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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가 3이면 샤프트는 7” 골프채를 통째로 설계하는 토종 브랜드의 승부

세일즈맨에서 클럽 개발자로 변신한 엘로드 송시명 과장 비거리 중심 다이너스와 달리 방향성까지 잡은 M900 Ⅸ 개발 헤드와 샤프트를 함께 설계·매칭하는 국내 브랜드의 경쟁력

  • 정효신 기자
  • 입력 : 2026.07.24 17:26
  • 수정 : 2026.07.24 17:46
세일즈맨에서 클럽 개발자로 변신한 엘로드 송시명 과장
비거리 중심 다이너스와 달리 방향성까지 잡은 M900 Ⅸ 개발
헤드와 샤프트를 함께 설계·매칭하는 국내 브랜드의 경쟁력
엘로드 M900 Ⅸ 상품개발을 담당한 송시명 과장 (사진-류준희 기자)
엘로드 M900 Ⅸ 상품개발을 담당한 송시명 과장 (사진-류준희 기자)

“골프클럽의 성능에서 헤드가 3이라면 샤프트는 7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골프클럽 브랜드 엘로드의 송시명 상품개발 담당은 클럽 개발에서 샤프트가 차지하는 비중을 이렇게 설명했다. 반발력이 높은 헤드도 골퍼의 스윙과 샤프트의 복원 시점이 맞지 않으면 제 성능을 내기 어렵다. 엘로드가 M900 Ⅸ를 개발하며 헤드와 샤프트를 하나의 완성품으로 설계한 이유다.

골프학과를 졸업한 송 과장은 6~7년간 클럽 세일즈 업무를 하며 매장과 골프 현장을 누볐다. 골퍼들이 어떤 클럽을 찾고 무엇을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하는지 가까이에서 지켜본 경험은 이후 제품 개발의 밑바탕이 됐다.

처음부터 개발자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 기존 개발 담당자가 회사를 떠나면서 클럽과 시장을 모두 이해하는 인력이 필요해졌고, 골프 전공과 세일즈 경험을 갖춘 송 과장이 개발 업무를 맡았다. 마침 새로운 제품 개발 제안까지 들어오면서 연구개발을 시작할 시기와 맞아떨어졌다.

송 과장은 M900 Ⅸ의 콘셉트 설정부터 헤드와 샤프트 소재 선정, 퍼포먼스와 내구성 시험까지 클럽 제작 전반에 참여했다. 여기에 소재와 설계, 테스트를 담당한 엘로드 상품개발팀의 협업이 더해지며 하나의 완성된 클럽이 탄생했다.

정답 없는 골프, 취향을 설계하다

송 담당이 세일즈 현장에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골프클럽에는 하나의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헤드 스피드가 비슷한 골퍼라도 선호하는 스윙 감각은 다르다. 샤프트가 부드럽게 휘어졌다가 빠르게 돌아오는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윙 전환 구간에서 샤프트가 단단하게 받쳐주는 느낌을 원하는 골퍼도 있다.

연령만으로 클럽을 구분하기도 어려워졌다. 최근의 시니어 골퍼는 과거보다 근력과 스윙 스피드가 좋아졌다. 젊은 골퍼 역시 가벼운 클럽으로 헤드 스피드를 높이면서 임팩트 때는 안정적으로 버텨주기를 원한다.

그가 최근 시장의 요구를 표현한 말은 ‘가볍지만 짱짱한 샤프트’다. 단순히 무게만 줄인 샤프트가 아니라, 가벼우면서도 스윙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고 임팩트 때 적절한 복원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미다.

송 담당은 자신의 취향만으로 제품을 기획하지 않는다. 주변 골퍼와 판매 현장의 관계자들에게 선호하는 탄성과 타구감, 클럽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를 묻는다. 개발 업무를 맡은 뒤에도 매달 시장조사에 나가 변화하는 요구를 직접 확인한다.

책상 앞에서 제품을 상상하기보다 현장에서 골퍼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개발에 반영하는 것이 그의 방식이다.

엘로드 클럽 상품개발팀의 송시명·원덕연 과장과 김태욱 주임이 개발 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헤드와 샤프트의 소재 선정과 성능 테스트를 반복하며 M900 Ⅸ를 완성했다. (사진-류준희 기자)
엘로드 클럽 상품개발팀의 송시명·원덕연 과장과 김태욱 주임이 개발 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헤드와 샤프트의 소재 선정과 성능 테스트를 반복하며 M900 Ⅸ를 완성했다. (사진-류준희 기자)

비거리와 방향성을 함께 잡는 방법

M900 Ⅸ는 비거리 성능만을 앞세우기보다 방향성과 안정감까지 함께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주요 대상은 헤드 스피드 75~89마일의 골퍼다. 스윙 전환 과정에서 샤프트가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느낌을 선호하고, 비거리와 함께 좌우 편차도 줄이고 싶은 골퍼를 고려했다.

클럽의 성능은 반발력이 높은 헤드 하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샤프트의 복원 시점이 골퍼의 임팩트 타이밍과 맞지 않으면 헤드가 지닌 성능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 개발팀은 최적의 탄도와 임팩트 타이밍을 구현하기 위해 헤드와 샤프트의 조합을 반복적으로 시험했다.

M900 Ⅸ의 핵심은 NAS사의 301H 스테인리스 강선을 사용한 ‘하큐리 EH’ 샤프트다. NAS301H는 피아노선 B종과 동등한 수준의 강도를 갖춘 고강도 스테인리스 강선으로, 높은 탄성계수와 인장강도가 특징이다. 스윙 때 안정적으로 버티면서도 임팩트에 맞춰 복원될 수 있도록 적용했다.

처음부터 NAS301H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개발팀은 마그네슘 금속 원단을 비롯한 여러 소재를 시험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후 NAS301H를 적용해 비거리와 방향성을 확인하는 로봇 테스트와 실제 골퍼가 타구감과 스윙 감각을 평가하는 휴먼 테스트를 반복했다.

수치와 실제 타구 평가에서 모두 안정적인 결과를 확인한 뒤 해당 소재를 최종 선택했다. 일반적인 클럽 개발에는 약 2년이 걸리지만, 목표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개발 기간이 3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어드레스부터 안정감을 주는 헤드

M900 Ⅸ의 헤드는 골퍼가 어드레스에 들어섰을 때 느끼는 안정감부터 고려했다.

골프는 심리적인 요소가 큰 운동이다. 헤드가 지나치게 열리거나 닫혀 보이면 스윙을 시작하기 전부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개발팀은 460㏄ 중립형 헤드를 적용해 어드레스 때 편안한 인상을 주면서 비거리와 관용성의 균형을 확보하고자 했다.

무게중심 길이는 41.8㎜로 설계해 좌우 관용성을 높였다. 관성모멘트는 전작보다 약 5% 키웠다. 고반발 드라이버는 일반 드라이버보다 헤드 무게가 가벼워 관성모멘트를 크게 높이기 어렵지만, 제한된 조건 안에서 방향 보정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헤드 몸체에는 8-1-1 티타늄, 페이스에는 DAT 55G 소재를 적용했다. 로프트는 10.5도, 클럽 길이는 45.75인치다. R과 SR 두 가지 강도로 출시됐으며 전체 중량은 각각 278g과 280g이다.

기사에 소개된 엘로드 M900 Ⅸ 제품 정보 자세히 보기

헤드와 샤프트를 하나의 클럽으로

송 담당이 꼽는 엘로드의 차별점은 헤드와 샤프트를 서로 분리된 부품으로 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골프클럽 시장에서는 외부 전문업체가 생산한 샤프트를 헤드와 조합해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엘로드는 헤드의 무게중심과 관용성, 샤프트의 탄성과 복원력, 완성된 클럽의 탄도와 타구감을 하나의 개발 과정 안에서 함께 조율한다.

단순히 헤드와 샤프트를 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소재 선정과 매칭, 로봇 및 휴먼 테스트를 거쳐 완제품의 성능을 만드는 방식이다. 송 담당은 이처럼 헤드와 샤프트 양쪽의 개발과 검증을 함께 주도하는 구조가 국내 골프클럽 브랜드 가운데 드물다고 설명했다.

M900 Ⅸ 역시 어느 한 부품의 수치만을 강조하는 대신 두 부품이 골퍼의 실제 스윙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높은 반발력뿐 아니라 샤프트의 복원력과 헤드의 관용성이 자연스럽게 맞물려야 비거리와 방향성을 함께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비거리와 방향성의 균형을 목표로 개발한 엘로드 M900 Ⅸ 드라이버. 460㏄ 중립형 헤드와 NAS301H 스테인리스 강선을 적용한 하큐리 EH 샤프트를 조합했다.
비거리와 방향성의 균형을 목표로 개발한 엘로드 M900 Ⅸ 드라이버. 460㏄ 중립형 헤드와 NAS301H 스테인리스 강선을 적용한 하큐리 EH 샤프트를 조합했다.

출시 이후에도 개발은 계속된다

M900 Ⅸ는 7월 출시됐다. 출시 후 아직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은 만큼 의미 있는 판매 데이터를 판단하려면 최소 3~4개월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품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하며, 일부 골프장에는 골퍼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시타 클럽을 비치했다. 송 담당이 초기 판매량보다 주목하는 것은 실제 사용자의 반응이다.

개발 과정에서 의도한 타구감과 방향성이 필드에서도 동일하게 구현되는지, 골퍼들이 가벼우면서도 안정적인 샤프트의 특성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확인해야 다음 제품의 방향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일즈 업무를 통해 현장에서 골퍼의 목소리를 들었던 경험은 개발자가 된 뒤에도 이어지고 있다. 제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개발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반응을 다시 다음 클럽에 반영하는 과정이다.

M900 Ⅸ는 새로운 소재를 적용한 고반발 드라이버인 동시에 엘로드의 개발 방식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골퍼마다 서로 다른 스윙과 취향이 있다는 데서 출발해 헤드와 샤프트를 함께 설계하고, 이를 하나의 완성된 클럽으로 만드는 것.

글로벌 브랜드가 주도하는 골프클럽 시장에서 엘로드가 내세우는 토종 브랜드의 경쟁력도 바로 이 지점에 있다.

기사에 소개된 엘로드 M900 Ⅸ 제품 정보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