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골프 ‘금빛 스윙’에 도전하는 태극전사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골프가 9월 30일 수요일부터 10월 3일 토요일까지 일본 아이치현 가스가이 컨트리클럽 히가시 코스에서 열린다. 정교한 코스 매니지먼트가 중요한 이 코스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어떤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울지 알아봤다.
이번 대회는 하루 18홀씩 나흘간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치러진다. 각 선수의 합계 타수로 개인전 순위를 가리고, 단체전은 매 라운드 남녀 각 3명 중 좋은 2명의 성적을 합산해 나흘간의 팀 스코어를 산출한다. 걸린 금메달은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등 모두 4개다.
대한골프협회는 5월 29일 남녀 각 3명의 대표 선수를 선정해 대한체육회에 제출했다. 남자는 세계 골프 랭킹에 따라 김성현·김주형·문도엽이 뽑혔다. 여자는 롤렉스 세계 랭킹 한국선수 상위 15명의 프로가 모두 출전을 고사하면서 협회 랭킹 상위의 박서진·김규빈·양윤서가 선발됐다. 세 선수 모두 국가대표 아마추어다.
한국은 역대 아시안게임 골프에서 금메달 14개(남자 6개, 여자 8개)를 따낸 전통의 강국이다. 가장 최근 금메달은 2023년 10월 항저우 대회 남자 단체전으로, 당시 대표팀은 김시우·임성재·장유빈·조우영 4명으로 꾸려졌다. 항저우에서는 매일 4명 중 좋은 3명의 성적을 합산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3명 중 좋은 2명의 성적을 반영한다.
남녀 대표팀은 김형태 감독과 민나온 코치가 이끈다. 대표팀은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대회가 열릴 히가시 코스를 찾아 그린 경사와 바람, 홀별 공략 전략을 미리 점검했다.
티샷 방향성과 그린 주변에서 갈리는 승부
민나온 코치는 대회 전장이 7050야드로 전체 길이가 길지 않고 특히 파5홀의 전장이 짧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스코어를 줄일 기회는 열려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 기회를 잡는 방식이다. 김형태 감독은 “남자 선수의 경우 페어웨이가 좁은 홀이 많아 티샷할 때 방향성이 중요해 보인다”라며 “작은 포대 그린이 많아 두 번째 샷에서도 방향이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여자부에는 티잉 구역 위치에 따라 벙커를 넘겨야 하는 홀도 있다. 민 코치는 “대회 때 바람 방향과 공의 탄도 조절을 잘해서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승부처는 그린 주변이다. 대부분의 그린이 솟아 있어 핀가까운 쪽으로 그린을 놓치면 공이 굴러 내려가 파 세이브가 어려워진다. 민 코치는 “쇼트 사이드 쪽으로 그린을 놓쳐 굴러 내려간다면 세이브하기 어려운 상황이 나올 수 있다”라며 “깃대 위치에 따라 실수하지 말아야 할 곳과 공략해야 할 곳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여자부에서는 국내와 다른 잔디 환경에 대한 적응도 변수다. 김 감독은 “국내 잔디와 다른 부분이 있고, 짧은 웨지 공략이많다”라며 짧은 웨지샷의 정확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자 선수들은 홀별 매니지먼트, 여자 선수들은 멘털 관리에 집중 남자 대표팀은 세 명 모두 프로다. 김 감독은 이 점을 고려해 단체전에 필요한 홀별 운영 매니지먼트 교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코스가 요구하는 정확성과 상황 대처 능력은 해외 무대에서 다양한 코스와 기후를 겪어온 세 선수에게 강점으로 나타날 수 있다. 김주형과 김성현은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 대상이 될 수 있다. 군 복무를 마친 문도엽에게는 생애 첫 태극마크 자체가 특별한 도전이다. 주니어 시절 국가대표 경험이 없었던 그는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라고 생각해 출전을 결심했다.
여자 대표팀에는 프로 진출의 문이 열려 있다. KLPGA 규정상 아시안게임 개인전 우승자와 단체전 1위 팀 전원에게 정회원 입회 특전이 주어진다. 김 감독은 세 선수 모두 아마추어인 만큼 대회가 다가오며 커지는 부담을 집중력으로 바꿀 수 있도록 멘털 관리를 계획했으며, 국가대표 김규빈과 박서진은 진천선수촌 입촌 시점부터 관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60년 만에 새로 태어난 무대, 가스가이CC
대회가 열리는 가스가이 컨트리클럽은 일본을 대표하는 코스 설계가로 평가받는 고(故) 이노우에 세이이치의 25번째 설계 코스다. 중부 지역 재계 인사들의 손으로 1964년 문을 열었고, 일본오픈과 일본여자오픈 등 굵직한 대회를 치러온 명문이다.
이번 대회 무대인 히가시 코스는 개장 60주년 기념사업으로 전면 개수를 거쳤다. 2023년 12월 공사에 들어가 60주년 당일인 2024년 10월 23일 다시 문을 열었다.
그린에는 더위에 강한 벤트그래스 품종 오클리를 심고, 벙커에는 특수 폴리머로 바닥을 고정하는 베터 빌리 벙커 공법을도입했다. 모두 일본에서 처음 적용된 방식이다. 웃자란 나무 1200그루가량도 정리해 개장 당시의 조망과 전략적 시야를 되살렸다.
MINI INTERVIEW
남자 대표팀 최고참 문도엽 “무리한 티샷보다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으로”
문도엽은 이번 남자 대표팀의 최고참이다. 지난해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인 그는 7월 사전답사에 참가해 대회 코스를 직접 돌아봤다.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단 그는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목표로 하면서도 단체전에 조금 더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가스가이CC 히가시 코스를 직접 돌아본 소감은?
코스 자체가 전장이 긴 편은 아니라서 비교적 스코어는 잘나올 것 같다. 나무가 많고 그린 굴곡이 심한 데다 포대 그린도 많은 편이다. 무리한 티샷보다는 페어웨이에 가져다 놓는 전략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한국 남자 대표팀의 가장 큰 강점은?
모든 선수들이 해외투어 경험이 많다는 게 큰 장점인 것 같다. 해외무대 경험이 많다 보니까 여러 상황을 많이 겪어봤으니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잘 이겨낼 것이다.
개인전과 단체전 목표, 그리고 최고참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이다. 그런데 좀 더 단체전에 집중하고 싶다. 대표팀의 고참이지만 다 같이 친구처럼 잘어울리고 단합이 잘돼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싶다.
투어 상금왕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일본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안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다. 국내 투어 상금왕과 아시안투어 연간 1위를 모두 거머쥔 첫 일본 선수다. 국내 팬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2022년 신한동해오픈 우승에 이어 지난 해 9월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제41회 대회에서 3년 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아시안게임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자 대표팀은 고토 아이, 나가사와 아이라, 신치 마미카 등 아마추어 3명으로 구성됐다. 나가사와는 올해 일본여자아마추어선수권에서 우승했고, 고토는 퀸 시리키트컵에서 일본의 단체전 우승과 개인전 2위에 기여했다. 신치는 지난해 토요타 주니어 골프 월드컵 개인전 정상에 오르는 등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증명했다. 일본은 2002 부산 대회 미야자토 아이 이후 24년 만의 여자 개인전 금메달과 사상 첫 여자 단체전 우승을 노린다.
8월 둘째 주 기준 일본을 제외하고 다른 참가 국가들의 선수명단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태국도 빼놓을 수 없는 강호다. 태국은 2023년 항저우 대회 여자부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가져갔다. 아르피차야 유볼이 최종일 7타 차 열세를 뒤집고 개인전 정상에 올랐고, 빳차라쭈타 콩끄라판, 아마추어 에일라 갈리츠키와 함께 단체전까지 석권했다. 프로 2명과 정상급 아마추어 1명이 고르게 타수를 줄인 선수층이 강점이었다.
여자 대표팀 양윤서 “겁 없는 플레이로 개인전·단체전 금메달 도전”
양윤서는 박서진·김규빈과 함께 아마추어 3명으로 꾸려진 여자 대표팀의 한 축이다. 7월 사전답사에서 대회 코스를 직접 확인한 그는 정확한 티샷과 퍼팅을 승부의 핵심으로 꼽았다. 국가대표라는 부담감보다 아시안게임 출전에 대한 설렘이 더 크다는 그는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금메달을 목표로 내 걸었다.
가스가이CC 히가시 코스를 직접 돌아본 소감과 중요한 공략 포인트는?
코스 길이가 긴 편은 아니지만 그린 공략이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몇몇 홀은 티샷의 정확도가 중요해 단순히 멀리 보내기보다 다음 샷을 하기 좋은 위치에 공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버디 기회가 많이 나올 수 있는 만큼 그 기회를 살리기 위한 퍼팅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서진·김규빈 선수와 함께하는 여자 대표팀의 가장 큰 강점은?
세 명 모두 아마추어이고 10대 선수들이기 때문에 겁 없는 플레이가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큰 무대라고 해서 결과를 지나치게 의식하기보다 각자 자신의 플레이를 자신 있게 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이번 대회의 목표와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마음가짐은?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목표는 금메달이다. 쉽지 않은 목표라는 것을 알지만 큰 대회인 만큼 높은 목표를 갖고 도전하고 싶다. 국가대표라는 이름이 긴장되고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는 설렘이 더 크다. 결과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 집중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