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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COLUMN] 여성스러움이란

“영혼을 갈아 넣었다는 표현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떠올라?” 챗GPT에게 물었습니다.
“단순히 열심히 한 것을 넘어서서 자신의 존재와 감정, 시간,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은 작업이 떠올라. 마치 그 사람의 일부가 작품이나 결과물 속에 스며들어 있는 느낌이야.”
챗GPT의 답변처럼 ‘작품이 곧 그 사람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만든 결과물, 그 자체가 그 사람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기심 많은 챗GPT가 답변에 그치지 않고 저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너는 이 표현을 언제 들었거나 써봤어?”
저는 최근 매경GOLF 채리티 오픈(Charity Open) 행사에서 ‘영혼을 갈아 넣었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채리티 오픈은 <매경GOLF>가 기획한 자선골프대회 브랜드입니다. 선한 영향력을 보유한 참석자들이 모여 골프 이벤트를 통해 만들어진 성금을 서울대 보라매병원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합니다. 지난 5월 14일 성문안CC에서 골프웨어 브랜드 ‘페어라이어(Fair Liar)’와 함께 채리티 오픈 첫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채리티 오픈에선 ‘여성스러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페어라이어의 윤지나 대표에게 페어라이어라는 브랜드를 관통하는 디자인 철학이 뭐냐고 물었더니 페미닌(Feminine·여성스러운)이라고 답했습니다. 페어라이어는 필드 페어웨이의 페어(Fair)와 그린의 라이(Lie)를 의미하면서도 거짓말(Lie)을 떠오르게 하는 중의적 표현을 담아 지은 브랜드입니다. 페어라이어의 옷은 ‘Fair’가 주는 청순하고 예쁜 디자인 감각과 함께 ‘Liar’가 주는 기만과 거짓이 충돌하면서 미스터리한 긴장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이날 매경GOLF X 페어라이어 채리티 오픈에서 윤지나 대표도 페어라이어 브랜드 옷을 위아래로 입고 왔습니다. 찰랑 찰랑 길게 늘어진 머리띠를 한 윤 대표는 누가 봐도 소위 ‘여자, 여자’ 느낌입니다. 하지만 티 박스에 올라서자 드라이버를 200m 이상 날리는 ‘반전 매력’을 보여줬습니다. 페어라이어가 추구하는 디자인에서 ‘여자다운’ 강인함과 활동적인 캐릭터가 강조되는 이유가 설명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매경GOLF>와 페어라이어의 채리티 오픈 행사는 콘셉트부터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섬세하게 기획됐고, 기획력과 추진력에서도 페어라이어가 추구하는 여성스러움이 느껴졌습니다. 페어라이어 마케팅팀 이지혜 차장과 <매경GOLF> 이은정 기자가 진짜 ‘영혼을 갈아 넣어 준비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은정 기자와 이지혜 차장에게 진심을 담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너무 ‘자화자찬’ 아니냐고요? 칭찬할 건 칭찬해야죠.
제가 ‘여성스러움’이란 제목으로 칼럼을 쓰다 보니 그(He)나 그녀(She) 대신 그들(They)을 대명사로 써야 한다는 성 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 측면에서 누군가 논쟁을 걸어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칼럼은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저의 테스토스테론이 두뇌를 지배한 마초적 결정으로 나온 칼럼 제목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제가 지인에게 페어라이어와 자선골프대회를 하면서 너무 감동해 눈물이 날 뻔했다고 했더니 “남성 갱년기가 온 것일 수도 있어. 호르몬 변화가 시작될 나이”라고 시크하게 답하더군요. 이 감동이 그저 호르몬의 장난이 아니기를. 다음 채리티 오픈에선 더 많은 분과 함께 감동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