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장 고르기부터 슬럼프 탈출까지, 골린이 생존기 ①
막연한 자신감으로 골프 클럽을 처음 쥐었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지만, 하나하나 몸으로 부딪쳤다. 연습장을 고르고, 똑딱이 스윙을 배우고, 풀스윙에 도전했다. 그리고 곧 마주한 건 반복과 슬럼프, 그리고 ‘감’이라는 정체불명의 존재였다.입문 4주 차 골린이 에디터의 좌충우돌 실전기, 당신의 첫 골프에도 도움이 될지 모른다.

“골프 매거진 에디터라면, 골프도 직접 해봐야지.”
그 생각 하나로 클럽을 처음 쥐었다. 어떤 클럽으로,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몰랐지만 몸으로 직접 부딪쳐보기로 했다.
연습장 고르기, 생각보다 복잡하다. 주변 골프 선배들에게 물었더니 모두 입을 모았다. “일단 연습장부터 등록해.” 집 근처 연습장을 검색해보니 실내 스크린 연습장과 인도어(실외형) 연습장 두 곳이 눈에 들어왔다. 막연히 가까운 곳을 선택하려 했지만 비교 기준이 생각보다 많았다. 동선 안에 있는가? 타석 이용권과 레슨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시뮬레이터 기종은 무엇인지, 클럽 대여 여부, 프로는 KPGA 소속인지, 주니어 출신인지, 지도 스타일은 어떤지. 레슨비는 월 30만~50만 원 사이. 챗GPT에게도 물어봤다. “스크린 환경에서 먼저 스윙 감각과 타구 거리를 익히는 것이 좋다”라는 조언도 있었다. 최종 선택은 KPGA 프로가 직접 운영하는 아카데미. 입구에 붙은 문구는 도전 의욕을 자극했다. “1시간 만에 풀스윙 가능!
1시간 만에 풀스윙? 직접 해보니
개인 클럽 없이 아카데미 비치용 7번 아이언으로 첫 레슨이 시작됐다. 처음 배운 건 골프의 기본 중 기본인 ‘똑딱이’ 스윙. 프로의 설명에 따르면 요즘은 한 달 내내 똑딱이만 하는 방식은 지겹고 비효율적이라, 대부분 두 달 안에 필드에 나갈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한다고 했다.
네 번의 레슨 후, 풀스윙에 도전했다. 하지만 ‘풀스윙을 한다’는 것과 ‘제대로 된 스윙’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백스윙 때 헤드는 고정, 왼팔을 쭉 펴서 몸통을 돌려야 했지만 머리로는 이해한 동작을 몸은 쉽게 따라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골프 공부가 시작됐다.
영상 분석, 잔인하지만 정확한 피드백레슨 프로는 내 스윙을 매번 영상으로 촬영했다. 그걸보면 어디가 잘못됐는지 뼈저리게 알 수 있다. 백스윙 시 클럽 헤드가 열리고, 스윙 궤도는 지면과 평행했다.
손목은 꺾이고 공은 클럽 헤드의 끝에 맞았다. “왜 이렇게 안 되지?” 답답했지만 문제점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초보 골퍼의 첫 성장이라는 걸 알게 됐다.
3주쯤 지나자 볼 스피드가 붙기 시작했고, 임팩트도 안정됐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다음 날 공이 전혀 맞지 않기 시작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 채 스윙만 반복하던 그날, 처음으로 ‘슬럼프’라는 단어가 와닿았다.
슬럼프 탈출, 웨지가 길을 열다
프로는 내게 7번 아이언 대신 웨지 클럽을 건넸다. 짧게 끊어치는 어프로치 연습을 시작했다. 아이언을 칠 때와는 다른 점이 많았다. 보폭, 체중 분배, 공의 위치까지 모두 새롭게 배워야 했다. 20m 거리부터 시작해 30m, 40m로 천천히 늘려갔다.
연습장 시뮬레이터도 일반 모드에서 어프로치 모드로 전환. 핀에 가깝게 공을 붙이는 목표가 생기자 훨씬 흥미로워졌다. 그렇게 어프로치 연습을 반복하자 어느 순간 아이언샷도 다시 살아났다. 공을 밀어 치던 습관도 사라지고, 짧고 강하게 끊어치는 감각을 몸이 기억하게 됐다. 슬럼프는 그렇게 극복되었다.
오늘의 감은 내일 없다
어제는 몸이 감을 익힌 것 같았는데, 다음 날 연습장에 가면 마치 리셋된 듯 엉망이었다. 스윙 궤도는 흔들리고, 클럽 헤드는 다시 열렸다. 영상을 보고 고쳐도 제대로 된 스윙이 나오기까지 30분은 걸렸다. 방금 공이 잘 맞았다고 해서 다음 공도 잘 맞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이쯤 되면 “이 어려운 걸,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도 든다.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고개를 들었다. 그럼에도 연습장을 찾은 건 3개월 안에 필드에 나가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골프는 여전히 어렵지만, 그만큼 매력적이다. 골린이의 여정도 이제 막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