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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COLUMN] 사과해요! 나한테!

“내가 그쪽을 좋아한 게 사과할 일이에요? 나는 그쪽이 좋은데, 그쪽은 내가 싫으니까 나한테 사과해야지… 사과해요! 나한테!”
개그맨 곽범이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외치는 “사과해요! 나한테!”가 지난 연말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떠올랐습니다.
“사과해요! 나한테!”는 드라마 <빠담빠담>에서 양강칠(정우성)이 눈을 부라리며 정지나(한지민)에게 외친 명대사입니다. 정우성의 혼외자 논란과 정우성이 주연한 영화 <서울의 봄>이 비상계엄으로 화제가 되며 “사과해요! 나한테!”는 수많은 패러디를 낳았습니다.
<빠담빠담>에서 양강칠의 ‘사과 요구’ 상황은 이렇습니다. 양강칠은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다 16년 만에 출소합니다. 까칠하고 현실적인 여자 정지나와 만나 사랑에 빠지는데요. 양강칠은 정지나에게 입맞춤했지만, 정지나의 마음이 자신의 마음과 다르다고 느끼며 상처받습니다. 양강칠이 절규합니다.
“내가 그쪽한테 입 맞춘 게 그쪽한텐 그렇게 화가 날 일이에요?”라며 정지나에게 속상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정우성과 한지민의 표정 연기가 압권입니다. 양강칠이 적반하장으로 우기는 것 같은데 자꾸 듣다 보면 묘하게 공감이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양강칠의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골프 레슨 명장 고덕호 프로를 인터뷰했습니다. 고 프로는 키도 크고, 몸도 좋고, 남자가 보기에도 멋있는 훈남입니다. 고 프로의 골프 레슨 철학은 ‘이해하는 골프’라고 합니다. 골프 레슨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설명해야 하는 ‘공감 능력’을 꼽았습니다. 고 프로는 레슨할 때는 자신의 MBTI가 ‘F’로 바뀐다고 하네요.
모든 사람이 타이거 우즈의 스윙을 따라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프로 선수들은 꾸준히 운동을 해 근육과 유연성을 키웁니다. 하지만 레슨을 받는 일반인은 체형이나 유연성 등 한계가 있습니다. 이상적인 스윙을 강요하기보다는 학생이 편하게 일관성 있게 할 수 있는 스윙을 가르쳐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고덕호 프로의 지론입니다. 실제 일반인이 무작정 프로 스윙을 따라 하다가는 무릎도 아프고 허리도 탈이 나기 쉽습니다. 고덕호 프로가 오랜 기간 레슨 명장으로 명성을 쌓을 수 있었던 비결은 그가 학생과 공감하며 진심을 다해 골프를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2024년 5월 <매경GOLF> 편집장에 부임하면서 골프업계로부터 “사과해요! 나한테!”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한 달 전 4월에 열린 골프엑스포에 대해 참가사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뼈아픈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골프엑스포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면 골프엑스포의 미래는 없다는 소리도 나왔습니다.
2025년 2월 7~9일 코엑스B홀에서 열리는 골프엑스포는 매일경제신문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공동으로 주최합니다. 이번 골프엑스포의 주관사는 미국 골프박람회 PGA쇼의 공식 파트너사인 K페어스입니다. 골프엑스포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합니다. 골프계 침체에도 불구하고 많은 골프용품사들이 매일경제신문과 KPGA, K페어스가 제시한 엑스포의 미래 로드맵에 ‘공감’해 2025년 골프엑스포에 참가합니다.
참고로 ‘빠담빠담’은 프랑스어로 ‘두근두근’ 심장이 뛰는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어라고 합니다. 새해에는 ‘빠담빠담’ 심장이 두근거리는 <매경GOLF>와 골프엑스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진심을 다해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