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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신 기자의 마켓 인사이드 - 신규·재개와 철수·중단 교차 골프웨어 시장 다시 짜인다

  • 정효신 기자
  • 입력 : 2026.08.31 16:26

외형 성장보다 유통 효율과 선명한 포지셔닝이 중요해진 골프웨어 시장. 신규 진입과 사업 재정비, 전개 중단 사례를 통해 달라진 시장의 생존 공식을 살펴봤다.

(위) 브리핑골프 (아래) 트루링크스웨어
(위) 브리핑골프 (아래) 트루링크스웨어

시장 규모는 줄고 있지만 새로운 브랜드의 진입은 다시 시작됐다.

기존 브랜드 중에서도 재정비를 마치고 사업을 재개하거나 유통 접점을 넓히는 곳이 있는 반면 생산을 멈추거나 사업을 접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골프웨어 시장의 움직임이 한 방향이 아닌 브랜드 별로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전처럼 골프웨어 시장 전체가 함께 커지던 시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코로나19 특수를 등에 업고 2022년 4조 2500억 원으로 정점을 찍고 3년 연속 몸집이 줄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장기적인 외형 성장 가능성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물가와 제품 단가 상승 등을 감안하면 소비 시장은 자연스럽게 커지고, 골프웨어 역시 코로나 특수 이후의 조정을 거쳐 다시 성장할 여지가 있다. 최근 신규 브랜드들이 다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이 같은 기대와 무관하지 않다.

(왼쪾)필리포피아나  (오른쪽)JDX
(왼쪾)필리포피아나 (오른쪽)JDX

브리핑·트루링크스웨어, 다시 늘어난 새 얼굴

GBGH가 올해 선보인 브리핑골프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일본 ‘브리핑’의 러기지 사업을 먼저 시작한 GBGH는 이후 골프 의류와 용품 라이선스까지 확보하며 카테고리를 확대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은 총 4곳으로 매장마다 취급 상품을 달리한 것이 특징이다. 나인원한남점에서는 골프웨어와 골프백·슈즈·용품부터 일반 러기지까지 전 라인을 구성해 사실상 플래그십 역할을 맡겼다. 더현대서울과 롯데백화점 본점은 골프웨어와 골프백, 슈즈, 용품을 판매하는 ‘골프스토어’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러기지 전 라인과 골프백을 판매하는 ‘러기지스토어’로 운영한다.

브랜드 색깔도 선명하다. 브리핑은 미군용 장비에 사용되는 소재와 제작 기술을 브랜드에 접목해 성장한 만큼 카무플라주 패턴 등 밀리터리에서 가져온 디자인 요소를 골프웨어에도 적용했다.

하이라이트브랜즈는 말본골프에 이어 미국 트루링크스웨어(TRUE linkswear)로 골프 포트폴리오를 넓힌다. 오는 F/W 시즌 캡슐 컬렉션을 먼저 공개하고 2027년 S/S 시즌부터 정식 전개할 예정이다. 국내 인지도는 아직 높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걷는 골퍼를 위한 골프화라는 확실한 영역을 구축한 브랜드다. 2009년 PGA투어 5승의 라이언 무어와 그의 형제가 공동 창업했으며 전통적인 골프화가 스윙 안정성과 접지력에 집중하던 시기에 자연스러운 발의 움직임과 보행 편의성을 내세워 국내에도 직구족이 있을 만큼 마니아층이 탄탄하다.

하이라이트브랜즈는 말본골프를 같은 방식으로 인큐베이팅한 것과 마찬가지로 트루링크스웨어의 정체성을 의류까지 확장한다. 골프화는 미국 본사 제품을 수입하고 골프웨어는 국내에서 직접 기획·생산해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토털 골프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일찍이 국내에서도 사업을 해왔지만 올해 유통망을 확대하며 대중과 만나는 브랜드도 있다. 에프피비엘라코리아가 전개하는 이탈리아 골프웨어 필리포피아나는 2022년 국내에 들어온 이후 카스카디아, 트리니티, 웰링턴, 블랙스톤 등 회원제 골프장 프로숍을 주요 유통망으로 삼아왔다. 지난해부터는 접근성을 높인 ‘블루 라인’을 추가하고 청담 플래그십을 오픈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줄줄이 신세계 센텀시티점, 강남점, 롯데 잠실 에비뉴엘 등 백화점 주요 점포에서 릴레이 팝업을 이어간다.

온라인·홈쇼핑 중심 중저가 시장도 재가동

백화점과 프리미엄 시장만 신규 브랜드의 무대는 아니다. 카파골프와 엘레강스스포츠는 인지도 있는 해외 브랜드를 골프웨어로 다시 풀어내면서 온라인과 홈쇼핑 등 보다 대중적인 유통을 공략한다. 카파골프는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 카파의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골프와 일상에서 함께 입을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엘레강스스포츠는 ‘신규’라기보다 재등장에 가깝다. 1930년 탄생한 프랑스 패션 브랜드 엘레강스를 기반으로 국내에서도 오래전부터 골프웨어로 전개돼 왔고, 2016년에도 한 차례 전개사를 바꿔 리론칭한 바있다. 이후 시장에서 활동이 뜸했던 엘레강스스포츠는 올해 다시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번에는 뉴포티층을 겨냥해 골프에만 한정하지 않고 가벼운 레포츠와 여행까지 아우르는 상품을 구성하고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 오프라인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힐 계획이다. 프리미엄 신규 브랜드와 달리 기존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가격과 유통의 문턱을 낮추는 방식이다.

지난해 회생 절차를 마친 JDX도 다시 사업을 가동하고 있다. 운영사 신한코리아는 2025년 회생 절차 종결 이후 올해 상반기에만 20여 개 가두 상권의 매장을 추가하며 빠르게 자리를 되찾아 가는 흐름이다.

힐크릭 F/W 생산 멈추고 B.O.B 매장 정리

반대편에서는 생산과 사업을 멈추는 브랜드도 계속 나온다. 힐크릭은 지난 S/S까지 정상적으로 상품을 생산했지만 이번 F/W시즌에 들어서며 신상품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브랜드 운영이 활발했던 시기에는 전국 약 60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현재는 이월 상품 판매를 통해 재고를 축소하고 있다. BYN블랙야크 측은 “이번 결정을 브랜드 철수가 아닌 수익성 개선을 위한 시즌 운영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시장 상황과 유통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브랜드 운영 방향을 다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비오비(B.O.B) 골프웨어는 올해까지도 확장 움직임을 보였던 브랜드라는 점에서 시장의 변화를 더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뉴서울, 힐드로사이드, 스카이밸리, 파인비치 등 골프장 프로숍을 중심으로 전개하던 비오비는 지난 3월 수원에 브랜드 첫 직영점을 열었다. 약 12평 규모로 비오비와 선덜랜드, 이안폴터디자인 등을 구성해 프로숍 밖에서 소비자를 만나는 새로운 거점을 마련했다. 하지만 직영점 오픈 이후 불과 수개월 만에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프로숍 내 매장도 순차적으로 정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골프웨어 시장이 빠르게 몸집을 키우던 시기에는 시장의 성장세에 올라타는 것만으로도 외형 확대가 가능했다면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새로 들어오는 브랜드들도 시장 전체의 반등에 기대기보다 각자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가격대와 고객, 유통 채널을 좁혀 들어오는 모습이 뚜렷하다. 골프웨어 시장의 다음 경쟁은 브랜드 수보다 유통 효율과 포지셔닝의 선명도에서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