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앤지레저 이승훈 대표 “골퍼가 불편해하는 일이라면, 오래 걸려도 끝까지 풀어야죠”
이승훈 대표는 20년 가까이 골프회원권 시장을 지키며, 회원권 매매를 중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골퍼가 실제로 겪는 예약과 이용의 불편을 해결해 온 사업가다. 그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이제는 해외 골프 자유여행 플랫폼 ‘골프티온’을 키우며, 차세대 골프 플랫폼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확장해 가고 있다.
티앤지레저 이승훈 대표는 오랫동안 ‘골프회원권 전문가’로 불려온 사람이다. 20년 가까이 회원권 매매와 분양 중개를 업으로 삼으며 변화가 빠르지 않은 시장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쌓아왔다. 그가 만든 회사 티앤지레저 역시 회원권과 골프여행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기업이다.
그런 그가 최근 몇 년 사이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해외 골프 자유여행 플랫폼 ‘골프티온’을 앞세워 회원권 중심의 사업 구조를 플랫폼 기반의 골프서비스 기업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골프장 실시간 예약 서비스 ‘휙’을 시작으로 해외 골프장을 보다 손쉽게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도 하나씩 구현해 가고 있다.
골퍼의 불편을 풀기 위해, 느린 시장을 끝까지 버티다
이 변화는 단순한 신사업 진출이라기보다 경제학을 전공한 이 대표가 시장의 흐름을 읽고 오랫동안 골프 현장에서 품어온 문제의식을 사업으로 옮긴 결과에 가깝다. 골퍼가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기존 시장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수요가 커질지를 현장에서 체감해 온 그는 이제 그 해법을 플랫폼에서 찾고 있다.
다만 이 길은 빠르게 결과를 증명하는 방식의 사업과는 결이 다르다. 해외 골프장과의 연동, 현지 파트너십, 시장의 관성까지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조급하게 성과를 좇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붙들고 시장을 여는 쪽을 택했다. 회원권 시장에서 오래 신뢰를 쌓아온 사람이 플랫폼 사업에서도 다시 한 번 ‘버티는 힘’을 꺼내 든 셈이다.
언제 골프를 시작하셨습니까. 지금은 골프를 어떤 스포츠로 받아들이고 계신가요. 골프를 2011년쯤 시작했습니다. 2004년에 회원권 업계에 들어왔는데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골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처음에는 공을 치는 재미도 있었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좋았습니다. 지금은 스코어를 내기 위한 운동이라기보다 관계를 이어가는 수단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보기 플레이어입니다. 가끔 드라이버가 잘 맞아 250m 정도 나가면 그걸로 위안을 삼는 정도죠. (웃음)
20년 가까이 회원권 시장에서 일해오셨습니다. 고객들이 티앤지레저를 신뢰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회원권 중개인의 입장에서는 매매나 분양을 중개할 때 수수료가 많이 발생하는 거래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저는 우리의 이익보다 고객의 입장에서 리스크가 큰 건이라면 그 위험을 숨기거나 과장하지 않고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나 조차도 납득이 가지 않는 건은 절대 하지 말라고 정직하게 말씀드려 왔습니다. 당장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해야 오래갑니다. 고객이 “이 사람은 팔기 위해 좋은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입장에서 먼저 판단해 준다”고 느껴야 신뢰가 쌓입니다. 티앤지레저가 지금까지 이어져 온 가장 큰 힘도 결국 그 원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회원권을 중개한 뒤에도 예약 문제까지 적극적으로 챙겨오셨다고요. 회원권을 산 고객이 가장 크게 불편을 느끼는 지점 중 하나가 부킹입니다. 큰돈을 들여 회원권을 마련했는데 정작 원하는 때 골프장을 이용하지 못하면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죠. 저는 그걸 거래 이후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고객이 예약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 골프장과 계속 소통했고 가능한 방법을 찾아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회원권을 사고파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고객이 실제로 얼마나 편하게 이용하는지까지 고민하는 것은 아무나 하지 못한다고 봤습니다. 큰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어디에서차별화할 수 있을지를 더 많이 고민했고 그 답이 결국 고객의 불편을 줄이는일이었습니다.
회원권 중개와 플랫폼 사업은 전혀 다른 영역처럼 보입니다. 두 일을 관통하는 대표님의 기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저는 늘 ‘골퍼가 편해야 오래간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회원권을 다룰 때는 고객이 실제로 이용하며 겪는불편을 봤고 지금은 해외 골프여행을 준비하는 골퍼가 어디에서 막히는지를 보고 있습니다. 방식은 달라도 기준은 같습니다. 불편한 지점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해결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골프티온도 같은 맥락에서 시작됐습니다. 여행은 이미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흐름으로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원하는 항공편과 호텔을 직접 고르고 자기 일정에 맞춰 움직이는 데 익숙해졌죠. 그런데 해외 골프여행만큼은 여전히 패키지 의존도가 높아요. 골프장 예약만 편해지면 훨씬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질 텐데 그 부분이 비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제가 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시장을 오래 지켜본 우리가 먼저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죠.
해외 골프 자유여행 플랫폼의 첫 시장으로 일본을 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일본은 한국 골퍼에게 골프 자유여행지로서 조건이 좋습니다. 비행 시간이 짧고 치안과 위생 수준이 높고 골프장 관리 상태도 안정적입니다. 가격 면에서도 매력이 있고요. 다만 현지 골프장을 직접 예약하려면 언어와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아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일본 현지 플랫폼을 번역기까지 돌려가며 이용하는 분들도 있었죠. ‘휙’은 한국 골퍼가 보다 쉽게 일본 골프장을 예약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입니다. 최근에는 일본 골프 자유여행객을 위한 골프클럽 대여 서비스와 차량 송영 예약 대행도 시작했습니다. 캐디백을 직접 들고 가지 않아도 원하는 브랜드와 스펙의 클럽을 현지 골프장에서 받아 라운드하고 반납할 수 있습니다. 골퍼가 실제 여행 과정에서 느끼는 번거로움을 하나씩 줄여가고 있습니다.
일본 골프장과의 실시간 예약 연동은 결코 빠르게 풀리는 일이 아니었을 듯 합니다. 일본은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사업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해서 바로 결론이 나는 시장이 아닙니다. 의사결정 구조가 굉장히 신중하고 내부 검토도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세이부그룹과는 첫 미팅 당시 마침 한국 파트너를 찾고 있던 상황이라 좋은 흐름이 있었지만 그래도 실제 계약까지 1년 반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그 정도면 상당히 빠른 편이라고 하더군요. 이 시장은 1~2년 안에 빠르게 성과를 내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지치기 쉽습니다. 골프장 하나 하나와 신뢰를 쌓고 시스템을 맞추며 천천히 연결해 가야 하는 시장입니다.
그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시장에서 티앤지레저가 끝까지 갈 수 있었던 힘은 무엇입니까. 결국 버티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자받은 기업들은 보통 빠르게 성과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런데 일본처럼 의사결정이 느리고 해외 골프장과의 연동에 시간이 필요한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간에 빠져나가는 회사도 적지 않습니다. 저희는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티앤지레저는 20년 동안 이어온 회원권 사업과 골프여행사업의 실체가 있고 고객과 현장을 직접 경험해 온 조직이 있습니다. 단순히 아이디어만 들고 들어온 것이 아니라 골퍼가 무엇을 불편해하는지를 오래 지켜본 회사라는 점이 다릅니다.
베트남 빈펄과 실시간 연동을 논의할 때도 현지 IT팀에서 당장은 어렵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지금 안 되는 것이지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지 않느냐, 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시장이 결국 열린다고 믿습니다. 골퍼가 불편해하는 일이라면 오래 걸려도 끝까지 풀어야죠.
앞으로 골프티온이 골퍼들의 여행 문화를 어떻게 바꾸길 바라십니까. 골퍼들이 해외 골프를 훨씬 편하게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원하는 골프장을 직접 고르고 필요한 서비스만 선택하고 예약이나 이동 장비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봅니다. 골프티온이 그 변화를 조금 앞당기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