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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한 김캐디 대표 “화려한 기술보다 진정성과 고객 경험이 중요”
골프 생활 플랫폼 김캐디가 최근 누적 다운로드 수 200만을 넘겼다. 단순한 스크린골프 예약 플랫폼을 넘어 AI 스윙 코치, AI 스코어 기능, 쇼핑몰 등 골프 토털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는 김캐디. 이요한 대표는 화려한 기술보다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실행력으로 고객 경험을 넓혀나가는 것이 김캐디의 핵심 가치라고 힘주어 말한다.

“기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그것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스티브 잡스의 이 말은 이요한 대표가 추구하는 김캐디의 핵심 가치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문장일지 모른다. 이 대표는 앱의 화려한 기능이나 기술보다, 골퍼들이 현장에서 겪는 ‘진짜 불편함’을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캐디의 시작도 바로 이 부분에서 비롯됐다. 직장생활을 하던 중 스크린골프 예약의 불편함을 경험한 이 대표가 보다 쉽고 편한 예약 시스템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 김캐디 창업으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캐디가 등장하면서 많은 골퍼들이 스크린골프장에 일일이 전화로 확인하고 예약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났다.
기술이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며, 사용자의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으로 옮기는 힘이야말로 플랫폼의 본질이다. 김캐디는 이러한 본질에 충실하며 스크린골프 예약 외에도 레슨, AI 스윙 코치, AI 스코어, 쇼핑몰까지 서비스를 하나씩 늘려나가면서 골퍼들의 생활 속에 깊이 스며들고 있다. 김캐디가 내세우는 ‘골프 생활 플랫폼’이라는 말은 기술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골퍼의 시간을 덜어주고 생활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골퍼들이 어떤 점에서 불편을 느끼는지, 어떤 비스가 필요한지 현장에 직접 나가 목소리를 듣고 서비스를 개선해 나간다는 이요한 대표와의 일문일답을 옮긴다.
최근 김캐디가 누적 다운로드 200만 건을 달성했다. 많은 골퍼들이 김캐디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캐디가 많은 골퍼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골퍼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하나씩, 꾸준히 해결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레슨, 연습장, 스크린골프 등 일상 속에서 자주 이용하는 ‘실내 골프’ 영역에 집중해왔다. 국내 골퍼의 약 87%가 가장 자주 방문하는 곳이 실내연습장이나 스크린골프장이라는 통계가 있다. 그만큼 골퍼들의 활동이 실내 골프에 집중돼 있고, 자연스럽게 이 시장의 불편함을 먼저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지금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엔데믹 이후 국내외 정세가 불안정하고 경기불황으로 골프 시장이 안 좋다. 스크린골프 예약 이용률의 변화는.
스크린골프는 필드 골프의 대체재이자 보완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실제로 김캐디의 스크린골프 예약 이용률도 올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신규 유입뿐 아니라 재사용률과 이용 빈도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매장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가며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했지만, 지금은 김캐디를 통해 실시간 공실 확인, 가격 비교, 간편 예약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그 결과 고객들로부터 “골프 치고 싶을 때는 일단 김캐디부터 켠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시장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사용자 경험은 설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스크린골프 예약 외에 레슨, AI 스윙 코치, 쇼핑몰까지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은데, 반응이 좋은 서비스는. 최근에는 레슨과 연습패스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예전에는 근처 연습장에서 횟수권을 구매하고, 그 골프장에 소속된 프로에게 그냥 수업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 프로가 나에게 맞는지조차 알기 어렵지만, 달리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캐디는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1회 체험권 제공, 위치 기반 추천, 구력에 따른 코치 추천, 상세한 후기와 프로 이력 정보 등을 통해 레슨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연습장 이용도 장기권을 구매했다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소멸되는 비합리적인 소비 경험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필요한 만큼만 월 단위로 구독해 사용할 수 있는 연습패스를 시작했다. 결국 중요한 건, 이 모든 서비스가 각각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골퍼의 일상과 하나의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이다. 김캐디는 바로 그 연결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캐디 AI 스윙 코치의 특징은.
AI 스윙 코치는 김캐디 플랫폼에서 수집한 실제 골퍼들의 스윙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축했다. 골프 스윙을 8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에서 관절 위치 데이터를 인식해 총 15가지 동작 지표를 계산하게 된다. 더불어 방향, 회전축, 속도 등 볼의 궤적 정보를 짝지어 기록함으로써 스윙과 공의 움직임 간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골퍼의 문제 동작을 설명하고 분석해주는 기능과 함께 AI가 구체적인 교정 방향까지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플랫폼만으로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데… 김캐디의 매출 규모는.
플랫폼으로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인식이 있으나 김캐디는 2024년 상반기부터 이미 월 BEP를 넘어서는 구조를 만들었고, 연간 기준으로는 2024년 매출 38억 원을 기록했다.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은 스크린골프, 레슨 등 예약 중개를 통한 수수료 매출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동시에 스크린골프장 운영자들을 위한 B2B 솔루션 구독료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무인화 솔루션을 도입한 매장에서는 인건비를 평균 87% 절감하고, 영업시간 확장과 할인 운영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65% 이상 증가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매장 운영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효과를 만드는 솔루션은 고객 만족도와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 올리는 구조다. 김캐디는 이런 성과 있는 모델을 확산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수익성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확장을 준비한 걸로 안다. 현재 진출 상황은.
현재 김캐디의 솔루션은 유럽, 미국, 동남아 등 여러 국가의 스크린골프장에서도 사용되고 있는데, 대부분 해외에서 먼저 인바운드 요청에 의한 단발적인 공급이 많았다. 앞으로는 전략적인 해외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일본 시장부터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시뮬레이터 유통 에이전트와 함께 일본 현지 실내 연습장에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상황이다. 일본은 지금 실내 골프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동시에 무인 매장 운영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김캐디의 매장 자동화 및 무인화 B2B 솔루션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비즈니스를 전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실제로 고객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리고 ‘그 목소리를 빠르게 반영하는 실행력’이다. 김캐디는 그냥 책상에 앉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고객이 겪는 불편함을 직접 보고 듣고 해결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무인화 솔루션도 처음부터 계획했던 사업이 아니었다. 연습장 사장님들이 “직원을 구하기 어렵고, 반복적인 업무가 너무 번거롭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고, 그걸 해결하려다 보니 무인 운영 솔루션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또 많은 골퍼들이 기존 연습장 멤버십에 대해 “1년 치 끊어놓고 반도 못 쓰고 날아간다”는 이야기에 착안해 크레디트 기반으로 유연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연습패스를 만든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항상 고객이 겪는 불합리한 소비 경험이나 운영의 비효율을 포착하고, 그걸 해결하는 솔루션을 만들어왔다. 그래서 김캐디의 핵심 가치는 화려한 기술보다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실행력에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