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알아야 퍼팅 실력이 향상된다
투어 프로들은 감각이나 느낌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정밀한 분석을 통해 퍼팅 능력을 향상시킨다. 특히 스트로크 게인드(Stroke Gained, SG) 지표와 함께 퀸틱(Quintic, 영국), 캡토(Capto, 이탈리아) 등의 퍼팅 분석 전문 장비를 통해 퍼팅 스트로크를 수치화하고, 자신만의 약점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개선하고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데이터를 알아야 퍼팅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보통 아마추어 골퍼들은 퍼트 수가 적으면 무조건 퍼팅을 잘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퍼팅 실력을 단순히 퍼트 수로 판단하는 것은 오해를 낳기 쉽다. 이는 마치 드라이버를 멀리 보냈다는 이유만으로 드라이버 실력이 좋다고 단정하는 것과 같다. 많은 골퍼들은 한 라운드 18홀 기준으로 2퍼트씩 총 36개의 퍼트를 평균으로 본다. 그러나 퍼트 수는 공이 온그린 된 위치, 홀과의 거리, 그린 컨디션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파4홀에서 한 골퍼는 온그린에 실패했지만 칩 샷으로 홀 1m 근처에 붙인 뒤 1퍼트로 마무리했고, 또 다른 골퍼는 2온을 했으나 15m 거리에서 2퍼트로 마무리했다고 치자. 단순한 퍼트 수만 보면 전자가 퍼팅을 더 잘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퍼팅 난이도를 고려한다면, 후자의 퍼팅 능력이 더 뛰어날 수 있다.
스트로크 게인드(SG) 퍼팅 지표란?
SG(Strokes Gained)는 ‘다른 선수에 비해 몇 타를 벌었는가 혹은 잃었는가’를 수치로 나타내는 데이터 기반 지표다. 퍼팅의 경우, 동일한 거리에서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자신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퍼팅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PGA투어 선수들이 3m 거리에서 평균 1.6타의 퍼팅 스트로크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내가 1타만에 성공했다면 0.6타를 벌었다고 본다(SG +0.6). 반대로 2퍼트를 했다면 0.4타를 잃은 것이다(SG -0.4). 이처럼 SG 퍼팅은 거리, 난이도, 성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퍼팅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SG는 퍼팅뿐 아니라 티샷, 어프로치, 샌드 플레이 등 모든 샷 영역에 적용 가능하며, 이를 통해 선수 개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PGA투어에서는 이미 주요 분석 도구로 자리 잡았고, KLPGA도 2021년부터 SG 데이터를 공식 제공하고 있다.


KLPGA투어 퍼팅 최강자는 누구?
KLPGA투어 6월 2주 차 기준으로 단순 퍼트 수 기준으로는 손예빈 프로가 평균 28.45타로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SG 퍼팅 지표로 분석하면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SG 퍼팅 데이터 기준의 상위 선수는 이다연, 이예원, 마다솜 프로다. 이들은 매 라운드당 1타 이상을 퍼팅으로 벌어들이고 있다.
특히 이예원 프로는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에서 3위에 있을 뿐 아니라 SG 퍼팅 지표에서도 2위를 차지하고 있어, 상반기에만 3승을 거둔 요인 중에 하나로 꼽을 수 있다.
SG 퍼팅 부문에서 2024년 13위(+0.61)에서 2025년 2위(+1.26)로 도약하며, 라운드당 평균 0.65타를 줄였다. 4라운드 기준으로는 약 2.6타를 줄여 퍼팅이 향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렇게 4라운드 한 대회에서 2.6타를 줄이는 것은 순위가 뒤바꿀 수 있을 만큼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예원 프로, 쇼트퍼팅 80% 성공률의 비밀
퍼팅이 이미 수준급인 선수들이 이를 더 끌어올리는 일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예원 프로는 감각적인 플레이어이면서도 과학적인 훈련을 병행하며 의미 있는 퍼팅 성장을 이뤘다. 그녀의 훈련을 지도하는 L2L 아카데미의 이정용 원장은 “이예원 프로는 2.5m 이내의 짧은 퍼팅에서 약 80%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볼 스피드를 보다 정교하게 조절하는 템포 훈련과 일관된 타점 연습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1. 그린 스피드에 따른 퍼팅 템포 조절
이예원 프로는 상대적으로 느린 퍼팅 템포(어드레스부터 임팩트까지의 시간)를 갖고 있어 빠른 그린에서는 안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느린 그린이나 오르막 퍼팅에서는 거리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의 ‘하나(어드레스) - 둘(백스윙) - 셋(임팩트)’ 템포와 더불어, ‘하나(어드레스+백스윙) - 둘(임팩트)’처럼 간결한 리듬으로 템포를 보다 빠르게 조정하는 훈련을 병행했다. 빠른 그린에서는 하나-둘-셋의 느린 템포의 스트로크를, 느린 그린이나 오르막 퍼팅에서는 하나-둘의 빠른 템포를 사용해 정교한 거리 조절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
2. 일관된 타점으로 방향성 향상
매번 동일한 위치의 볼을 일정한 어택 앵글로 정밀하게 타격하기 위해 반복적인 타점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볼 바로 뒤에 짧은 티를 깊게 꽂은 뒤, 퍼터 헤드가 그 티를 건드리지 않도록 스트로크 하는 방식이다. 이 훈련은 퍼터 헤드의 어택 앵글을 0.75도에서 1.5도 사이로 일정하게 유지하게 해주며, 이상적인 론치 앵글과 안정적인 롤링을 통해 퍼팅의 방향성과 일관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3.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퍼팅 훈련
이정용 원장은 이예원 프로의 SG 퍼팅 데이터뿐 아니라 거리별 퍼팅 성공률, 오르막·내리막 상황에서의 거리 조절, 퍼팅 템포, 어택 앵글 등 다양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한다. 이를 통해 퍼팅 퍼포먼스를 높이기 위해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훈련해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이예원 프로를 위한 맞춤형 퍼팅 훈련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있다. 감각적인 플레이를 중시하는 이예원 프로는 이정용 코치의 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체계적인 퍼팅 훈련으로, 자신의 감각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이정용 원장은 “데이터는 선수의 감각 속에 스며들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수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감각으로 체득하는 훈련을 통해 퍼팅 퍼포먼스를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
writer 홍영학(텐서골프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