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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김기정 COLUMN] 더 신나고 더 대담한 상상력을 위하여

  • 김기정 기자
  • 입력 : 2025.02.25 10:17
  • 수정 : 2025.05.08 15:19
사진설명

한 가지 일에 몰두하다 보면 다른 걸 놓치기 쉽습니다. 저처럼 두뇌 용량이 작으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두뇌 회로의 스위치를 강제로 끕니다. ‘과부하’가 걸릴 때 두꺼비집 같은 겁니다.

지난해 5월 <매경GOLF> 편집장에 부임한 뒤 8개월 동안 준비한 ‘매일경제·KPGA 골프엑스포’(2월 7~9일, 코엑스 B홀)를 마쳤습니다. 그리곤 며칠 뒤, 잠시라도 ‘골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토머스 헤더윅이 참석한다는 조찬모임에 갔습니다.

헤더윅이 누굽니까. 그는 21세기 영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리는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입니다.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전망대 ‘베슬’과 허드슨강에 만들어진 독특한 구조물의 인공섬 ‘리틀아일랜드’가 유명합니다. 드디어 오전 7시 강남의 한 호텔 레스토랑에 모인 사람들 앞에 헤더윅이 나타났습니다. 인공지능(AI)이 헤더윅의 유창한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해 화면에 띄워 놓았습니다. “당신들은 대단한 벌레잡이들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고 한다.”

헤더윅은 한강을 ‘젖은 사막’과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저도 16년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2013년 한국에 들어와 한강변 아파트를 보면서 거대한 ‘성벽’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강 조망권을 독차지하고 있는 두부 모양 아파트는 헤더윅이 ‘따분함의 신’이라 부른 위대한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유산일 수 있습니다. 헤더윅의 설계작 ‘소리풍경(Soundscape)’이 지난해 서울시의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 공모에 선정됐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 DDP에 이어 서울을 대표하는 또 다른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헤더윅이 만든 인공섬 ‘리틀아일랜드’는 제가 맨해튼에 살 때 즐겨 찾던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노들섬이 리틀아일랜드의 ‘짝퉁’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또 다른 프로젝트인 대관람차 ‘서울링’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세계 유명 건축물을 그대로 서울에 가져다 놓는 게 아니라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에 유리 피라미드를 세울 통찰과 영감, 용기와 결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올해 매일경제· KPGA 골프엑스포는 어쩌면 저의 이런 신념이 녹아들어간 작은 실험 공간이었습니다. 골프엑스포 현장을 여러번 찾는 ‘N차 관람객’을 늘리고, 체류 시간을 길게 할 수 있는 체험공간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반응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안 좋고 골프 시장은 특히 극심한 불경기라던데 매일경제·KPGA 골프엑스포에 와서 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다.” 골프를 수십년간 취재해 온 골프전문기자 선배들이 내린 평가입니다. 그래서 더욱 뿌듯했습니다.

행사를 기획한 <매경GOLF>는 물론이고 신문, 방송, 온라인 등 매경미디어그룹이 전사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공동주최사인 한국프로골프(KPGA)는 골프엑스포를 회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행사이자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기로 약속했습니다.

김원섭 KPGA 회장님 감사합니다. 막막했던 순간에 함께하자며 손을 내밀어준 주관사 K.Fairs 홍성권 대표님, 미래 비전을 제시해준 손주범 RX 코리아 대표님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영하 13도의 강추위에도 ‘도심 속 골프축제’를 즐기러 온 참관객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콘텐츠를 채워준 유니코, 이븐롤, 미즈노, 핑, 두미나(오토플렉스), 온오프, 클리브랜드, 스릭슨, PXG, 부쉬넬, 보스골프, 테일러메이드, 퍼시픽링스, CJ, 롤링롤라이, 인레인지코리아, STI, 한성자동차, 천일오토모빌(전시회 부스 배치순) 관계자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부탁에 흔쾌히 응해준 고덕호 프로, 3일 내내 행사장에서 구름관객을 몰고 다닌 최나연 프로, 개그맨 변기수, 골프 오징어 게임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오지호 배우, 고마운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 WSA와인아카데미, 미스코리아 녹원회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진심을 담아 골프엑스포를 준비한 <매경GOLF> 식구들, 다시 한 번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아울러 <매경GOLF>와 함께 성장할 새로운 가족도 찾고 있습니다. 모두들 경기가 안 좋다고 움츠러들 때 우리는 한 발 더 앞으로 나갈 것입니다. 더 신나고, 더 대담한 상상력을 위하여!

<매경GOLF> 편집장
<매경GOLF>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