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하고 비용 아끼고… 스크린골프도 무인(無人) 시대
무인 카페와 편의점이 일상이 된 것처럼, 스크린골프장도 ‘무인(無人) 운영’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 경기침체로 인한 어려움으로 무인·자동화 24시간 매장이 늘었고, 앱 기반 비대면 이용에 익숙한 젊은 골퍼들 중심으로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무인 카페, 무인 편의점, 셀프 빨래방, 키오스크 기반 음식점... 이제 ‘무인ʼ이라는 단어는 우리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고객들도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해졌고, 효율성과 편리함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비대면 소비 문화를 확산시키며 무인 점포의 성장도 가속화됐다.
최근에는 무인 매장에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완전 자동화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형태다. 단순히 사람만 없는 무인 매장을 넘어 비전 AI와 현장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에지컴퓨팅 등을 활용해 자동 결제와 매장의 재고 확인 등 운영까지 자동화하는 완전 무인화 형태의 매장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카드의 무인 가맹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2250개였던 무인 점포는 1만 개를 넘어서며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건비 급등과 인력난에 대한 대안으로 무인 매장 창업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소비자의 언택트 니즈를 충족시키는 완전 자동화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스크린골프 무인·자동화 시장도 성장세
산업 전반에 걸쳐 무인·자동화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골프업계 역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가장 빠르게 변화되는 곳은 스크린골프 매장.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여기에 구인난 문제와 경제침체까지 더해져 골머리를 앓던 자영업자들이 무인·자동화 솔루션으로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
스크린골프 매장이 24시간 무인 편의점이나 카페처럼 변신하는 가운데 관련 솔루션 시장도 커지고 있다. 2024년 9월 무인화 솔루션을 정식 론칭한 골프 생활 플랫폼 김캐디는 2025년에만 무인화 솔루션 매장 수가 5배 증가하며 4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김캐디 관계자는 “인건비 부담과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무인 전환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시공을 진행할 때부터 무인화를 염두에 두고 계약하는 매장도 증가 추세다”라고 말했다.
김캐디 외에도 딸깍, 멀티온골프, 유나우골프, 판도플랫폼 등도 스크린골프 매장에 무인·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들이다. 제공하는 서비스는 예약 및 결제 자동화부터 24시간 무인 운영이 가능한 관제시스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한 출입문과 룸의 조명, 냉난방 제어 등이다.
늘어나는 24시간 무인 스크린골프 브랜드
24시간 무인 운영이 늘어나면서 관련 스크린골프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다. 퍼니25는 경기도 시흥에 300평 규모로 24시 스크린골프 매장을 2024년 오픈했다. 퍼니25 관계자에 따르면 IoT 시스템을 통한 스크린골프 매장뿐 아니라 무인 편의점까지 운영하고 있어 지역 골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골프 및 파크골프 시뮬레이터를 개발·공급해 온 지티에스앤은 올해 24시간 무인 스크린골프 브랜드 ‘GOLF24’를 공식 론칭했다. GOLF24는 ‘24시간 골프는 계속되어야 한다’를 캐치프레이즈로, 골프를 보다 자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생활권 중심 무인 스크린골프 브랜드다. 무인 운영을 통해 기존 스크린골프장 대비 이용 가격 부담을 약 30% 이상 낮췄으며, 24시간 운영으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이용 환경을 구현했다.
지티에스앤 박현철 대표는 “GOLF24는 시간과 비용 부담으로 골프 연습이 쉽지 않았던 이용자들을 위해 기획한 브랜드다. 최근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는 무인·실내 스크린골프장 흐름을 국내 환경에 맞게 재해석해, 더 자주 즐길 수 있는 골프 경험을 구현했다”라고 밝혔다.
인건비 줄고, 운영 시간 늘고…
무인·자동화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과 운영의 효율성이다. 특히 인건비가 줄고 운영 시간이 24시간으로 늘면서 매출이 증가하는 편이다. 무인 시스템을 도입 후 매출이 30% 증가한 스크린골프 매장들도 있다. 특히 야간 시간대 이용률이 크게 상승했고, 고객들이 편리하게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재방문율도 높아졌다는 의견이다.
점주들의 심리적인 만족감도 높다. 김캐디 무인 솔루션 시스템을 도입한 한 점주는 “운영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었다. 인력 관리, 야간 운영 부담 등이 줄고 매장을 직접 지키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운영돼서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무인 스크린골프 매장은 창업 초기 자본도 적게 든다. 24시간 무인 스크린골프 브랜드 0753 골프 관계자는 “무인 스크린골프 매장은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스크린골프 매장을 창업하려면 4억~6억 원 정도의 자본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인 스크린골프 매장은 4000만 원 정도면 작은 공간에 1개의 룸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0753 골프는 서울에만 1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매출도 점점 올라가고 있어 확장을 모색 중이다.
디지털, 비대면에 익숙한 젊은 층 선호
무인 스크린골프장은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예약부터 출입, 결제까지 전 과정을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무인 스크린골프 이용 비용은 1회당 1만 원 내외로 일반 매장보다 저렴한 편인 데다 연습과 게임뿐 아니라 AI 티칭 프로그램을 통해 레슨을 받을 수도 있다. 김캐디는 0753 골프 매장을 중심으로 AI 스윙코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골프존, 카카오프렌즈 등 해당 매장에서 사용하는 시뮬레이터의 종류에 상관없이 AI 스윙코치를 이용할 수 있다.
GOLF24 역시 연습 시에는 무인 연습장 최초로 스윙 영상과 샷 데이터를 함께 분석하는 AI 스윙 분석 시스템을 적용했다. 초정밀 카메라로 촬영된 스윙 영상과 비거리·방향·속도 등 샷 데이터를 AI가 동시에 분석해, 스윙 동작과 샷 결과 간의 연관성을 데이터 기반으로 확인할 수 있다. 티칭 프로가 없어도 AI 기반 셀프 트레이닝이 가능한 것이다.
골퍼들 사이에서도 이제 무인화가 불편함이 아니라 편의성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낯선 사람과의 소통에 부담감을 느끼고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젊은 골퍼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무인 매장이어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오히려 눈치 보지 않고 편하다”라는 후기가 다수 올라오고 있다. 0753 골프 관계자는 “매장 이용자들의 주요 연령대를 보면, 디지털에 익숙하고 야간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30대가 많은 편이다”라고 분석했다.
자동화와 무인화는 단순히 인건비 절감 차원을 넘어, 운영 효율성, 데이터 기반 경영, 고객 경험 혁신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무인이라고 방치해 두면 시설 노후, 불만 누적, 리뷰 악화로 연결되기 때문에 꾸준한 유지 관리는 필수다.
또한 아직 디지털 시스템에 친숙하지 않은 50대 이상 골퍼들에겐 불편함이 앞선다. 우리나라에서 골프를 즐기는 코어층은 아직 50대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골프 산업에서도 무인·자동화 바람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