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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식·장종필의 법을 알면 부동산이 보인다 - 아파트 가격 어디까지 갈까 : 생산비용을 중심으로

  • 김재식
  • 입력 : 2026.01.08 11:57

아파트 가격은 시장 심리보다 먼저 움직이는 구조가 있다. 건축비와 공사비로 대표되는 생산비용의 변화는 공급과 수요, 정책의 작동 방식까지 동시에 바꾼다. 이 글은 가격 논쟁의 중심을 ‘전망’이 아니라 ‘구조’로 옮겨본다.

사진설명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주택 시장은 널뛰기하는 가격 변동성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아파트 가격의 향방을 예측하는 일은 금리, 규제, 수요 심리 등 복잡한 요인들을 이해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다. 그러나 이 모든 변동성 속에서도 가격의 ‘밑바닥’을 결정하며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근본적인 요인이 있다. 바로 아파트 생산비용이다.

아파트 가격의 ‘밑바닥’을 결정하는 것: 생산비용의 폭등

아파트 분양가는 크게 택지비(토지비)와 건축비, 그리고 기타 사업비로 구성된다. 특히 건축비는 최근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가격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건설공사비 지표와 분양가상한제의 기본형 건축비 고시만 봐도 이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가파르게 오르는 건축비의 현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을 기준(100)으로 보았을 때 2025년 중반 기준으로 약 131 수준까지 올랐다. 이는 불과 5년 만에 30% 이상 오른 셈으로, 이전 5년 (2015~2020)의 상승률을 크게 상회한다. 이 지수의 상승은 자재비·노무비·간접비의 동반 상승을 반영한다.

기본형 건축비의 변화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분양가상한제에서 분양가를 산정할 때 기초가 되는 기본형 건축비는 2025년 3월 고시에서 ㎡당 214만 원(평당 약 706만 원)으로 정해졌고, 같은 해 9월에는 ㎡당 217만4000원(평당 약 717만 원)으로 다시 소폭 인상되었다. 기본형 건축비의 상승은 곧 분양가 상한의 바닥을 올리는 효과를 가진다.

정비사업 현장의 ‘평당 1000만 원 시대’ 현장에서는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단지 기준으로 평(3.3㎡)당 800만~1100만 원대, 일부는 1000만 원을 넘는 사례가 다수 보고된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최근 서울 정비사업 평균 공사비는 평당 약 842.7만 원 선으로 보도되며,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입찰공고에서 3.3㎡당 1120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성수 전략정비구역 등도 1132만~1160만 원 수준으로 언급된다.

이처럼 특정 핵심 입지의 공사비가 고착화되면, 분양가의 하한선 자체가 크게 올라간다.

생산비용과 하방 경직성 이처럼 건설사가 아파트를 짓는 데 투입하는 최소한의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은, 아파트 가격이 이 비용 이하로는 쉽게 떨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생산비용의 증가는 미래 아파트 가격의 하방 경직성(Price Floor)을 높이는 핵심 동인이다. 특히 정비사업에서의 고평균 공사비 확산은 ‘지역별 분양가 바닥’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린다.

공급 위축이 불러올 장기적 그림자

생산비용의 상승은 단순히 분양가를 높이는 것을 넘어, 주택 공급 물량 자체를 위축시켜 장기적인 가격 불안을 초래한다.

사업성 악화와 공급 부족의 시차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건축비까지 치솟자 건설사들의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인허가 및 착공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 아파트는 착공 후 입주까지 통상 2~3년이 소요되므로, 현재의 착공 감소는 시차를 두고 2~3년 뒤의 입주 물량 부족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착공 지연·수주 취소·조합-시공사간 증액 분쟁 등은 공급의 양과 질을 동시에 흔든다.

가격의 상단과 변동성을 만드는 수요 변수

공급 측면이 ‘밑바닥’을 결정한다면, 가격의 ‘상단’과 변동 폭은 수요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토지비와 매매가의 연동 서울의 경우 건축비 외에 토지비(택지비)

가 가격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각종 분석에서 2025년 상반기

서울 아파트의 평당 평균 매매 가격은 시점에 따라 등락하지만 대체로

3996만~4250만 원대에 분포(2025년 1월 직방·5월 부동산지인 집

계 등)한다. 즉, 이미 토지비·매매 가격 자체가 건축비를 압도하는 지

역(강남권·한강변 등)을 중심으로 가격 형성이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금리 환경과 구매력 기준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변동은 실수요

자의 구매력(대출 한도·원리금 상환 부담)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고금

리는 수요를 억누르는 즉각적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생산비 상승이 만

든 하방 경직성은 장기적으로 가격을 떠받치는 힘이 된다.

전세 시장의 영향 전세 가격의 등락은 매매 전환 수요를 촉발하거나

억누른다. 전세의 강세는 우선 실수요자의 매수 유인을 높여 매매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동하며, 전세-매매의 동학은 단기 변동성의

핵심 축이다.

아파트 시장의 향방과 정책적 과제

아파트 가격은 생산원가라는 물리적 제약과 거시경제(금리·유동성)의 합작품이다. 해답 역시 이들 변수들을 어떻게 조정, 조합하느냐에 달려있다.

생산비용과 금리의 충돌 현재 시장은 ‘생산비용 증가 및 미래 공급 부족 우려’라는 상승 압력과, ‘고금리 환경과 가계부채 부담’이라는 하락 압력이 교차하는 국면이다. 단기적 등락은 금리·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비용이 설정하는 하방 경직성 때문에 과거와 같은 급격한 폭락은 제한될 수 있다. 특히 정비사업 중심으로 형성된 ‘평당 수천만 원대 공사비’는 지역별 분양가 하한을 한층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공급 안정화를 위한 정책의 역할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수요 억제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원가 상승으로 위축된 공급 활성화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조합 (예시)이 가능하다.

금융 지원: 정비사업의 초기 비용·착공 리스크를 경감하는 장기 저리 대출 프로그램 제공.

세제·인센티브: 조합·사업자에게 기부채납·공공기여 부담을 완화해 착공을 촉진.

공공-민간 협력: 공공이 부지 일부를 매입해 저비용 주택을 공급하거나, 공동시행으로 사업성을 보완.

이런 방안들은 단기적 대책이라기보다 ‘착공-입주’의 시차를 메우는 중장기적 공급 안정화 패키지가 되어야 한다.

공급 안정화, 그것이 문제다

아파트 가격의 향방은 생산비용이라는 현실적인 벽을 인정하고, 수요와 공급 양측면의 정책을 균형 있게 운용할 때 비로소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건축비·공사비의 상승은 이미 가격 바닥을 높이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으므로, 이를 무시한채 수요 억제만을 고집하면 공급 절벽과 지역별 양극화만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어떻게 공급을 안정화할지’에 대한 실효성 있는 디자인이다. 금융, 세제, 공공 참여를 촘촘히 연결하는 방법을 조속히 찾아야 한다.

[writer 김재식 변호사]

김재식 변호사는 법조계 24년 차로, 주택정책과 부동산 분야에 정통한 ‘생활 밀착형’ 전문가다. 광주 출신으로 광주대동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국토부 장관정책자문위원,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 공동주택우수관리 심의위원 등 부동산과 주택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현재 법무법인 에이펙스의 파트너 변호사이자 한국주택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재식 변호사는 법조계 24년 차로, 주택정책과 부동산 분야에 정통한 ‘생활 밀착형’ 전문가다. 광주 출신으로 광주대동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국토부 장관정책자문위원,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 공동주택우수관리 심의위원 등 부동산과 주택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현재 법무법인 에이펙스의 파트너 변호사이자 한국주택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장종필 변호사는 서울대 인문대를 졸업하고 제4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UC 데이비스 로스쿨에서 연수(LL.M.)를 마쳤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도시공사 등 주요 공기업의 자문 및 소송을 맡았으며, 현재 법무법인(유한) 에이펙스의 파트너 변호사로서 건설·부동산 기업과 신탁사, 상장 법인 등의 법률 자문 및 소송을 수행하고 있다.
장종필 변호사는 서울대 인문대를 졸업하고 제4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UC 데이비스 로스쿨에서 연수(LL.M.)를 마쳤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도시공사 등 주요 공기업의 자문 및 소송을 맡았으며, 현재 법무법인(유한) 에이펙스의 파트너 변호사로서 건설·부동산 기업과 신탁사, 상장 법인 등의 법률 자문 및 소송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