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뉴
  •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투브
  • 매경GOLF로고
    • 정기구독
  • 검색

골린이 생존기 ② 골프가 생활이 되기 시작한 순간, 스크린골프로 첫 라운드 도전

  • 조은혜 기자
  • 입력 : 2025.09.12 09:54

퇴근 후 연습장, 매일 밤 장비 검색까지. 어느새 골프는 일과 취미 사이의 애매한 경계를 넘어 일상의 중심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번 편에서는 연습 루틴의 정착, 스크린골프 첫 경험, 그리고 장비에 대한 고민까지, 골프가 생활이 되어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사진설명

골프가 생활이 되기 시작한 순간

레슨을 받은 지 두 달이 지나자 스스로의 연습 루틴이 생겼다. 퇴근 후 곧장 연습장으로 향한다. 신기하게도 하루의 피로와 복잡한 머릿속이 공을 치다 보면 말끔히 비워져서 매일 발걸음을 끊기 어려워졌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후 샌드웨지로 시작해 아이언으로 리듬을 찾는다. 20m, 40m는 어느 정도 감이 잡혔지만 아직 30m 거리에서는 스윙 궤도를 찾지 못해 무한 반복한다. 이어서 7번 아이언으로 끊어 치는 연습을 한다. 가장 자신 있는 클럽이지만 순간 방심하면 금세 자세가 흐트러진다. 연습의 마지막은 늘 드라이버다.

아이언에서 드라이버로 넘어가는 순간 길고 가벼운 채는 여전히 낯설게 느껴진다. 공의 궤적은 종잡을 수 없고 한 번은 튀어 오른 공이 무릎을 강타해 멍이 들었다.

드라이버는 골린이에게 아직도 가장 높은 벽이다. 연습할수록 자신감은 떨어졌지만 멘털을 다잡는 나만의 루틴이 생겼다. 로봇처럼 단계별 자세를 확인하며 스윙 연습을 하고 가볍게 공을 치는 것. 웨지부터 드라이버까지 이어지는 1시간의 연습을 반복하며 ‘골프도 결국 생활 습관’임을 깨닫고 있다.

스크린골프로 첫 라운드 도전

연습장에서만 휘두르던 클럽을 내려놓고 스크린골프에 도전했다. 선택한 코스는 골프존의 PGA 내셔널 챔피언 코스 9홀. 코스 난이도는 별 다섯 중 두 개로, 초보에게 적당했다. 하지만 아이언만 붙잡고 몸을 풀다 보니 첫 홀 드라이버 티샷은 완전히 빗나가 양파(파 이상으로 쳐서 스코어를 적지 못하는 것)로 끝났다. 이후에도 트리플 보기와 양파의 연속. 처참한 스코어였지만 스크린골프는 연습의 성과를 가늠하고 라운드 감각을 익히는 뜻밖의 무대였다. 특히 파3홀에서 기록한 첫 파는 작은 성취가 주는 짜릿한 희망이었다. 스크린골프를 통해 드라이버 비거리와 방향성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점을 실감했고 ‘드라이버 연습을 늘려 필드에 나가겠다’는 다짐으로 마무리했다.

장비, 욕심과 현실 사이

시간이 지나며 장비에도 눈길이 갔다. 아카데미에는 제한된 클럽만 있어 개인 클럽이 있어야 다양한 연습이 가능하다는 레슨 프로의 조언도 한몫했다. 처음엔 풀세트 100만 원 정도를 투자 기준으로 잡고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캘러웨이 에지 풀세트를 눈여겨봤다. 그러나 레슨 프로가 추천한 프로기아 보급형 세트를 알게 되면서 선택은 더 어려워졌다.

“어떤 드라이버가 더 멀리 보낼까? 어떤 아이언이 손에 잘 맞을까?” 온라인 리뷰를 찾아보고 중고 시장을 기웃거리며 나만의 클럽을 찾는 여정이 시작됐다. 장비에 대한 고민은 결국 골퍼라면 누구나 거쳐가는 통과의례임을 실감하고 있다.