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 밴드만 잘 사용해도 스윙이 달라진다
골프 시즌이 시작되면 설레는 마음에 클럽부터 챙기기 쉽다. 하지만 시니어 골퍼에게 더 중요한 것은 장비보다 먼저 몸의 준비 상태다. 첫 티샷 전 20~30분의 스트레칭과 유연성 운동은 스윙의 질을 바꾸고, 라운드 중 부상 위험을 줄이며, 라운드 뒤 통증까지 크게 좌우한다. 시즌 초반일수록 시니어 골퍼는비거리보다 먼저 몸의 유연성을 점검해야 한다.
골프 시즌이 돌아왔다. 설레는 마음으로 라운드를 나갈 때 시니어 골퍼들은 어떤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까? 공을 때릴 수 있는 충분한 몸의 준비는 되어 있는가? 우선 먼저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직접 체험하고 목격한 필자의 이야기를 먼저 해보려 한다.
20~30년 전 일이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당시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 스타였던 최광수 프로는 ‘독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보통 체구에 날씬한 몸매였지만 대회 때는 독사처럼 순식간에 목표를 공격하듯이 빠르고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수차례 우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필자가 골프에 관심이 높을 때 가끔 대회장에 갤러리로 참여해 프로들의 라운드와 연습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당시 최고 프로 골퍼의 한 명인 노장 최광수 프로의 연습 장면을 보기 위해 갤러리들이 연습 레인지 뒤에 모여 구경을 하고 있었다. 연습 레인지에 도착한 최 프로는 그의 스윙을 구경하려 모여든 갤러리들을 뒤에 두고는 공을 치는 게 아니라 약 30분간 열심히 땀을 낼 정도로 제자리 뛰기와 전신 스트레칭을 하는 게 아닌가? 속으로 ‘연습볼 치는 모습은 왜 안보여주지?’ 하며 아쉬워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운동 전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것 같다.
라운드 전 30분 스트레칭이 스윙을 바꾼다
골프 친구 중 한 명은 티타임에 아슬아슬하게 맞춰 도착하거나 심지어 한 홀이 지난 후 도착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친구들이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고치지 않는 나쁜 습관이 돼 버렸다. 다른 친구들은 먼저 도착해 스트레칭과 연습 스윙도 하고, 연습 그린에서 그린스피드를 체크하며 퍼팅도 10여 개 정도 한다. 이렇게 첫 티샷까지 준비하는 시간은 20~30분 정도가 된다.
그날도 어김없이 늦게 도착한 친구는 아무 준비 없이 “늦어서 미안해” 한마디를 하며 바로 티샷을 했다. 하지만 곧 “아이고 허리야!” 하며 허리를 부여잡고 그 자리에 주저앉는 바람에 라운드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 라운드 모임에서 필자가 스트레칭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이야기를 했는데도 잘 듣지 않았다.
타아거 우즈는 전성기 시절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골프란 운동에서는 힘(Power)보다 몸의 유연성(Flexibility)이 더 중요하다.” 스트레칭과 유연성을 강조한 얘기다. 물론 힘이 있고 유연성도 좋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말이다.
얼마 전 친구들과 라운드를 하는데 한 친구가 필자에게 “이제 곧 70살인데도 아직 비거리도 좋고 참 부드럽게 잘 치네. 친구들에게 비결을 좀 알려줘”라며 칭찬을 했다. 필자는 시간을 따로 내 헬스클럽에서 근력운동을 하는 것보다 수시로 밴드를 이용한 운동을 하며 스트레칭에 주력하고 있다.
이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그래서 친구들에게도 고무밴드로 하는 다양한 스트레칭을 하루 한 차례라도 하라고 조언했다. 한 달 뒤 다시 만난 그 친구는 고무밴드 운동을 시작한 다음부터는 라운드 다음 날에도 어깨나 허리 통증이 없다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간단한 고무밴드 운동으로 관절과 스윙을 살린다
그럼 시니어의 유연성 운동에 들어가기 전 우리 몸의 구조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스트레칭 운동을 통해 뼈를 유연하게 만들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골격은 태어나 성장기의 영양에 따라 그리고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면 어떤 구조물을 유연하게 만들 수 있나? 근육은 순간적인 과한 힘이 가해지면 파열될 수도 있고 피로물질이 축적되거나 긴장하면 경련이 오기도 하고 짧아지기도 한다. 충분한 휴식과 최적의 운동을 통해 강하고 부드럽고 유연성이 유지되는 근육을 만들 수 있다. 근육이 뼈에 붙는 부위인 힘줄(Tendon)도 잘 관리하고 충분히 스트레칭해 주면 근육보다는 아니지만 유연성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힘이 가해질 때는 힘줄도 파열이 생길 수 있으며, 파열이 발생하면 근육 파열보다 훨씬 긴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
완전파열이 되면 수술을 해야만 한다.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Ligament)는 신전되는 정도가 거의 없다. 그래서 몸을 부드럽게 관절 가동역을 넓히는 방법은 스트레칭과 유연성 운동을 통해 근육과 힘줄을 잘 관리하고 부드럽게 힘을 낼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렇게 만들기 위해 고무밴드 운동(Tubing Exercise)을 매일 1회 이상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어느 정도 훈련을 통해 쉽게 고무줄이 늘어나면 좀 더 센 고무밴드로 바꿔 운동을 하면 된다. 이렇게 운동하다 보면 시니어 골퍼에게 적당한 근력, 지구력 운동 및 근육의 부상 방지에도 굉장히 도움이 된다.
대관절인 고관절, 슬관절, 어깨 관절 주위를 먼저 교대로 해볼 것을 권한다. 두 달 동안 매일 하면 더운 여름철에도 지치지 않고 멋진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writer 서경묵(M.D., Ph.D/부민병원 스포츠재활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