의 스윙에 대한 평가는 집어넣고, 무엇이 됐든 상대방을 칭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라운드를 무너뜨리는 최선의 방법은 상대의 스윙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학생이라도 평가는 좋아하지 않더라. 소통을 촉진하는 것은 평가가 아니라 인정이다.
그다음은 유머. 어떤 골퍼는 음담패설을 유머로 착각한다. 내용이 난잡하고 유치할수록 불쾌감은 더해지고 말을 섞는 것이 불편해진다. 저속한 농담이 아니라 자신을 낮추는 유머가 골프장 소통의 윤활유이고 촉매다.
마지막으로는 동료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우리는 모두 골퍼이고 한 팀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더 나아가 한국 사람이라는 공통점과 인류의 일원이라는 점을 깨닫고 실천한다면 상대는 쉽게 마음을 열 것이다. 존중과 존경이 배어 있는 소통은 쉽게 한 걸음 더 목적지로 나아가게 할 것이고 그날의 골프는 완벽해질 것이다.
아참,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해 매일경제가 훌륭한 인터뷰 기사로 특종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분 좋은 소식이다. 축하드린다.(이런 칭찬이 바로 좋은 소통의 첫걸음 아닐까?)!
글쓴이 유상건은 상명대 스포츠ICT융합학과 교수로 인디애나대학에서 스포츠커뮤니케이션으로 박사를 받았고 한국소통학회장을 역임했다. 골프 관련 저서로 <슈퍼땅콩 김미현: 난 절대 지지 않아>(2007), <골프 이렇게 치면 10타 줄인다>(공저, 2004)가 있다.
유희경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매경GOLF 263호
[2024년 11월호 기사] 에서 계속...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골프를 치는 이유는 다양하다. 누군가는 “건강을 위해서”라 말하고, 어떤 골퍼는 “비즈니스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친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여가 선용과 취미 활동 등 골퍼에 따라 목적은 다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골프 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통(Communication)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일상생활에서조차 만족스럽게 소통하는 일은 참 어렵다. 우리는 ‘나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고, 남의 언어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법’을 배워본 적이 별로 없다. 그래서 내 생각을 온전히 전달 하지도, 온전히 이해받지도 못한 채 살아간다.
미국에서 유학할 때 여러 전공자들이 듣는 수업 시간에 한 교수가 “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들과는 소통이 잘 안 된다”고 지적해 쓴웃음을 지은 적이 있다. 전공자조차 그러하니, 참으로 ‘말로써 말 많은데 말은 통하지 않노라’. 개인적으로 한국소통학회장을 할 때 당혹스러웠던 것이,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소통을 참 잘하시겠네요?”라는 말을 들을 때였다. 뜨끔했기 때문이다.
평생을 글쓰며 말하고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만족스럽게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는데, 특히 잘 안 되는 것이 소통하려는 상대방의 신호를 잘 눈치채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금은 돌아가신 장인이 어느 날 단둘이 마주 앉자, “김 교수가 그렇게 못된 놈이라면서?” 물어보신 적이 있다. 크악! 개인적으로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선배 김 모 교수가 있었고 집에서 몇 번 불평했던 것 같은데, 아마도 그 얘기를 들으셨던 것 같다. ‘직접 말씀드린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왜 불쾌한 내용을 물어보시나?’ 뜨악한 마음에 얼버무리며 입을 닫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당신이 정말 그 내용을 알고 싶으셨던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자연스럽게 소통할 만한 소재가 필요하셨던 것 같다. 당신께서는 ‘대화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셨던 것인데, 아둔한 사위는 그 내용에만 집착했다.
스코어 집착하지 않고, 상대 인정하는 것이 소통의 첫걸음
골프장에서 라운드 멤버들과 소통을 잘하는 법이 있을까? 왕도가 있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정리해보면 우선 스코어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스코어뿐 아니라 상대방의 스코어도 마찬가지다. 첫 홀부터 타수를 집요하게 따지면 상대방은 경직되기 마련이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스윙만 안 되는 것이 아니다. 타수는 결코 ‘골프의 모든 것’이 아니다.
두 번째로는 아마도, 상대의 스윙에 대한 평가는 집어넣고, 무엇이 됐든 상대방을 칭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라운드를 무너뜨리는 최선의 방법은 상대의 스윙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학생이라도 평가는 좋아하지 않더라. 소통을 촉진하는 것은 평가가 아니라 인정이다.
그다음은 유머. 어떤 골퍼는 음담패설을 유머로 착각한다. 내용이 난잡하고 유치할수록 불쾌감은 더해지고 말을 섞는 것이 불편해진다. 저속한 농담이 아니라 자신을 낮추는 유머가 골프장 소통의 윤활유이고 촉매다.
마지막으로는 동료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우리는 모두 골퍼이고 한 팀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더 나아가 한국 사람이라는 공통점과 인류의 일원이라는 점을 깨닫고 실천한다면 상대는 쉽게 마음을 열 것이다. 존중과 존경이 배어 있는 소통은 쉽게 한 걸음 더 목적지로 나아가게 할 것이고 그날의 골프는 완벽해질 것이다.
아참,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해 매일경제가 훌륭한 인터뷰 기사로 특종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분 좋은 소식이다. 축하드린다.(이런 칭찬이 바로 좋은 소통의 첫걸음 아닐까?)!
글쓴이 유상건은 상명대 스포츠ICT융합학과 교수로 인디애나대학에서 스포츠커뮤니케이션으로 박사를 받았고 한국소통학회장을 역임했다. 골프 관련 저서로 <슈퍼땅콩 김미현: 난 절대 지지 않아>(2007), <골프 이렇게 치면 10타 줄인다>(공저, 2004)가 있다.
유희경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매경GOLF 263호
[2024년 11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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