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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식·장종필의 법을 알면 부동산이 보인다 - 골프장 M&A 시 꼭 알아야 할 법적 쟁점, 골프장 회원권이 반토막?

  • 장종필
  • 입력 : 2025.07.30 17:27
  • 수정 : 2025.08.06 09:07

최근 골프장 매각과 합병이 활발해지면서 수억 원을 들여 회원권을 산 소비자들이 예기치 못한 손실을 입는 일이 늘고 있다. 대부분의 골프장 회원권은 골프장 소유권이 아닌 ‘골프장 이용상의 권리’로 법적 보호 범위에 한계가 있다. 특히 회원권 안에 숨겨진 불리한 조항이나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권리 승계 여부는 치명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어 회원권의 법적 구조와 분쟁 가능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필수다.

사진설명

최근 골프장 M&A가 이어지면서 회원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입회 시 수천만 원을 낸 회원들이 “권리가 사라졌다”라며 분통을 터뜨리는 사례도 심심찮게 들린다. 하지만 실제로 회원권은 ‘부동산’도, ‘금융자산’도 아니다. 법적으로는 단순한 ‘이용권’에 가까워 이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골프장 회원권을 매입하면서 ‘골프장 지분을 일부 갖는 것 아니냐’는 오해는 여전히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원권은 비지분제 시설이용권으로, 골프장 소유권은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 입회계약에서 정한 조건에 따라 일정 기간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 ‘계약상의 권리’일 뿐이다.

문제는 회원권 안에 ‘양도 금지’, ‘환급 불가’ 같은 불리한 조항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 이런 조항은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법적으로도 효력을 인정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계약서 내용에 대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골프장 M&A, 내 권리는 지켜질까?

골프장이 인수·합병되는 경우 기존 회원권이 자동으로 승계되는지에 대한 혼란도 많다. 과거에는 ‘회원권은 단순한 이용권’이라는 이유로 새 운영자가 기존 회원의 권리를 승계할 의무가 없다는 판결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의 판단은 달라졌다. 대법원(2015.12.23. 선고 2013다85417 판결)은 “체육시설에 관한 영업주체가 변경되더라도 회원 권익에 관한 약정은 변경되지 않는다”라고 판단했고, 전원합의체 판결(2018.10.18. 선고 2016다220143)에서는 “담보신탁된 골프장이 공매로 넘어가도 회원 권리 승계가 필요하다”라고 판시해 회원 권리를 폭넓게 인정했다. 즉, 원칙적으로 골프장이 바뀌어도 기존 입회계약은 유효하며 회원의 권리는 보호받는다. 다만 새로운 운영사와 협의해 계약을 변경하거나 해지할 경우는 예외다.

입회계약서에 나오는 표현 중에도 법적 해석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10년 후 반환(연장) 신청 가능’이라는 문구는 얼핏 보기에 연장이 보장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법원은 연장 ‘신청’은 가능해도 골프장 측의 동의 없이는 자동 연장이 안 된다고 판단했고 실제로 회원이 지위를 잃고 입회금만 돌려받은 사례도 있다. 이처럼 계약서 문구 하나에도 법적 리스크가 숨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전문가와 함께 검토해야 한다. 유명 골프장이거나 주변 시세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회원권을 거래해서는 안 된다. 골프장과 체결된 원계약서, 정관, 운영규정, 약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특히 ‘회원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소멸시킬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은 필수다.

법적 분쟁 막으려면? 혼자보단 ‘집단 대응’이 유리

분쟁이 발생했을 때는 무작정 소송으로 가기보단 회원 협의체를 구성해 집단 대응하는 것이 실효성이 크다. 공정위 신고, 행정 민원, 언론 제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상력을 높일 수 있고 무엇보다 전문 변호사의 조언을 바탕으로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수다.

골프장 회원권은 투자 상품이 아니라 서비스 이용 계약이다. 지금처럼 골프장 매매가 활발한 시기일수록 회원권의 권리 관계와 법적 리스크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돈과 권리의 문제지만 법은 단지 계약서상의 문구만을 보지 않는다. 계약 체결 시 당사자들이 가지고 있던 의도와 신의성실의 원칙, 이용자 보호와 공공성 등 보다 넓은 법적 가치를 함께 고려한다. 그래도 계약서 한 줄이 수천만 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면 ‘굿샷’보다 먼저 살펴야 할 건 바로 그린에 적용되는 법이다.

[writer 장종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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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필 변호사는 서울대 인문대를 졸업하고 제4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UC 데이비스 로스쿨에서 연수(LL.M.)를 마쳤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도시공사 등 주요 공기업의 자문 및 소송을 맡았으며, 현재 법무법인(유한) 에이펙스의 파트너 변호사로서 건설·부동산 기업과 신탁사, 상장 법인 등의 법률 자문 및 소송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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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식 변호사는 법조계 24년 차로, 주택정책과 부동산 분야에 정통한 ‘생활 밀착형’ 전문가다. 광주 출신으로 광주대동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국토부 장관정책자문위원,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 공동주택우수관리 심의위원 등 부동산과 주택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현재 법무법인 에이펙스의 파트너 변호사이자 한국주택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