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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클락 하나투어 골프챌린지 - 타이거 우즈가 극찬한 미모사에서 프라데라까지

  • 노현주 기자
  • 입력 : 2026.04.14 14:55
  • 수정 : 2026.04.14 14:56

필리핀 클락에서 열린 제80회 하나투어 글로벌 골프챌린지는 단순한 아마추어 대회가 아니었다. 명문 골프 코스와 여행, 사람을 함께 묶는 하나투어 골프챌린지의 상품성이 더 또렷하게 다가왔다.

미모사 골프 & 컨트리클럽
미모사 골프 & 컨트리클럽

필리핀 클락에 도착해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예상보다 훨씬 정돈된 도시라는 점이었다.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종종 앙헬레스와 함께 묶여 회자되지만 실제로 체감한 클락은 조금 달랐다. 과거 미군기지였던 클락 에어베이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 지역은 현재 프리포트와 경제특구로 전환돼 공항과 산업, 관광 기능이 함께 움직이는 도시로 자리 잡았다. 도로는 널찍했고 단지는 반듯했다. 전반적인 분위기도 한결 깔끔했다. 묵었던 로이스 호텔 카지노 역시 그런 인상을 더했다. 라운드 뒤 돌아와 쉬기에도 좋았고 다음 날 일정을 준비하기에도 부족함 없는 베이스였다.

이번 제80회 하나투어 글로벌 골프챌린지는 그런 클락의 장점을 잘 끌어 쓴 일정이었다. 하나투어 골프챌린지는 2009년부터 이어져 온 시리즈다. 올해도 필리핀 클락을 시작으로 일본 홋카이도와 중국 웨이하이 등에서 분기별로 이어질 예정이라고 소개됐다. 클락 대회 본선은 3월 6일 미모사CC에서 열렸고, 전후로 미모사 연습 라운드와 프라데라 친선 라운

드가 각각 18홀씩 배치됐다. 총 54홀이다. 일정만 보면 빡빡할 법하지만 실제 체감은 달랐다. 대회의 긴장감과 여행의 여유가 적절히 섞여 있었고, 그래서 오히려 잘 짜인 골프 여행에 가까운 인상을 남겼다.

150년 고목 아래 걷는 미모사의 시간

이번 일정의 중심은 단연 미모사 골프 & 컨트리클럽이었다. 타이거 우즈가 극찬했다는 설명이 괜한 수식이 아니라는 건 직접 걸어 보면 금세 알게 된다. 미모사는 총 36홀 규모의 골프장으로 18홀의 마운틴 코스와 9홀의 아카시아 코스, 9홀의 레이크뷰 코스로 이뤄져 있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도 좋지만 이곳의 진짜 매력은 오래된 수목이 만드는 깊이에 있다. 특히 150년 된 큰 나무 아래를 걷는 순간에는 이 골프장이 단순한 남국의 리조트형 코스가 아니라 세월을 품은 필드라는 사실이 또렷하게 전해졌다.

직접 36홀을 플레이해 보니 미모사의 장점은 풍광과 관리가 함께 간다는데 있었다. 조경과 페어웨이 컨디션이 안정적이었고 홀마다 전략적인 맛도 분명했다. 과하게 위협적이지는 않지만 방심하면 실수를 유도하는 흐름이 있었다. 눈으로 볼 때보다 실제로 쳐 보면 공략의 재미가 더 살아났다. 홀리데이인 클락 호텔 옆에 있어 이동 동선까지 편한 점도 장점이다.

미모사는 플레이와 체류의 리듬이 함께 좋은 골프장이었다. 무엇보다 대회 무대로서도 적절했다. 이번 챌린지는 핸디캡을 적용하는 신페리오 방식으로 진행돼 초급 골퍼부터 상급 골퍼까지 모두 참가할 수있도록 설계됐다. 현장 분위기도 그 취지와 잘 맞았다. 싱글 핸디캐퍼처럼 보이는 골퍼도 있었고 해외 골프 여행 자체를 더 즐기는 참가자도 있었다. 경쟁은 있었지만 표정은 대체로 부드러웠다. 순위표를 의식하면서도 지나치게 날카롭지 않았고 서로의 샷을 자연스럽게 응원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프라데라 베르데 골프클럽default
프라데라 베르데 골프클럽default

프라데라 18홀이 보여준 또 다른 클락의 맛

프라데라 베르데 골프클럽은 미모사와는 전혀 다른 결의 라운드를 선물했다. 2016년 12월 정식 오픈한 비교적 젊은 코스답게 인상은 훨씬 산뜻하고 실용적이다. 클락에서 약 50분 정도 이동해야 하지만 최상의 버뮤다 잔디와 철저한 코스 관리, 12분 간격으로 운영되는 티타임 덕분에 라운드 흐름이 쾌적했다. 미모사에 비해 수목이 적고 그늘이 많지 않다는 점은 분명한 차이다. 대신 카트가 페어웨이 사이로 들어가 이동 피로를 덜어주어 필리핀의 뜨거운 날씨 속에서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다.

플레이 감각도 다르다. 미모사가 오래된 나무와 깊은 풍경 속에서 집중을 요구하는 코스라면 프라데라는 보다 경쾌한 템포로 18홀의 리듬을 만든다. 홀 구성이 독특하고 난도 변화도 적절해 전략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초심자에게는 생각보다 좋은 스코어를 안겨줄 수 있는 타입이다. 실제로 이번 친선 라운드는 본선의 긴장감에서 한 걸음 벗어나 코스를 순수하게 즐기는 시간이 됐다. 54홀 일정의 마지막 18홀이었지만 지친다는 느낌보다 또 다른 코스의 개성을 만났다는 만족감이 먼저 남았다.

(좌) 150년 세월을 품은 거목 아래 미모사 골프장의 이국적인 풍경이 라운드의 여운을 더했다. (우) 미모사와는 또 다른 리듬, 프라데라에서는 여유로운 흐름 속에 라운드의 재미가 살아난다
(좌) 150년 세월을 품은 거목 아래 미모사 골프장의 이국적인 풍경이 라운드의 여운을 더했다. (우) 미모사와는 또 다른 리듬, 프라데라에서는 여유로운 흐름 속에 라운드의 재미가 살아난다

사람을 다시 오게 만드는 하나투어 골프챌린지

이번 대회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참가자들의 구성이다. 생각보다 훨씬 다양했다. 부부끼리 함께 온 팀도 있었고 시부모님을 모시고 가족 여행처럼 참가한 이들도 있었다. 여성 네 명이 계모임 분위기로 온 팀도 눈에 띄었다. 골프 대회라고 하면 흔히 구력이 오래된 남성 골퍼 중심의 장면을 떠올리기 쉽지만 현장은 훨씬 열려 있었다. 골프를 잘 치는 사람만의 무대가 아니라 골프를 매개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 대회의 상품성이 더 분명하게 보였다.

반복 참가자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도 좋았다. 분기별 골프챌린지에 꾸준히 참가한 이들은 어느새 서로를 형님, 동생이라 부르며 작은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었다. 처음 온 사람에게는 금세 말을 걸고 저녁 자리에서는 같은 조가 아니어도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눴다. 골프를 치러 갔다가 사람을 만나고 그 인연 때문에 다음 대회를 다시 예약하게 되는 구조다. 하나투어 골프챌린지가 오래 이어질 수 있는 힘도 바로 여기에 있어 보였다.

이 흐름은 다음 일정으로도 이어진다. 하나투어의 다음 골프챌린지는 6월 18일 출발하는 중국 웨이하이 편으로 19일 위고온천GC 본선과 20일 스톤베이GC 친선 라운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