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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장타 여왕 방신실, “항상 감사 일기를 쓰며 마음을 다잡아요”

2024.03.13

2023 시즌 KLPGA투어 통산 2승을 달성하며 장타 신드롬을 일으킨 방신실. KLPGA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그의 노력과 비결,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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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버튼 크롭 재킷과 와이드 팬츠 슈트 레호



지난해 가장 핫했던 선수 중 한 명이 방신실이다. 그는 일곱살에 골프를 시작해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경인일보 전국 꿈나무 골프대회에서 우승했다. 이후 2018년 송암배 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준우승, 2019년 블루원배 한국 주니어 골프선수권대회 우승, 제주도지사배 주니어 골프선수권대회 준우승을 하면서 골프 유망주로 손꼽혔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3년 연속 국가대표에 선발돼 2022년에는 주장까지 맡은 골프 엘리트다. 그는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자 2022년 10월 KLPGA 정회원 선발전 9위를 기록하며 프로로 전향했다. 그러나 정규 투어의 시작은 순조롭지 않았다. 그해 11월 치른 KLPGA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갑상샘항진증으로 인한 체력 저하로 40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1·2부 투어를 병행하는 조건부 시드 선수로 새 시즌을 출발하게 됐다.

2023년 다섯 번째 출전 대회인 E1 채리티 오픈에서 결국 우승을 차지해 2025년까지 풀시드를 쟁취했다. 이후 5번의 컷탈락으로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10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들어 올려 장타 능력을 갖춘 실력 있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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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장타’를 치기까지 누구보다 더 열심히 연습했다

방신실을 말할 때 제일 먼저 장타가 떠오른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시원한 장타와 대담한 플레이로 유명했다. 만 18세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한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대회에선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아내며 한국 선수 최고 순위인 8위를 기록했다. 투 온이 가능한 기회라면 무조건 드라이버를 잡는 공격적인 플레이가 그의 스타일이었다. 이때도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50야드의 장타를 구사했지만 173cm의 큰 키에 비해서는 아쉬운 거리였다. 2022년 프로 전향 후 KLPGA투어 정규 대회에서 뛰기 위해서는 비거리를 더 늘릴 필요가 있었다. 지금처럼 300야드를 넘나드는 엄청난 장타자가 되기까지는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특히 2022년 겨울 전지훈련이 큰 전환점이 됐다. 우선, 이범주 코치와 함께 지면 반력을 이용하도록 스윙을 교정했다. 왼쪽 손목의 힌지를 최대한 유지하다 몸통 회전과 함께 임팩트에 맞춰 풀어 주는 동작을 많이 연습했다. 겨울 전지훈련에서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스윙 스피드를 늘리는 것에 집중했다.

“오로지 비거리에 포커스를 두고 훈련을 했어요. 두 달 반의 전지훈련 동안 매일 90분씩 스윙 연습 기구를 휘두르며 비거리 늘리는 연습을 했죠. 로텍스 모션으로 하체 힘을 단련했고, 힘과 스피드, 리듬을 기르는 기구 스피드 바머를 사용해 발에 힘을 가하는 훈련을 했어요. 드라이버 샤프트에 고무줄을 묶어 풀스윙을 계속하며 스윙 속도를 높이는 연습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이때 드라이버 비거리가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Chapter 2. 감사의 마음은 나를 더 성장시킨다

E1 채리티 오픈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후 9월 초까지는 10개 대회에서 5번의 컷 탈락으로 고전을 하기도 했다. ‘그저 그런 장타자’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더블 보기 이상의 치명적인 스코어를 줄여야만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그는 감사 일기를 쓰며 마음을 다잡았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부담감이 느껴지니 원하는 대로 플레이를 이끌어 가기가 어려웠어요. 최대한 매일 감사 일기를 쓰며 마음을 다잡았던 것 같아요. 시즌이 지날수록 경기가 잘 안 되더라도 바로 회복할 수 있는 멘털을 가질 수 있게 됐어요.”

감사 일기는 3년 전 갑상샘항진증 판정을 받고 아팠을 때 처음 쓰기 시작했다. 당시 체중이 10㎏이나 빠지며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감사 일기를 쓰면서부터 자신이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적을 게 없는 날에도 작은 것 하나라도 생각해 감사하다고 쓴다. 그래서 ‘살찐 나에게 감사하다’ ‘많이 먹은 나에게 감사하다’ 등 다소 엉뚱한 생각을 쓴 적도 있다고. 그 결과,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총 9차례의 톱10 성적을 거두고 통산 2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방신실은 늘 감사함을 아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대회장에서 갤러리에게 응원을 받으면 힘이 많이 나요. MBTI는 INFJ로 주목 받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성격인데 갤러리가 많이 오면 행복감을 느껴요. 그래서 실력도 실력이지만 매너가 좋은 선한 영향력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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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장타뿐만 아니라 쇼트 게임도 잘하는 선수다

보통 방신실을 ‘장타만 잘 치는 선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방신실은 장타력에 가려졌지만 쇼트 게임

실력도 탁월하다. 2023 시즌 기록을 보면 아이언 샷 지수 2위, 벙커 세이브율 2위를 기록했다. 특히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는 뛰어난 어프로치 실력으로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를 7개나 잡아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저는 스스로를 드라이버도 멀리 치지만 쇼트 게임 실력도 겸비된 선수라고 생각해요. 장타에 가려졌지만 쇼트 게임도 잘하는 선수라고 할까요. 하하.”

쇼트 게임 훈련은 거리별 캐리로 떨어뜨리는 랜딩 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다. 또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느끼면 스윙이나 클럽 교체 등 빠르게 변화를 주는 편이다. 선수들이 시즌 중에는 클럽을 잘 바꾸지 않지만, 지난 하반기 쇼트 게임의 정교함을 위해 웨지를 바꾸기도 했다.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웨지 교체의 역할이 컸다. 지난 여름까지 바운스가 낮은 웨지(50도 08, 54도 10, 58도 08)를 사용했는데, 찍어 치는 스윙을 하는 방신실은 헤드 페이스 위쪽에 공이 맞아 거리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50도 12, 54도 14, 58도 10 웨지 등 주로 쓰는 웨지의 바운스 각도를 2~4도 높였다. 바운스 높은 웨지로 교체한 후 100m 이내에서 홀에 더가깝게 붙일 수 있게 됐다.

Chapter 4. 방신실의 2024 시즌을 응원해

방신실의 MBTI는 INFJ다. 완벽주의적 성향과 함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골프 선수에게는 안성맞춤인 성격이다. 그는 대회 때도 경기 성적이 좋건 나쁘건 표정이 담담한 편이다. 필드에서 무표정으로 강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박인비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방신실이 마냥 내향적인 것만은 아니다. 골프장을 벗어나면 여느 10대 소녀처럼 밝고 유쾌한 면이 많다. 친구들과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한다고. 촬영장에서도 그는 장난기 넘치는 포즈로 스태프를 웃게 했다.

방신실의 2024년 목표는 우승과 함께 기복 없는 플레이로 톱10에 많이 드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비거리에 포커스를 둬 훈련했는데 이번 겨울 전지훈련에서는 페어웨이 적중률을 높이는 훈련도 열심히 했다고. 그리고 어떤 변화에도 금방 적응해 골프팬들에게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 “저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요. 스윙 같은 경우 변화를 두려워하는 선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어요. 시즌 중에도 많이 고치려고 노력하죠. 어떤 일이든 거침없이 하고 겁도 없는 편이에요. 좋아하는 영화 장르도 공포 스릴러물이죠. 하하.”

그에게 골프는 인생의 동반자 같은 느낌이라고 한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골프와 함께했다. 골프에 애정과 열정을 느낀다는 그에게 촬영 소품으로 사용된 주황 거베라의 꽃말을 알려주었다. 주황 거베라의 꽃말은 열정과 에너지다. 기자도 그가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에너지를 잃지 않는 한 해가 되길 응원한다.



노현주 기자 사진 임상현 스타일링 김민정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매경GOLF 255호

[2024년 3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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