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위의 피부 처방전 시리즈] “피부를 조용히 늙게 만드는 11월의 햇살을 주의하세요”
맑고 선선한 11월의 필드는 골퍼들에게 가장 쾌적한 시즌이지만 피부에겐 가장 방심하기 쉬운 계절이다. 자외선 중 노화광선인 UVA는 초겨울에도 강하게 침투하며 눈에 띄지 않게 피부 속부터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 설레임피부과 강정하 원장이 전하는 피부 처방을 참고해보자.
맑고 선선한 11월의 필드는 그 어느 계절보다 쾌적하다. 습도는 낮아 상쾌하고, 아침저녁엔 찬 공기가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낮 동안은 따뜻한 햇살을 기대하며 골퍼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필드로 향한다. 많은 이들이 “이제 자외선 걱정은 끝났네”라며 모자만 쓴 채 라운딩을 시작한다. 하지만 바로 이맘때가 가장 쉽게 방심하고 피부가 조용히 손상되는 시기다.
초겨울의 자외선 지수는 한여름보다 낮지만, UVA(피부 진피층까지 침투하는 노화광선)는 계절 변동이 적어 여전히 유의미한 수준으로 남아 있다. 조건(위도·시간·기상)에 따라 겨울철 UVA는 여름 대비 약 60~80% 수준까지 관측되며 전체 자외선 중 UVA 비중은 90~95%에 달한다.
겨울 햇볕이 따갑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UVB(표피에 자극을 주는 자외선) 강도가 큰 폭으로 낮아졌기 때문이고 UVA 역시 소폭 줄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아 체감이 어려울 뿐이다. 즉, 자외선이 약해졌다고 방심하기보단 파장의 깊이와 누적 노출량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을 자외선의 교묘한 함정에서 빠져나오려면 자외선차단제 바르세요
이 시기 피부과 진료실에는 비슷한 패턴의 고민을 안고 오는 골퍼들이 하나둘씩 늘어난다. 최근 내원한 50대 여성 골퍼 B씨는 “가을 내내 선크림을 잘 안 발랐는데, 요즘 들어 볼에 얼룩처럼 잡티가 퍼진다”라고 말했다. 진단 결과는 ‘자외선 후 색소침착과 열성 홍반’. 여름 내 손상된 멜라닌이 가을 자외선에 다시 자극받으며 색소가 심화된 전형적인 사례다.
또 다른 40대 남성 골퍼는 “가을부터 얼굴이 붉고 당기며, 코 주변에 모세혈관이 보이기 시작했다”라며 내원했다. 표면적으론 단순 건조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자외선 누적 손상으로 인해 시작된 주사 피부의 초기 단계였다. 가을의 건조한 바람, 햇볕, 야외 음주와 라운딩 후의 급격한 온도 변화까지 피부는 다양한 외부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된다.
햇살이 따갑지 않다고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11월의 자외선은 소리 없이, 그러나 깊고 교묘하게 피부에 파고든다. 올가을 마지막 라운딩을 앞두고 있다면 클럽보다 먼저 선크림과 보습제부터 챙기자. 지금의 작은 습관이 내년 봄 거울 속 피부를 바꿔놓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