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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프로 같은 스윙이 안 될까

  • 김혜연
  • 입력 : 2025.07.30 15:58

어린 나이에 골프를 배우면 짧은 시간에 빠르게 습득하고 프로 같은 스윙이 만들어지는 반면, 성인의 경우 아무리 레슨을 받고 연습을 해도 프로처럼 스윙하기 힘들다. 그 이유는 연령에 따라 달라지는 뇌 학습 회로 때문이다.

사진설명

“아~ 역시 어렸을 때 배운 사람은 폼이 달라! 폼이!”

회사 동료들과의 라운드에서 모든 칭찬과 관심의 중심이 된 A씨. 분명 오랜만에 채를 잡았다고 했는데 스윙 폼이 좋다. 쇼트게임에서 실수를 좀 하긴 해도 거리가 잘 나고, 자세만 보면 딱 프로 느낌이다. A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골프선수를 준비했었다고 했다.

그 옆에서 1년째 비싼 돈 들여가며 레슨 받고 있는 당신은 괜히 허리를 두드리며 쓴웃음을 짓는다. ‘역시 골프는 어릴 때 배워야 하는 거였어….’

맞다. 실제로 어릴 때 골프를 배운 사람들은 시간이 한참 지나 다시 클럽을 잡아도 몸이 그 동작을 기억하고 있다. 단지 감각이 녹슬었을 뿐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성인이 되어서 골프를 배우기 시작하면 아무리 레슨을 받고 연습을 해도 멋지고 예쁘게 팔을 쭉쭉 뻗는 스윙이 안 되는 걸까?

연령에 따라 달라지는 뇌 학습 회로

나이 들어 스윙이 생각보다 안 되는 이유는 ‘연령에 따라 달라지는 뇌 학습 회로’에 있다. 우리의 뇌는 청소년기까지 아주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바로 거울신경 시스템을 중심으로 활성화되는 관찰·모방 회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의 뇌는 시각으로 정보를 받으면 복잡한 분석 없이 그대로 자동 동작화한다. 타인의 행동을 관찰할 때 운동 관련 대뇌피질이 함께 활성화되어 실제로 내가 움직이는 것처럼 뇌 회로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활성화 된 뇌 회로=기억’은 자동 저장된다. 말하자면, ‘보고 따라 하기’의 천재라고 할 수 있다. 마치 뇌 안에 고성능 스캐너와 3D 프린터가 동시에 작동하는 셈이다. 어린 시절, 아이가 부모의 말투, 행동, 걸음걸이까지 쏙 빼닮는 건 이 회로 덕분이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이 회로는 점차 사라진다. 스펀지처럼 모든 정보를 무의식으로 자동 저장하던 뇌는, 약 17세가 되는 시점부터 여태 저장된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이해한 후 다른 기억 저장 창고에 정보를 저장한다. 한마디로, 보고 따라 하기 회로가 닫히고, 몸을 움직이기 전에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이해부터 하려고 한다. 따라서 기존에 이미 생성된 뇌 회로를 강화시킬 수는 있지만, 아예 새로운 동작 기억 회로를 생성하는 것은 더디다.

그래서 어릴 때는 짧은 시간에 빠르게 습득하고, 한번 학습된 동작은 뇌 회로로 평생 남아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반면, 성인이 되면 기억하기도 어렵고, 반복하지 않으면 금세 잊어버리거나 왜곡해서 기억하기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골프 스윙을 볼 때 청소년의 뇌는 “저렇게 움직이면 되는구나!”하고 바로 따라 하는 반면, 성인의 뇌는 “톱에서 왜 왼쪽 어깨가 떨어지지?” “임팩트 때 힙턴은 어느 정도 각도로 돌아야 하지?”라며 분석에 들어간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몸은 아직 준비가 안 된 거다. 그리고 이 간극이, 우리가 좌절하는 바로 그 순간이다.

성인은 머리로 ‘이해’ 후 반복학습이 중요

“뭐야! 그래서 다시 태어나서 어릴 때부터 배우라는 거야?” 아니다. 학습 패턴의 차이를 알았으니, 다르게 전략을 짜면 된다. 대신 중요한 건, 이제는 몸이 아니라 뇌를 훈련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뇌는 운동 패턴을 시각적 입력만으로도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한번 각인된 움직임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몸 깊숙이 남아 일종의 운동 기억으로 저장된다.

반면, 성인이 된 우리는 ‘이해력’이 키 포인트이다. 어린 시절처럼 빠르게 습득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머리로 내가 해야 하는 동작의 원리나 방법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반복학습을 통해 체화가 가능하다. 즉, 눈으로 보고 따라 하려 하지 말고, 내가 움직이려는 부위에 감각을 활성화시키고, 근육이 아닌 관절의 움직임을 보다 정확하게 인지하면서 뇌에 인풋(Input)을 다르게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골프를 시작한 나이보다 골프를 배우는 방식이다. 내 몸을 잘 제어하고 조절해서 좋은 움직임을 만들려면, 내 몸의 운전자인 뇌의 구조와 실행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writer]

사진설명

필자 김혜연은 KLPGA 프로이자 LPGA 클래스 A 멤버로 SBS골프 <필드마스터3>, JTBC골프 <SG골프 더매치>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했으며, ‘골퍼를 위한 뇌신경과학’ , ‘뇌과학적 골프통증 관리’ 등 뇌과학과 골프를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한 바 있다. 현재 유튜브 ‘혜프로TV’와 인스타그램(@hyeprogolf)을 통해 아마추어 골퍼들과도 활발하게 소통하며, 매달 <매경GOLF> 독자를 위해 ‘뇌과학으로 풀어보는 골프’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