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협 팀 글로리어스 대표“선수들 은퇴 전까지 행복하게 골프를 할 수 있는 몸 만들기가 목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치기 위해선 경기 외적인 시간에도 누군가 곁에서 묵묵히 함께해야 한다. 바로 그 곁에서 몸을 다듬고 컨디션을 관리하며, 투어의 하루하루를 동행해온 팀이 있다. 팀 글로리어스의 선종협 대표를 만났다.

팀 글로리어스는 KLPGA 및 국내외 투어에서 선수들의 운동 루틴을 가장 가까이에서 설계하고 조율하는 피지컬 트레이닝 전문 기업이다. 지금까지 국내외 투어 160승이라는 기록을 함께 써 내려왔고, 많은 선수들이 우승의 순간에 체력의 중요성과 더불어 팀 글로리어스와의 합작을 언급한다.
또한 이들은 KLPGA투어에 최초로 피트니스 기반 ‘투어밴’ 시스템을 도입해 화제가 됐다. 경기 당일 대회 현장에서 바로 워밍업과 회복 관리를 받을 수 있는 투어밴은 이후 두 곳의 유사 모델이 등장할 만큼 현장에 깊은 영향을 줬다. 하지만 여전히 가장 많은 우승과 함께한 팀은 글로리어스다.
단순한 체력 관리가 아닌 개개인의 체형을 고려해 ‘골프를 위한 몸’을 만든다는 철학. 팀 글로리어스는 시즌 전 훈련부터 시합 직전, 시합 후 회복까지 전 주기적 관리 시스템을 설계하며 ‘보이지 않는 MVP’로 자리 잡았다. 그 중심에서 방향타를 잡고 있는 선종협 대표를 인터뷰했다.

팀 글로리어스를 창립하게 된 계기와 시작 당시의 상황은 어땠나요. 경희대 스포츠의학과에서 운동선수 피지컬 트레이닝에 대한 학문을 깊이 있게 공부했고, 졸업 후 2017년부터 골프선수 트레이닝을 전문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골프는 개인 스포츠이기 때문에 토털 퍼포먼스 코칭이 가능하며 우승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준다는 데 매력을 느꼈죠. 단체 종목은 피지컬 코치, 의무 트레이너, 전략 코치가 나뉘어 있어 구조가 복잡하거든요.
2017년 당시 골프 피지컬 트레이닝 시장의 인식이나 환경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 같은데요. 과거에는 ‘골프선수는 운동을 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있었을 정도였어요. 시합 중에 근육에 알배는 걸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였죠.
2017년에는 통증 중심의 케어가 주를 이뤘고 상체 운동은 거의 금기되다시피 했습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 선수들도 시합 전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선호하고, 근육에 자극이 와야 안정감을 느낀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국내외 투어에서 맹활약 중인 김효주 선수가 오랜 고객이라고요. 김효주 선수가 2019년과 2020년에 벌크업을 통해 비거리를 늘리고 우승을 이어가면서, 저 역시 운동 코치로 여러 기사에 여러 번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김효주 선수의 사례 이후 운동 트레이닝에 관심을 갖고 센터에 오는 선수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어요. 선수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서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SNS를 보고 오는 선수들도 꽤 많습니다.
최근 열린 2024 파리올림픽에도 동행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김효주 선수가 목 담 증세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요. 출전 이틀 전 병원에서 주사 치료도 받았고요. 파리에서 목 스트레칭과 운동, 마사지 등을 꾸준히 병행했습니다. 라운드를 치를수록 상태가 점점 나아졌고, 결국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밀착 케어를 통해 선수가 회복해가는 모습을 보면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현재 <매경GOLF>는 팀 글로리어스와 함께 골프 피트니스 지도자 과정을 준비 중이며, 교육은 워커힐 골프클럽 내 팀 글로리어스 스튜디오와 세미나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실전 중심의 커리큘럼을 통해 골프 피지컬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선수나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KLPGA투어 통산 6승의 김수지 선수가 떠오릅니다. 투어 시드를 잃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2021년쯤 제가 먼저 운동을 통해 몸을 보완해보자고 제안했어요. 흔쾌히 받아들였고 이후 시즌마다 우승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우승의 원동력으로 “운동을 열심한 덕분”이라고 말해주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뒤에서 조용히 서포트한 보람을 크게 느끼죠.
‘좋은 트레이닝’이란 무엇인가요. 신체 구조나 체형에 따라 나오는 동작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오버더톱 스윙이 나오는 골퍼를 만나면 대부분 샷만 고치려 하죠. 하지만 우리는 먼저 몸을 분석합니다. 골반이나 흉추의 가동성, 체중 이동 패턴 등을 파악하면 원인을 알 수 있어요. 개개인에게 맞는 솔루션을 주는 것, 그게 진짜 좋은 트레이닝입니다.
교육 프로그램을 보면 피트니스 외에도 골프 필라테스 과정이 있던데요. 골프 스윙에서는 유연성이 굉장히 중요해요. 특히 남자 선수에게는 근력과 유연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필라테스가 좋습니다. 대부분의 선수가 피트니스와 필라테스를 병행하고 있고 선수 취향에 맞게 횟수를 조절할 수 있어요.
<매경GOLF>와 골프 피트니스 지도자 과정 교육 협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트레이닝 현장의 전문성을 시스템화하고 더 많은 골퍼들이 과학적 기반 위에서 자신의 퍼포먼스를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시도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팀 글로리어스는 신체와 체형을 고려한 솔루션을 앞세워 코칭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레슨 프로들도 회원들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지식과 프로그램을 함께 교육할 계획입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신뢰입니다. 많은 선수를 보유하는 것보다 팀 글로리어스를 믿고 함께해온 선수들과 끝까지 동행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선수들이 은퇴 전까지 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골프를 칠 수 있도록 몸을 설계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단순한 근육 단련이 아니라 부상 예방과 회복, 멘털까지 아우르는 퍼포먼스 파트너로서, 선수 한 사람의 골프 인생을 오래도록 지켜주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