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골퍼들의 허리가 위험하다
주니어 골퍼들 중에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성장기 아이들이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 보면 척추전방전위증이나 척추이분증이 생길 수 있다. 아이를 멋진 프로 선수로 키우고 싶다면, 오늘 아이의 스윙 횟수가 아니라 허리 건강을 먼저 체크해야 한다.
국격을 높이는 것 중에 하나가 체육과 문화강국이 되는 것이다. 프로 골퍼와 세계적인 선수를 목표로 연습 중인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기보다 골프를 좋아하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 시작한 경우가 많다. 골프는 교육비도 다른 운동보다 엄청나게 많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부모들은 아이들이 빨리 유명 선수로 성장하기를 원한다. 연습을 많이 시켜 스윙 머신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1998년 박세리 선수가 US 오픈을 우승한 뒤 ‘동양인도 LPGA골프에서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시 경제적으로 좀 여유 있는 가정에서 골프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지금은 체육 교육도 많이 개선됐지만 당시에는 무조건 공을 많이 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루 1000개 스윙, 아이의 허리는 버틸 수 없다
2000년대 초반 여자 중학교 골프팀의 한 학생이 허리가 너무 아프다며 찾아왔었다. X-레이 촬영 결과 척추가 옆으로 휜 척추측만증과 척추 뼈가 두 개의 부분으로 나뉘는 척추이분증이었다. 그런데 옆에 서 계셨던 아버지는 “뭐가 그렇게 아프냐! 좀 더 열심히 해서 빨리 프로가 되고, 돈을 벌어야 할 거 아니냐”라며 딸 아이를 나무랐다. 듣고 있던 나는 아버님은 진료실에서 나가 계시라 하고 그 선수에게 이것저것 물었다.
그 학생은 아침부터 학교에 가서 출석 체크만 하고 바로 연습장에서 볼을 쳤단다. 하루에 치는 볼이 1000개 가까이 된다고 했다. 아버지께 골프를 하기 싫다고 얘기했지만,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버지께서는 그냥 밀어붙여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는 ‘아 이건 아니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후 그 학생은 추적검사도 진행하지 않아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
‘척추분리증’과 ‘척추전방전위증’의 위험한 연결고리
그 후로 골프 관련 통증에 관심을 갖고 진료를 많이 해왔다. 최근에는 주니어 선수들의 골프 통증에도 관심을 갖고 진료를 하는데, 생각보다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주니어 선수들이 많고 문제가 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문제가 발생되는 부위가 척추 요추 5번(L5)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약 2~3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척추전방전위증(Spondylolisthesis) 진행은 여성에서 더 빈번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일반인보다 운동 선수에게 발생하는 경우가 높다. 아직 정확한 의학적 보고는 없지만 골프처럼 편측으로 계속 공을 때리는 경우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10대 초반에는 척추 뼈의 성장이 마무리되지 않아 협부(Pars Interarticularis)라고 불리는 부위가 매우 약하다. 이 시기에 과도한 운동이나 잘못된 자세로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피로 골절이 발생하면서 뼈가 척추이분증으로 진행하게 된다.
척추이분증은 초기에 발견하면 휴식과 허리 강화운동 보조기 착용 등으로 뼈가 붙을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방치해 만성적인 ‘불유합’ 상태가 되고 진행이 계속되면 전방전위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골프 선수로는 아주 불행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스윙 횟수보다 허리 건강 체크 먼저
부모와 코치 등은 주니어 선수가 척추전방전위증이나 척추분리증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주니어 선수는 반드시 허리 X-레이를 꼭 찍어 봐야 한다. X-레이로도 쉽게 판별이 되지만 CT나 MRI 검사를 하면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척추에 이상이 있으면 의사와 부모, 코치는 병이 더 발전되지 않도록 당분간 골프를 중단시키고 치료에 전념해야 한다. 상태의 심각성을 무시하고 진통제와 척추 주사만 맞고 골프를 계속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 그리고 결국 수술만이 해결 방법이 된다.
부모의 욕심에 아이의 척추를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 아이를 좋은 골프 선수로 성장시키고 싶다면 허리 통증이 나타났을 때 무시하고 넘어가면 안 된다. 오늘 아이의 스윙 횟수가 아니라 허리 건강을 먼저 체크해야 한다.
writer 서경묵(M.D., Ph.D/부민병원 스포츠재활센터 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