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엔터테이너 김나희 ‘깨백’ 앞둔 명랑 골퍼
가수이자 개그우먼으로서 뮤지컬 도전까지. 열정 넘치는 팔방미인 김나희는 골프도 유쾌하게 즐길 줄 안다.

“다이어트 성공했는데, 오늘은 라면도 먹고 곱창전골도 먹었는데, 케이크가 또 너무 먹고 싶어요. 골프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듯, 식욕도 오락가락….”
골프장 인증샷과 함께 올린 SNS 포스팅을 보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 귀여운 여인은 바로 개그우먼이자 가수인 김나희다. 김나희는 2013년 KBS 28기 공채 개그맨으로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하다가 2019년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에서 당당히 5위를 차지하면서 트로트 가수로의 입지를 굳히며 왕성한 활동으로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식욕과 골프의 변화무쌍함이라. 먹고 싶은 음식 다 먹고 다이어트도 가능하다면 골프도 머지않아 주변 동반자들을 오싹해지게 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초겨울 어느 무대에서 감기로 몸 상태가 매우 안좋았음에도 집중하며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 그의 노래를 듣고 눈가가 촉촉해졌던 기억이 떠올라 슬며시 엄마 미소가 지어졌다. 바쁜 일정 중에도 골프가 여전히 즐겁고 재미있는지 궁금해졌다.

최근 근황과 활동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지난달, <미스트롯> 시즌1 원년 멤버들과 뭉쳐서 <우리가 다시 한번: 첫정> 콘서트를 했어요. 저희를 사랑해주시는 팬분들께 드리는 선물의 의미로 준비한 무대였는데, 많은 분들이 그때의 추억이 떠오른다고 너무 좋아해주셔서 뿌듯했습니다. 멤버들과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함께했고, 다시금 제가 얼마나 무대를 좋아하는 사람인가를 느꼈어요. 현재는 방송, 라디오, 행사 등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어요. 8월 29일부터 9월 7일까지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부산코미디 페스티벌>에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연예계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다섯 살 때부터 ‘나도 티브이에 나오는 일을 해야지!’라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연예인들을 많이 따라 했어요. 연기든 노래든 개그든 뭐든지요. 학창시절 축제 때 항상 앞에 나가서 춤추고 노래하며 선생님들 성대모사로 친구들을 웃겨주는 게 저의 역할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한 번도 꿈이 바뀐 적 없어요,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사랑받는 연예인을 꿈꿨죠. 운이 좋게도 연기, 노래, 춤, 개그, 그 모든 걸 지금 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을까요.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은 대학교 때 했던 <결혼전야>라는 졸업작품을 꼽을 수 있어요. 평범한 대학생인 제가 이해하기 어려운 기지촌에서 몸 파는 여성 캐릭터를 맡게 되었는데,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영란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했어요. 몇 날 며칠 밤늦게까지 이태원에서 술을 마셔보기도 했고요. 평소 저의 가치관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아가는 영란을 상상하고 이해하고 동일시하는 그 과정이 생각해보면 지금 김나희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어요. 즉흥적이고 무모하지만 용기 있고 열정 넘치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통해서 겁 많고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제가 참 많이 달라졌고,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아직도 이따금씩 마음 한 편에 깊이 사무쳐 있는 영란이가 툭 튀어나와서 힘들고 좌절하는 나에게 손을 뻗어주기도 해요. 아마도 평생 잊을 수 없을 겁니다.
기억에 남는 골프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골프는 10년 전에 처음 배웠어요. 당시 개그우먼 시절에 홍인규 선배가 “골프를 잘 치면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 하셔서 시작하게 되었죠. 처음에는 너무 흥미가 없어서 레슨을 끊어놓고 거의 가지 않았어요. 필드에 나가서는 9홀 돌고 그늘집에서 쉬며 재정비하는 동안 항상 집에 가고 싶단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근래 들어서 좀 진지한 자세로 임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하나씩 고쳐 나가다 보니 어느새 리얼 스코어 ‘깨백’을 앞두고 있습니다(호호). 주로 같이 가는 멤버는 개그우먼 동료들인데 같이 나가면 하루 종일 웃기만 하다가 와요. 너무 재미있어요. 라운드 동반자가 누구인지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 골프는 어떤가요. ‘오늘은 꼭 잘 쳐야지’ 같은 과욕을 버리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욕심을 내면 힘이 들어가고 꼭 머리를 들게 되니, 제 거리가 나지 않고 미스샷이 나요.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제 페이스 지키며 플레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향후 하고 싶은 일이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아직 작품 제목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번 연말에 제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뮤지컬도 하게 되었어요. 춤, 노래, 연기, 개그를 다 보여드릴 수 있는 뮤지컬이야말로 어쩌면 제가 가장 저다울 수 있는 장르 같아 정말 기대되고 설렙니다. 열심히 준비해서 ‘찰떡’ 같은 캐릭터로 멋진 무대 보여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노래든 연기든 다양한 방면에서 여러분께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성원 보내주시고 예쁘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골프 ‘전설’ 벤 호건은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샷은 다음 샷(The most important shot in golf is the next one)”이라 말했다. 최근 시티팝 장르의 신곡 ‘투나잇(Tonight)’을 발표해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인 팔색조 김나희의 다음 행보, 다음 샷을 응원하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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