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홍도현 페인터골프 코리아 대표
“진짜 골퍼를 위한 퍼포먼스 골프화”
골퍼들 사이에 뛰어난 기능성과 착용감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미국의 골프화 브랜드 페인터골프. 국내에서 페인터골프를 전개하는 홍도현 대표는 한 번 신으면 그 가치와 인기를 알게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골프가 인기를 끌었던 코로나19 특수 동안 골프웨어 브랜드에서도 골프화를 다양하게 출시하고 신규 골프화 브랜드들까지 다수 론칭됐었다. 특히 가파르게 증가했던 MZ세대 골퍼들의 영향 때문인지 퍼포먼스보다는 디자인 쪽에 포커싱된 제품들이 많았던 편. 엔데믹과 함께 골프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골프화 라인을 중단하거나 브랜드가 줄어드는 등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 이런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진성 골퍼들 사이에서 입소문과 함께 존재감을 점차 강하게 드러내는 제품이 있다. 바로 2023년 국내 론칭한 페인터골프다.
페인터골프는 미국 포틀랜드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페인터는 영국의 크리켓 선수 출신으로 2017년 크리켓 신발 브랜드인 페인터를 론칭한 이후, 마이크 포시를 만나 골프로 영역을 확장해 2021년 브랜드를 론칭했다. 포시는 30년 이상 풋조이, 나이키, 언더아머 등에서 그레그 노먼, 조던 스피스, 타이거 우즈 등 선수들의 골프화를 제작한 장인이다.
골프클럽을 꼭 시타해봐야 하듯 골프화 역시 직접 신어보고 테스트 해봐야 한다. 특히 장시간 라운드를 하다 보면 골프화의 기능성과 착용감이 뚜렷이 드러난다. 페인터골프는 투어 선수들을 비롯해 국내 골퍼들 사이에서도 기능성과 착용감이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나고 있다. 페인터골프 제품력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으로 국내 골프화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홍도현 대표를 만났다.
엔데믹이 선언된 2023년 페인터골프를 국내 론칭했다. 골프의 인기가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분위기였는데, 론칭 배경이 있다면. 코로나19 특수로 골프 붐이 일면서 국내 골프화 시장도 확장됐지만 디자인에만 중점을 두고 기능성은 떨어지는 제품도 많았다. 골프화도 장비인 만큼 진짜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기능성을 중요시할 거라 생각했다. 페인터골프는 미국 유명 골프 리뷰 사이트인 ‘마이골프스파이(MyGolfSpy.com)’에서 2022년 스파이크리스 골프화 부문 1위를 한 것을 보고 처음 알게 됐다. 직접 제품을 신어본 후 확신이 생겼고, 한국 골퍼들에게도 꼭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골프 시장은 용품에 대한 눈높이가 높고, 성능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페인터골프의 기술력과 디자인이 잘 맞을 거라 판단했다.
직접 신어봤을 때 어떤 부분 때문에 확신이 생겼나. 접지력이다. 스파이크 골프화는 접지력이 뛰어난 편이지만 스파이크리스 제품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페인터골프는 스파이크리스 제품도 접지력이 정말 우수하다. 아웃솔에 배치한 세 방향의 트랙션 덕분이다. 스윙의 로테이션에 맞춰 발이 돌아가는 모양 그대로 화살표가 있고, 이것이 어드레스부터 피니시까지 발이 뒤틀리거나 미끄러지지 않게 잘 잡아준다.
골퍼들 사이에 ‘장타 골프화’라고도 알려졌던데. 미드솔 내부에 장착한 ‘그라파이트 추진판’ 때문이다. 가볍고 탄성이 좋은 그라파이트 추진판이 골퍼가 스윙 시 지면 반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제로 미국의 장타 선수 마틴 보그마이어를 비롯해 국내 장타 선수인 엄성용, 최종환 프로도 페인터골프를 신는다. 클럽처럼 어느 정도 비거리가 늘어나는지 수치화 할 수 없지만 국내 유저들의 착용 후기를 보면 “확실히 비거리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는 피드백이 많다.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실구매 평을 보면 5점 만점에 5점이다. 그만큼 피드백이 좋아서 깜짝 놀랐다.
골프화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신발의 기본이 되는 틀 ‘라스트’다. 라스트 제작 비용이 높아 어떤 브랜드는 하나의 라스트로 여러 라인을 만들기도 하는데, 페인터골프는 어떤가. 페인터골프는 단일 라스트에 여러 모델을 얹는 것이 아니라, 퍼포먼스 라인과 클래식 라인 그리고 골프 트레이닝화까지 각각 최적화된 전용 라스트를 개발한다. 라스트 하나당 억 단위의 투자가 들어가지만, 최고의 착화감을 위한 핵심이기 때문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제이슨 데이와 협업으로 골프화 에이티 세븐 SC(Eighty Seven Speed Classic)를 론칭했다. 제이슨 데이는 단순 협업이 아니라 페인터골프의 지분까지 소유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처음에는 제이슨 데이에게 테스트로 인솔만 전달해 평소 신던 골프화에 넣어서 신었다고 한다. 그리고 인솔만으로도 기존 골프화와 다르다는 것을 느낀 데이가 페인터골프의 창립 멤버들과 소통하면서 브랜드 철학에 깊이 공감했다고 한다. 이후 성장 가능성을 보고 단순히 앰배서더가 아니라 지분까지 투자하면서 파트너가 됐다. 그리고 에이티 세븐 SC 골프화가 바로 데이와의 첫 합작품이다. 데이는 제품 개발 회의에 직접 참여할 뿐 아니라 PGA투어에서 신고 테스트하면서 더 완벽한 골프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데이가 패션 감각도 뛰어나기 때문에 디자인적으로도 더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올해는 에이티 세븐 SC의 스파이크리스 버전이 추가됐다. 반응은 어떤가? 에이티 세븐 SC는 끈으로 된 스파이크 버전인데, 인기가 높다보니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올해는 일상에서도 신을 수 있는 스파이크리스 버전인 매치 데이(Match Day) SC가 끈과 다이얼 모델로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젊은층뿐 아니라 프로 선수들도 디자인, 착용감까지 훌륭하다는 평을 하고 있다.
2024년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의 단장이었던 마이크 위어가 페인터골프 제품을 직접 온라인에서 구매했다는 에피소드를 들었다. 마이크 위어는 장비에 민감한 선수인데, 온라인으로 페인터골프 골프화를 주문한 것을 보고 창립자들이 연락해 앰배서더 계약까지 이어졌다. 정식 후원 계약을 맺지 않았지만 올해 마스터스에서 준우승한 저스틴 로즈, 데니 매카시, LPGA투어 선수 애슐리 부하이 등 많은 선수들이 페인터 골프 골프화를 신고 있다. 국내에서는 KPGA투어 전재한 프로가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남성 골프화의 이미지가 강하고 전개되는 제품도 다양하다. 앞으로 여성 라인을 강화할 계획은. 현재 남성 제품의 비중이 높지만 여성 제품들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트렌디한 컬러의 여성 골프화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여성 골퍼들의 니즈를 반영한 디자인과 핏으로 라인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미국에서 페인터골프가 큰 폭으로 성장하는 걸로 안다. 한국에서의 성장률은 어떤가. 페인터골프는 2022년 미국에서 590% 성장한 데 이어, 2023년에도 두 자릿수, 2024년도에는 다시 세 자릿수의 성장을 이어갔다. 2025년에는 북미 전역에 리테일 유통망을 확장하면서 추가 50%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골프 시장이 국내처럼 하락세가 크지 않고 페인터골프의 유명세까지 더해져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한국에서는 2024년도에 두 자릿수 성장하였으며, 2025년도에는 두 배 정도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시장 상황이 어려운데, 올해 세운 목표와 계획은. 국내에서 페인터 골프라는 브랜드를 론칭한 지 3년 차다. 시장 상황이 어려울수록 진짜 기술력과 브랜드 철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페인터골프는 ‘진짜 골퍼를 위한 퍼포먼스 골프화’라는 철학을 중심으로 골퍼들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며, 처음 생각했던 대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가려고 한다. 골프화는 직접 신어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체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유통망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페인터골프 미국 본사와 국내 골프 브랜드인 ‘깔롱(KHALHON)’이 컬래버레이션을 진행 중인데, 하반기에 골프화와 어패럴이 일부 출시될 예정이다. 그리고 남녀노소가 보고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장타 대회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