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로 프로 무대를 흔든 기대주 - 열네 살 김서아를 말하다 ① 이시우 코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만 14세 기대주가 등장했다. 중학교 2학년 김서아다. 아직 아마추어 신분이지만, 최근 프로 무대에서 남긴 성적과 장면은 단순한 ‘반짝 활약’으로 보기 어렵다. 폭발적인 장타와 과감한 경기 운영, 큰 무대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태도까지. 김서아는 지금 한국 여자골프가 왜 다음 세대를 기대하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이름이다.
김서아는 2026 시즌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더 시에나 오픈에서 합계 9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다. 초청 선수로 나선 대회에서 첫날부터 4언더파를 몰아쳤고, 270야드 티샷에 이은 투온과 18m 이글 퍼트로 강렬한 장면을 만들었다. 이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합계 1언더파 공동 18위를 기록했다. 311.2야드 티샷과 홀인원까지 더하며, 한두 번의 인상적인 샷이 아닌 결과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미 주니어 무대에서는 검증을 마쳤다. 2024년 골프존 MBN 꿈나무 골프선수권 우승을 포함해 한 해 8승을 거뒀고, 중학교 진학 후에도 베어크리크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 준우승,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 공동 5위에 올랐다. 2025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는 컷을 통과해 프로 무대 적응력도 일찌감치 보여줬다.
주니어 무대를 평정한 뒤 프로 투어에서도 곧바로 존재감을 드러낸 14세 골퍼. 그래서 지금 김서아를 주목해야 한다. 매경GOLF는 시즌 중인 그를 대신해, 가장 가까이에서 김서아를 지켜본 이들의 목소리로 이 특별한 기대주의 현재와 가능성을 들여다봤다.
스윙코치 이시우가 본 김서아
장타력보다 먼저 눈에 띈 호기심, 승부욕, 그리고 큰 무대에서 흔들리지 않는 마음
고진영, 리디아 고, 김주형 등을 지도해 온 이시우 코치는 2024년 가을 김서아를 처음 만났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김서아는 이미 또래 사이에서 ‘멀리 치는 선수’로 이름이 나 있었지만, 이 코치가 먼저 본 것은 비거리만이 아니었다. 질문을 멈추지 않는 호기심, 패배를 성장의 계기로 바꾸는 태도, 큰 무대에서도 자신의 플레이를 즐기는 마음. 이 코치는 김서아의 현재를 만든 힘이 바로 그 안에 있다고 말한다.
Q. 김서아를 처음 만난 순간이 궁금합니다.
서아를 처음 만난 건 2024년 가을이었어요. 당시 초등학생이던 서아는 초등부에서 거리가 많이 나가는 선수로 소문이 나 있었고, 첫인상은 ‘초등학생치고 피지컬이 크다’는 느낌이었습니다.
Q. 첫 만남에서 비거리 외에 눈에 들어온 점도 있었나요.
뭔가 다르다는 생각보다는 골프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 보였어요. 보통 또래 아이들은 레슨을 받으면 질문하기보다 이야기를 듣고 따라 하는 편인데, 서아는 질문이 많았습니다. 궁금해하는 것도 많은 친구예요. 당시 스윙의 패턴과 힘은 지금의 서아와 많이 달랐지만, 유연성은 지금처럼 좋았습니다.
Q. 프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낸 김서아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장타력과 정교한 숏게임은 누구나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 있는 프로 무대에서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그중에서도 서아가 프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자신의 실력을 어느 정도 증명했다고 봅니다. 물론 앞으로 해야 할 부분은 더 많습니다. 다만 프로들과 비교해도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면, 강심장이라는 점이에요. 멘털과 승부욕은 다른 프로 선수들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지금의 김서아를 만든 결정적인 장면이 있었나요.
서아가 KGA 베어크리크 대회에서 선두를 달리다가 국가대표 언니에게 역전패를 당한 적이 있었어요. 그 이후로 샷에 대한 집중도와 한 타의 소중함을 알고 연습에 임하는 모습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의 김서아를 만든 중요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Q. 지도 과정에서 김서아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나요.
아직은 본인의 느낌을 강하게 주장하기보다는 제가 이야기하는 부분을 잘 따라 해 보는 편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것은 아니고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서로 설정해 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건 투어 선수나 주니어 선수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Q. 지금 김서아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무엇인가요.
프로 무대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고 많은 팬이 생기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서아 선수가 지금 해야 하는 무대는 KGA 무대이기 때문에, 우선은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서아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주변의 많은 시선에 힘들어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서아는 그런 것조차 즐기는 아이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프로 무대에 너무 빨리 적응하면서 아마추어 무대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까 하는 점은 조금 염려하고 있습니다.
Q. 성장기 선수인 만큼 가장 조심스럽게 보는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너무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보면, 샷이 조금만 안 돼도 실망하거나 자책하고, 무언가를 보여주는 플레이에 초점을 둘 수 있거든요. 그 부분이 가장 조심스럽습니다. 많은 분들이 허리를 많이 사용해서 부상에 대한 걱정을 하시는데, 실제로는 하체 움직임을 많이 사용하는 스윙입니다. 그래서 트레이너 선생님들과 자주 이야기하면서 몸 상태를 체크해 나가고 있습니다. 멘털적인 부분은 제가 투어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무엇이 필요한지 잘 짚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 서어진, 권서연, 김민선, 김민솔, 이효성, 성아진 등 국가대표를 거쳐 간 제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중간중간 스윙 밸런스와 멘털 케어를 잘해 줄 생각입니다.
Q. 기술적으로 봤을 때 김서아의 가장 큰 무기와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무기는 지면 반력입니다. 현재 지면을 잘 사용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이 나이에 하체를 사용하는 패턴은 서아가 단연 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비거리를 쉽게 만들어 냅니다. 다만 스윙 플레인이 아직 완벽하게 안정적이지는 않아서 가끔 왼쪽으로 당겨지는 미스가 나옵니다. 그 부분을 보완한다면 머지않아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팬들이 김서아를 바라볼 때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요?
이 정도 나이에 이런 장타력을 가진 선수는 흔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거기에 천진난만한 모습까지 있으니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다만 미디어와 팬분들은 서아가 아직 성장기의 14세 소녀라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봐 주셨으면 합니다. 특급 유망주이고 잘하는 선수지만, 아직은 어린 선수이기도 합니다. 그 점을 함께 이해해 주신다면, 훗날 세계 랭킹 1위에 올라서도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멘털을 가진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지만, 지금은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점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